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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초미세플라스틱의 역습…몸에 쌓이면 암위험 높여

전형민 기자
입력 : 
2022-04-19 17:56:37
수정 : 
2022-08-17 18:3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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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대학 국제연구팀 발표
◆ 플라스틱 팬데믹 ◆
◆ 플라스틱 팬데믹 ③ ◆

미세플라스틱의 유해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질병을 일으키는지는 명확하게 규명된 연구 결과가 없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고 해서 안전하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고 말한다. 미세플라스틱은 생태계 교란을 넘어 인간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을 가능성이 커 본격적인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오스트리아 빈 의과대학 등 국제연구팀은 지난달 22일 국제 저널 '노출과 건강(Exposure and Health)'에 발표한 논문에서 '150㎛보다 작은 미세플라스틱은 장에서 흡수될 수 있고, 1.5㎛보다도 작은 것은 장기 깊숙이 침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이는 미세플라스틱의 장기 침투와 인체 내 축적이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과 비스페놀A나 프탈레이트 등 유해물질이 복합체를 형성하면 '트로이 목마' 효과를 내면서 암 발생 등 인체에 해로운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12월 이다용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희귀난치질환연구센터 선임연구원팀이 '유해물질저널(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에 게재한 생쥐 실험을 꼽을 수 있다. 연구팀은 초미세플라스틱(1~5㎛)이 모유 수유를 통해 뇌 조직 등 자손의 여러 장기에 축적되고, 많은 양이 축적됐을 때 자손의 '뇌 발달 이상'까지 발견됐다고 소개했다. 상대적으로 많은 양의 초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한 모체에서 태어난 자손에게 학습과 기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경줄기세포의 수가 감소한 것을 확인한 것이다. 신경줄기세포는 '해마' 영역의 뇌 신경세포 형성을 담당한다. 초미세플라스틱 섭취량이 늘어날수록 신경줄기세포가 감소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미세플라스틱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는 현재의 환경을 고려하면 이로 인한 건강의 위해는 충분히 우려할 만하다고 지적했다. 나노 크기의 미세플라스틱이 혈관 속을 떠돌다 혈관을 막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 폐 섬유에 공기 중 부유하던 초미세플라스틱(미세섬유)이 박히면 석면처럼 암을 유발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다용 선임연구원은 "연구를 통해 다량의 미세플라스틱이 태아에게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결과를 간접적으로 도출했지만, 현재는 초미세플라스틱이 공기 중에 얼마나 존재하는지조차 파악되지 않는다"며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유해성을 밝혀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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