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현배 박사의 샌디에이고 통신 [10]

 차세대 유전자 치료제의 물결 ① 

연구가 시작된 지 30년이 지난 지금, 유전자 요법은 제한적이지만 점점 더 많은 질병에 대한 치료 옵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개념이 1970년대에 떠올랐을 때 과학적, 윤리적 불확실성에 직면했지만 현재 단일 질병을 유발시키는 유전자를 대체하거나 교정하는 접근 방식의 기반은 확고하게 확립된 상태이다. 과학자들은 환자의 유전자를 수정하거나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방법을 개발했으며 이러한 기술을 사용하여 여러 혈액 질환들뿐만 아니라 눈 및 근육의 퇴행성 질환들에 대한 치료법을 개발해왔다. 유전자 치료법은 지난 5년 동안 미국에서 6가지 이상이 승인되었으며 다양한 조건을 대상으로 하는 수많은 다른 치료법이 임상 시험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기존 유전자 치료법은 두 가지 근본적인 접근 방식에 의존한다 (그림 1). 좀더 일반적인 접근 방식은 환자의 혈액을 채취하여 환자의 몸에 다시 주입하기 전에 실험관에서 특정 세포를 유전자 치료제로 재프로그래밍하는 것이다. 다른 방법은 일반적으로 눈과 같이 접근하기 쉬운 부위에 유전자 치료제를 직접 전달하는 것이다. 현재 이 분야는 성숙하기 시작했고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지속적인 발전으로 유전자 전달이 더욱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되어 간과 심장과 같은 새로운 조직에 대한 수십 번의 임상 시험이 이루어졌다. 다른 접근 방식은 전체 유전자를 교체하거나 삽입하는 대신 유전자 내의 오류를 수정하는 최첨단 분자 도구를 사용하는 방법들은 기존의 유전자 치료의 정의를 수정하고 있다 (그림 2).

 

그러나 최근의 진전에도 불구하고 유전자 요법은 광범위한 임상 사용으로 가는 길에 수많은 장애물에 직면해 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면역 반응을 유발하지 않고 특정 조직을 표적으로 삼는 방법이다. 더 광범위하고 장기적인 과제에는 제조 과정의 효율성과 비용분야에서 개선이 필요한 실정이다. 예를 들어 미국의 유전자 요법 치료는 현재 평균 400,000달러 이상이다. 이러한 실정에도 불구하고, 많은 잠재력과 새로운 솔루션을 필요로 하는 환자가 너무 많기 때문에 유전자 치료는 그 확장성과 효능면에서 계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초기 유전자 치료와 연구들

원래의 유전자 치료 접근법의 기초가 되는 개념은 일부가 여전히 사용 중이며 매우 단순하다. 질병이 유전자의 부재나 기능 장애로 인해 발생하면 정상적인 유전자를 타깃 세포에 전달하는 것이다. 즉 이러한 정의는 유전자 치료의 기본적인 개념이다.

유전자 치료의 첫 번째 시도 중 하나는 1990년에 국립 보건원(National Institutes of Health)의 연구원들이 효소 결핍으로 인한 심각한 면역 결핍증을 앓고 있는 두 소녀를 치료했을 때였다. 현재의 많은 치료법과 마찬가지로 그 시험에서 효소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치료 유전자는 바이러스를 통해 표적 세포에 부착되도록 조작되었다. 또한 이 바이러스는 필요한 인간 유전자가 전달되는 동안 복제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본질적으로는 치료 유전자 화물을 전달하기 위해 트로이 목마로서 바이러스 껍질을 이용하면서 인간 세포를 감염시키는 바이러스의 능력을 활용하는 접근 방식인 것이다 (그림 3). NIH 팀은 백혈구를 분리하기 위해 소녀들의 혈액 일부를 채취했으며, 백혈구는 누락된 효소를 인코딩하는 유전자를 운반하는 바이러스로 감염 시켰다. 다음으로 연구팀은 정상적인 유전자로 수정된 세포를 소녀들에게 주입했다. 각 어린이는 다음 18개월에서 24개월 동안 약 12번의 추가 주입을 받았다. 치료법은 완치 수준은 아니었지만 증상을 완화하고 접근 방식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런 최초의 임상 시도는 그 자체로 유전자 치료 초기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되었다.

 

새로운 유전자 치료 실험이 빠르게 뒤따랐지만 1999년 18세 Jesse Gelsinger는 대사성 간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고안된 실험적 유전자 치료로 인해 면역 체계가 과도하게 작동하여 사망했다. 몇 년 후인 2003년에 연구자들은 면역 결핍증 치료를 받은 몇몇 사람들이 백혈병에 걸렸다고 보고했다. 이는 바이러스가 게놈의 암 촉진 영역에 무작위로 유전자를 삽입한 불행한 결과로 인해 발생되었다. 이러한 예상치 않은 사건으로 인해 유전자 치료는 10년의 대부분 동안 정체되었다. 임상 시험이 보류되자 연구자들은 바이러스 벡터를 연구 및 조정하고, 추가 유전자를 제거하며 표적 세포에 도달하는 데 있어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선택을 위해 화학 물질로 처리하는 등 모든 관심을 실험실로 돌렸다.

