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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근본치료제 없는 루게릭병…제약·바이오 기업들 “포기는 없다”
평균수명 3~4년 발병원인도 몰라
미국 FDA 허가약물 아직 2개 뿐
치료제시장 6년뒤 12억달러까지
루게릭병 환자 모습[123rf 제공]

퇴행성 뇌질환 중 하나인 루게릭병(근위축성측색경화증)은 영국 천체물리학자 고(故) 스티븐 호킹 박사가 평생 앓았던 질환으로 잘 알려져 있다. 높은 인지도에 비해 발병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치료제 개발은 더딘 상황이다. 하지만 세계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이 영역에 대한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근위축성측색경화증(ALS)은 뇌와 척수에 있는 운동신경세포가 선택적으로 손상되고 파괴돼 점차 근육이 퇴화하는 신경퇴행성 질환. 미국 메이저리그의 유명 타자였던 루 게릭(Lou Gehrig)이 이 병으로 죽음에 이르면서 ‘루게릭병’이라는 이름을 얻게 됐다.

50~70대에서 주로 발병하는 루게릭병은 전반적인 기대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환자 수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치료제 시장규모도 급속히 커지는 중이다. 글로벌 루게릭병 시장규모는 2022년 4억9000만달러에서 연평균 16.8%의 증가율을 보이며 2028년에는 12억4000만달러에 다다를 것으로 전망된다.

루게릭병은 신경퇴행성 질환 중에서도 진행이 매우 빠르고 병증이 심해 평균 생존기간이 3~4년에 불과할 정도로 사망률이 높다. 이처럼 치료제가 절실한 질환임에도 발병원인과 기전이 명확하게 구명돼 있지 않다. 이런 탓에 근본적인 치료제도 없는 상황이다.

현재 처방되는 치료제들은 질환의 진행을 늦추어 주는 정도의 증상완화제 정도의 효능만 있다. 루게릭병의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은 약물은 ‘리루졸’과 ‘에다라본’ 2종 뿐이다. 한국에서는 코아스템의 줄기세포치료제 ‘뉴로나타-알’이 리루졸과의 병용약물로 조건부 허가됐으며 현재 임상 3상 시험 중이다.

지뉴브도 루게릭병치료제 'SNR1611'을 개발하고 있다. 2020년부터 국내에서 임상 1/2a상을 진행 중인데, 회사 측에 따르면 SNR1611은 비임상에서 탁월한 신경계 보호 및 신경세포 신생 효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미국의 바이오젠은 전체 환자의 5~10% 정도를 차지하는 유전적 요인이 있는 가족성 루게릭병치료제로 ‘토퍼센’을 개발 중이다. 프랑스 바이오기업인 AB사이언스는 중추신경계 질환에서 신경 보호 효과를 통해 신경 퇴행성증상을 감소시키는 약물인 마시티닙을 개발하고 있다. 또 국내 개발사인 올리패스는 루게릭병 환자들에게서 감소된 STMN2단백질 발현을 정상 수준으로 회복시켜주기 위한 유전자치료제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루게릭병은 발병 및 진행의 원인이 과학적으로 확실하게 밝혀지지 못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치료제 개발이 어렵고, 임상시험 과정에서 실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치료제 개발에 끊임 없이 도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손인규 기자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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