16년 홀로 산 암컷 악어, 수컷 없이 알 낳았다…자기복제 첫 확인

  • 동아닷컴
  • 입력 2023년 6월 8일 12시 56분


코멘트
기사와 관계없는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기사와 관계없는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암컷 악어가 수컷 악어와의 교미 없이 스스로 임신을 하고 알을 낳는 ‘자기복제’ 사례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7일(현지시간) 영국의 BBC는 영국 왕립학회가 발행하는 ‘바이올로지 레터스’(Biology Letters)에 실린 연구 결과를 인용하면서 “2018년 1월 중미 코스타리카 렙틸라니아 동물원에서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이 악어는 2살 때부터 다른 악어들과 분리된 채 지냈고 18살이 되던 해에 알을 낳았다고 한다. 알에서는 이 악어의 새끼가 완전한 형태로 발달했지만, 부화하지는 못했다.

동물원 측은 이같은 상황을 목격하고 ‘처녀 생식’(virgin birth)으로 불리는 단성생식(parthenogenesis)을 11년간 연구해 온 미국 버지니아 공과대 워런 부스 박사에게 사례 분석을 의뢰했다. 단성생식은 암컷이 수정하지 않고 배아를 형성하는 방식을 말한다.

부스 박사가 분석한 결과, 죽은 악어의 새끼는 유전적으로 어미 악어와 99.9% 일치했다. 어미를 임신시킨 수컷도 없는 것이 확인됐다.

부스 박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상어, 새, 뱀, 도마뱀 등에서 이런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며 “놀랄 만큼 흔하고 널리 퍼진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악어류에서 비교적 늦게 단성 생식이 발견된 이유에 대해 “사람들이 사례를 찾을 기회가 없어서”라고 답했다.

부스 박사는 “사람들이 애완용 뱀을 기르면서 단성 생식에 대한 보고가 크게 늘었다”며 “하지만 파충류를 사육하는 사람들이 악어를 기르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단성생식 현상에 대해 “이들은 개체수 감소와 멸종위기에 처해 이같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