이러한 새로운 변화는 효과가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다. 오늘날 이러한 발전으로 인해 많은 유전자 치료는 초기 시험에서 개선된 버전의 아데노바이러스 (adenovirus) 벡터에 추가하여 각각 고유한 장단점이 있는 아데노 관련 바이러스(adeno-associated virus, AAV) 또는 레트로바이러스(retrovirus) 벡터를 사용한다. 대부분의 AAV 벡터에 의해 전달되는 유전자는 숙주 세포의 게놈에 안정적으로 통합되기보다는 자유 부동 요소로 게놈에 분리된 상태로 세포 내에 남아 있게 된다. 이는 벡터가 초기 벡터보다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훨씬 낮지만 치료 유전자가 숙주 세포에 얼마나 오래 남아 있느냐에 따라 치료의 효능이 결정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그 효능이 제한적인 단점이 있다. 반면에 크기가 작기 때문에 광범위한 세포를 감염시키고 조직 내에서 효율적으로 퍼질 수 있다.

한편 레트로바이러스는 다양한 이점을 제공한다. 레트로바이러스 벡터는 AAV 벡터보다 더 크고 복잡한 유전자를 보유할 수 있다. 그리고 렌티바이러스와 같이 일부 레트로바이러스 벡터는 단백질로 번역되는 게놈의 일부인 코딩 영역에 유전자를 삽입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AAV 벡터보다 더 오래동안 타깃 단백질의 발현이 지속되는 이점을 제공하면서 암 발생 위험을 최소화하는 특징으로 알려져 있다.

 

유전자 치료 연구의 재점화

유전자 요법은 펜실베니아와 메릴랜드의 연구자들이 백혈병이나 림프종 치료에 대한 시험 결과를 독립적으로 보고한 2010년대 초에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된다. 실험적 치료법은 환자의 면역 체계를 훈련하고 강화하여 암 세포를 탐지하고 파괴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이를 위해 과학자들은 T 세포가 종양을 인식하고 죽일 수 있도록 유도하는 유전자를 조작했다. 그들은 그 유전자를 레트로바이러스 벡터에 넣어 피험자의 혈액에서 분리된 면역 세포인 T 세포에 전달했다. 암을 인지하는 유전자로 조작된 T 세포가 재주입되었을 때, 그들은 암을 관해 상태로 만들었다. 이러한 결과는 매우 고무적인 것으로 유전자 치료 연구가 다시 대중의 관심을 모으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했다.

이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특정 림프종과 백혈병, 다발성 골수종에 대해 키메라 항원 수용체(chimeric antigen receptor, CAR) T 세포 치료법으로 알려진 몇 가지 T 세포 치료제들을 승인했다. CAR T 세포 치료는 그 자체로 유전자 기능 장애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T 세포에 종양 타깃 능력을 부여하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이것이 유전자 치료의 자격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 논쟁을 벌였다. 그러나 방법론적으로 CAR-T는 바이러스 벡터를 사용하여 유전자를 전달함으로써 세포 기능을 향상시킨 것이다. 따라서 CAR-T 세포에서 사용된 방법은 '유전자 요법'의 개념을 확장시킨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기존의 유전자 치료의 개념을 확장시키는 또 다른 유전적 접근은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요법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 유전자를 수정하는 대신 이 기술은 짧은 핵산 서열 또는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를 사용하여 세포가 유전자를 단백질로 번역하는 방식에 영향을 준다. 그러한 치료법 중 하나인 nusinersen(Spinraza)은 중간 RNA 분자에 결합하여 세포가 척수성 근위축증 (spinal muscular atrophy) 환자에게 없는 단백질을 더 많이 만들도록 유도하는 약물이다.

 

차세대 유전자 치료

지난 10년 동안 기술 발전은 새로운 시대를 열었고 유전자 치료의 정의는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다. 최신 접근법은 정상적인 유전자를 전달하는 방법 대신 세포 내에서 유전자를 정확하게 복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즉 게놈에 돌연변이나 기타 오류가 있을 때 실제로 세포 안에 존재하는 유전자를 고칠 수 있는 유전자 치료에 초점이 맞추어지고 있다.

이 혁신은 침입 바이러스의 특정 DNA 염기서열을 탐지하고 효소가 바이러스 게놈을 절단하고 파괴하도록 지시하는 박테리아의 면역 방어 시스템인 CRISPR-Cas9의 노벨상 수상 발견을 기반으로 한 것이다. 이 시스템은 박테리아를 훨씬 능가하는 유용성을 가지고 있다. 과학자들은 또한 이를 사용하여 포유류 게놈 내에서 정확한 유전자 교정을 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 불과 7년 만에 이 기술은 포유류 세포에 대한 시험관 내 실험에서 인간 실험으로 옮겨졌다.

