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신저자 성균관대 심리학과 김민우 교수(왼쪽) 제1저자 성균관대 심리학과 김원영 석사과정생.
교신저자 성균관대 심리학과 김민우 교수(왼쪽) 제1저자 성균관대 심리학과 김원영 석사과정생.

[한국대학신문 이정환 기자] 성균관대 김민우 교수 연구팀이 불안과 뇌의 신경회로 간의 관계를 밝히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성균관대 심리학과 김민우 교수와 김원영 석사과정생은 이러한 내용의 연구를 과학기술 분야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IF: 12.78)에 게재했다.

쉽게 불안을 느끼는 사람들은 정서적 정보를 처리하고 감정을 조절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진 편도체(amygdala)와 전전두피질(prefrontal cortex)을 연결하는 신경회로가 약해진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일부 연구에서는 같은 신경회로가 약한 사람들이 오히려 불안을 덜 느낄 수 있다고 해 현재까지 불안과 신경회로 간의 관계는 명확한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였다.

기존에는 사람마다 조금씩 다른 신경회로의 형태와 크기는 고려하지 않은 채, 뇌 영역 간의 연결성만을 다루었다는 제한점이 있었다. 즉, 신경회로의 다양한 특징을 잡아내지 못하고, 한 가지 특성만 단일 차원으로 축약해서 사용하는 한계를 보였다.

정서적 정보의 처리와 감정의 조절을 담당하는 신경회로의 형태와 불안 간의 관계
정서적 정보의 처리와 감정의 조절을 담당하는 신경회로의 형태와 불안 간의 관계

이를 해결하기 위해 김민우 교수 연구팀은 ‘캔버스 공간’이라는 개념을 새롭게 제안해 공통된 공간에서 각각의 사람들이 지닌 특유의 신경회로의 형태적인 특성을 직접 비교하는 것이 가능하게 됐다.

이번 연구에서는 레프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인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서로 제각각의 이유로 불행하다”에서 영감을 받은 수리적 모델을 사용해 신경회로와 불안의 관계를 분석했다. 즉, 불안 수준이 낮은 사람들의 신경회로는 모두 비슷한 모습이지만, 불안 수준이 높은 사람들의 신경회로는 서로 제각각 다른 형태를 지닐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검증했다.

표상유사도 분석법을 통해 불안 수준이 낮은 사람들일수록 신경회로 형태가 서로 비슷하며, 반대로 불안 수준이 높은 사람들일수록 신경회로 형태가 서로 다르다는 결과가 확인됐다. 이러한 결과는 20~35세의 청년들과 60~75세의 노인들의 뇌에서 동일하게 관찰됐으며, 연령과 노화에 구애받지 않는 불안한 뇌의 특성이라는 결론을 도출했다.

김민우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는 전통적으로 신경회로의 연결성을 분석하기 위해 제거해야 할 방해물로 여겨져 왔던 신경회로의 형태적 특성이 오히려 불안의 개인차를 설명하는데 중요한 기여를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며 “향후 불안장애 등 병리적인 불안의 진단과 예후를 예측하는데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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