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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유방암 환자 '양성자 치료' 임상 주목받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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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유방암 환자 '양성자 치료' 임상 주목받는 이유

2023.01.16 10:53
심장질환 안전성 확인 임상...의료계 "국내선 연구 위축"
삼성서울병원 제공
암 환자가 양성자 치료를 받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제공

영국이 유방암에 대한 방사선 치료와 양성자 치료의 효과를 비교하는 임상시험에 나선다. 특히 양성자 치료를 시행했을 때 심장질환 부작용이 발생할 위험성을 집중적으로 살핀다. 현재 암 표준치료법인 방사선 치료는 일부 심장질환 고위험 환자에게 시행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심장질환 부작용에 대한 양성자 치료의 안전성이 확인되면 고위험군 환자를 중심으로 치료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양성자치료는 수소 원자의 핵을 구성하는 양성자를 높은 에너지로 가속시켜 암세포를 파괴하는 치료법이다. 양성자선은 몸 속을 통과하며 정상조직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암조직이 있는 곳에 최대한의 에너지를 쏟고 소멸되는 ‘브래그 피크(bragg beak)’라는 물리적 특성을 갖고 있다. 이러한 특성을 활용하면 짧은 시간 동안만 방사선을 조사하면서도 효과적으로 암조직을 제거할 수 있다. 암조직 주위의 정상조직에 노출되는 방사선량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이다.

 

16일 의료계에 따르면 영국국민보건서비스(NHS)는 최근 유방암 환자 3명에 대한 양성자 치료를 실시했다. 그동안 NHS는 뇌, 척수, 눈 주변 종양을 제거하기 위해 양성자 치료를 시행했는데 유방에 발생한 종양에 이 치료법을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치료는 유방암에 대한 방사선 치료와 양성자 치료의 효과를 비교 분석하기 위한 임상시험의 일환으로 실시됐다. NHS는 이번 환자 3명을 시작으로 총 192명의 환자를 임상시험에 참여시킬 계획이다. 참가자 중 절반 가량은 양성자 치료를 받게 되며 나머지는 방사선 치료를 받는 그룹에 배정된다.

 

이번 임상시험의 핵심 목표는 심장질환 고위험 환자에 대한 양성자 치료의 안전성을 확인하는 것이다.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주디스 블리스 영국 런던암연구소(ICR) 임상시험 및 통계팀 책임자는 “암의 표준치료법인 방사선 치료는 유방암 재발 위험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며 생존율 향상에 도움을 주지만 암세포가 심장 가까이 있으면 심장에 무리가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임상시험을 이끄는 샬럿 콜스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방사선 치료를 받을 경우 심장에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있는 사람은 극소수지만 임상현장에선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국내 의료계도 이번 임상시험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양성자 치료 자체는 한국에서도 활발하게 시행되고 있지만 유방암에 대해선 시행사례가 많지 않아 주로 해외의 연구결과를 참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유방암 양성자 치료가 미미한 이유는 건강보험 적용이 사실상 어려운 탓이다. 양성자 치료의 대상 암종은 폐암, 두경부암 등 거의 모든 고형암이지만 고형암 중 전립선암과 유방암에 대해선 건강보험 적용이 제한적이다. 유방암의 경우 방사선 치료를 받은 뒤 암이 재발한 경우에만 적용이 가능한데 이러한 사례는 매우 드물다.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을 경우 양성자 치료를 받기 위해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약 1000만원에 달한다. 

 

김해영 삼성서울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유방암 치료의 경우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관련 연구를 진행하려면 큰 규모의 연구를 수주해야 하는데 이는 쉽지 않다”면서 유방암 양성자 치료에 대한 국내 연구가 위축된 이유를 설명했다.

 

현재 국내에서 양성자 치료를 실시하는 의료기관은 국립암센터와 삼성서울병원 두 곳이다. 이들 의료기관 외에 서울성모병원과 계명대동산병원이 양성자 치료기 도입을 추진 중이다.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지난해 이 병원의 양성자 치료 신규환자는 누적 5000명을 넘기는 등 환자 수요가 계속해서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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