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구영회 기자] BMS, 화이자, 머크와 같은 글로벌 제약기업의 블럭버스터 제품 중 다수가 2026년부터 2029년 사이에 특허 절벽에 직면할 예정인 가운데, 재정적 유연성을 확보하고 있는 빅파마들은 단기적인 매출 타격에도 불구하고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이러한 난관을 향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미국의 신용평가회사 무디스(Moody's Investors Service)의 애널리스트들은 2026년부터 2029년까지 특허 절벽 노출과 M&A 적응능력을 기준으로 업계 상위 19개 제약사를 선정했다. 분석 결과 심각한 특허절벽에 노출될 기업으로 BMS, 화이자, 머크를 꼽았으며 특허 절벽에 가장 적게 노출될 기업으로 애브비와 사노피를 선정했다.

무디스는 애널리스트들이 조사한 19개 상위 제약사들의 현금 보유 총액이 올해 초 2,220억 달러였다고 밝혔다. 아울러 특허만료가 미래 수익에 타격을 입힐 수 있지만 높은 현금 수준, 강력한 현금 흐름 및 적당한 부채로 인해 다수의 기업들이 M&A 거래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개별 기업의 면면을 살펴보면, 먼저 BMS의 경우 다발골수종 치료제 '레블리미드(Revlimid)', 면역항암제 '옵디보(Opdivo)', 항응고제 '엘리퀴스(Eliquis)' 등의 특허 만료라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으며 이 특허 절벽은 2026년에서 2029년 사이에 정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BMS는 740억 달러에 세엘진을 인수하면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확보한 바 있다. 또한 상위 19개 제약사 중 올해 초 현금 보유액은 172억 달러에 달해 4위를 차지하며 높은 현금 보유량과 강력한 현금 흐름을 보유한 기업으로 평가됐다.

화이자는 BMS와 제휴한 엘리퀴스를 포함해 유방암 치료제 '입랜스(Ibrance)', 트랜스티레틴 아밀로이드증(ATTR) 치료제 '빈다켈/빈다맥스(Vyndaqel/Vyndamax)', JAK 억제제 '젤잔즈(Xeljanz)' 등이 2026-2029년 사이에 특허 절벽에 직면한다. 코로나19 관련 제품을 제외한 이들 제품들은 화이자 매출의 40%를 차지했다.

이러한 매출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화이자는 아레나(Arena)를 67억 달러, 바이오헤이븐(Biohaven)을 116억 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화이자는 M&A 거래 전 기준으로 316억 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존슨앤존슨과 함께 가장 많은 현금을 보유한 기업으로 평가되어 다양한 일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머크는 주력제품인 면역항암제 '키트루다(Keytruda)'가 생물학적 제제로 복제가 어렵다는 점에서 특허만료에 따른 매출 잠식이 급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난소암 치료제 '린파자(Lynparrza)' 및 '렌비마(Lenvima)'의 특허상실이 예정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머크는 최근 115억 달러에 엑셀레론(Acceleron)을 인수하며 포트폴리오 확장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 바 있다. 

애브비는 자사의 블럭버스터 '휴미라(Humira)'가 미국 시장에서 특허만료에 직면하며 즉각적인 매출 감소 압력에 직면할 예정이다. 다만 2030년대까지 특허 보호를 받을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카이리치(Skyrizi)'와 '린버크(Rinvoq)'로 인해  2024년과 2025년 매출이 반등할 것으로 분석됐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블럭버스터 제품인 SGLT-2 억제제 '포시가(Farxiga)', '린파자(Lynparza)' 및 알렉시온 인수를 통해 확보한 발작성야간혈색소뇨증 치료제 '솔리리스(Soliris)'의 특허 상실이 예정되어 있다.

다만 아스트라제네카의 경우 다양한 수익을 가져다 줄 치료제를 보유하고 있어 매출 손실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솔라리스의 매출 감소는 후속제품인 '울토미리스(Ultomiris)'로 흡수돼 상쇄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사노피는 B형 혈우병 치료제 '알프롤릭스(Alprolix)'와 A형 혈우병 치료제 '엘록테이트(Eloccate)'의 특허 만료가 다가오고 있지만 이 제품들이 매우 복잡한 생산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바이오시밀러 제조업체들이 쉽게 도전하기 힘들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무디스는 존슨앤존슨과 노바티스의 경우 현금 보유량이 크다는 점에서 재정적 유연성을 보유하고 있지만 주의할 사항이 있다고 지적했다.

존슨앤존슨은 연초에 316억 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오피오이드 및 탈크 소송으로 인해 M&A 유연성이 다소 저하된 상황이다. 노바티스 역시 280억 달러라는 높은 현금 보유량에도 불구하고 로슈 지분 매각 수익금의 상당 부분을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통해 주주들에게 반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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