CRISPR 기반 치료법의 "화물"은 DNA 조각이 아니라 유전자 편집 시스템 자체로 RNA-단백질 복합체를 바이러스나 나노입자를 통해 세포에 도입된다. 이 치료법은 생체 외(신체 외부)에서 환자에게 전달되기 전에 실험관이나 영향을 받은 조직에 직접 유전자 편집 도구를 전달하여 세포의 게놈을 편집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수십 개의 회사가 현재 이러한 CRISPR 기반 치료법을 개발하고 있다. 한 초기 단계 임상 시험에서는 겸상 적혈구 질환 (sickle cell disease) 또는 베타 지중해 빈혈 (beta thalassemia)로 불리는 혈액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치료하기 위해 생체 외 유전자 편집 방법을 사용했다. 이 분야의 연구자들은 2021년 1월에 처음 두 주제에 대한 결과를 보고했다. 그리고 6월에 다른 회사는 유전자 편집 방법으로 나노입자를 사용하여 CRISPR-Cas9 구성요소를 간 세포에 직접 전달하고 트랜스티레틴 아밀로이드증 (transthyretin amyloidosis)이라는 희귀 질환과 관련된 유전자의 비활성화를 시도한 최초의 성공적인 실험 결과를 보고했다.

최근 새로운 방법은 예를 들어 개별 뉴클레오티드를 교환하거나 DNA를 변경하지 않고 유전자 활동을 일시적으로 약화시키는 등 더 큰 정확성을 제공하여 유전자 치료의 다양한 개념을 통해 연구자에게 더 넓은 시야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연구자들은 이 유전자 교정 기술을 기반으로 신경계 질환, 자가면역 질환 및 추가 암에 대한 치료법을 연구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과학자들은 단일 유전자 장애를 넘어 심혈관 질환 및 만성 통증과 같은 여러 유전자의 상호 작용으로 인한 상태를 치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전자 치료가 일부 질병을 성공적으로 완화함으로써 연구자, 임상의 및 환자는 지난 10년의 발전을 유지하고 있는 유전자 치료를 현대 의학의 초석으로 확립하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기업들이 주목해야 할 미충족 분야

의료 분야는 유전자 추가에 의한 고전적 유전자 요법의 형태로 유전자 조작을 사용하여 이전에 치료할 수 없었던 질병을 치료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고 동시에 게놈 편집에 의한 유전자 편집 기술의 출현으로 그 발전이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유전자 치료 제품의 마케팅 승인 측면에서 중요한 이정표에 도달했으며 많은 환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그러나 이 분야는 아직 미성숙한 단계에 있지만 향후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성이 있다. 특별히 한국 기업들과 연구자들은 GMP 조건에서 이전할 가능성이 있고 현재의 기술 상태와 가격면에서 경쟁력이 있는 환자를 위한 진정한 혁신적인 솔루션을 생성하는 데 집중할 필요성이 있다.

그 중 하나는 바이러스를 이용한 전달 방법에 있다. 바이러스 벡터를 통한 유전자 요법은 큰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장기적으로 임상에 미치는 영향의 완전한 범위는 아직 확실하지 않은 실정이다. 이러한 이유들 중 하나는 바이러스 벡터를 이용한 치료는 이를 인지하고 방해하는 면역반응이 유도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면역반응은 바이러스 벡터가 타깃세포에 전달되는 과정을 차단하는 중화항체를 유도하고 결과적으로 바이러스 벡터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유전자 치료의 효능을 낮출 수 있다. 따라서 유전자 전달의 성공은 아직 개발 중인 혁신적인 솔루션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유전자 치료제의 한계성은 초고가의 비용이다. 이는 적절한 의료비 상환을 달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며, 이에 따라 궁극적으로 유전자 치료제를 환자에게 제공하는데 큰 장애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개발 초기에 부실한 조직 전략을 운영하고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특허권을 확보하지 못하면 특히 게놈 편집 분야에서 유망한 전략이나 제품의 미래 성공은 저해될 가능성이 있다. 기업들과 연구자들이 이러한 개발 전략을 조기에 채택하면 승인 경로에서 이전에 예측하지 못한 규제와 같은 장애물(종종 해결하는 데 수십 년이 소요됨)에 시간을 지체하지 않고 유전자 치료의 적용 가능성을 확대함으로 유전자 치료제 개발의 진정한 경제적인 잠재력을 현실화할 수 있다.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면역 반응을 회피하는 유전자 전달 기술의 개발과 유전자 치료제의 높은 비용을 낮추는 방법은 유전자 치료제의 보급을 확대시키는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하는 요소로 판단된다. 따라서 이러한 미충족 분야를 해결하기 위해서 유전자 치료제의 개발은 산업, 학계, 규제, 임상 및 환자 커뮤니티 간의 긴밀한 협력과 인프라의 구축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되고 성공적인 개발을 지속적으로 이끄는 동력이 된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저작권자 © 히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