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임상시험 승인 현황 해부
임상시험 승인 건수, 전년比 21%↑…생동시험 제외시 7%
단계별 승인 비중, 생동성 1상 37%·3상 15%·2상 9% 순

▲ 자료 출처=식품의약품안전처 2021년 임상시험승인 현황
▲ 자료 출처=식품의약품안전처 2021년 임상시험승인 현황

제약바이오업계가 지난해 수치상 임상시험 건수를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숫자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신약개발 강국이라는 큰 그림에는 별다른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단순히 복제약을 시중에 내놓기 위해 진행하는 생물학적동등성시험, 이른바 생동성시험이 작년 승인된 전체 임상시험 가운데 40%에 육박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신약 파이프라인의 임상 건수는 기대치에 한참 못미쳤다는 지적이다.

26일 <메디코파마뉴스>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공개한 2021년 임상시험승인 자료를 토대로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기업별 임상시험 현황을 심층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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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국내 주요 제약사 임상시험 승인 현황 일부 캡처(자료 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2021년 임상시험승인 현황, 메디코파마뉴스 재구성)
▲ 표=국내 주요 제약사 임상시험 승인 현황 일부 캡처(자료 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2021년 임상시험승인 현황, 메디코파마뉴스 재구성)

≫ 지난해 생동성시험 54% 급증…‘약가 보전’ 노린 전략적 연구 증가

최근 3년 간 국내 임상시험 승인 건수는 연평균 24%씩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역대 최대치인 1,350건의 임상시험이 국내에서 승인됐다.

다만, 여기에는 ‘숨은 일인치’가 존재했다. 이 수치에는 기등재 복제약의 생물학적 동등성을 재평가 하기 위해 진행하는 임상 1상 시험 건수가 상당수 포함돼 있던 것.

실제로 본지 분석 결과, 생동성시험이 전체 임상시험 건수에서 차지한 비중은 37%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만약 생동성시험을 제외할 경우 국내 임상 승인 건수의 증가율은 평균 8%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생동성 시험 승인 건수는 2018년 33건, 2019년 256건(전년 대비 676%↑), 2020년 322건(25.8%↑), 2021년 495건(전년 比 53.7%↑)으로, 3년 만에 14배나 폭증했다.

이에 따라 생동성 시험을 제외한 임상시험 승인 건수는 2019년 717건(전년 대비 5.6%↑), 2020년 798건(11.3%↑), 2021년 855건(7.1%↑)으로 쪼그라들었다.

≫ 생동성시험 제외 시 임상 ‘0건’ 속출…신약 임상 사실상 없는 셈

생동성시험을 제외하고 실제 신약을 개발하기 위한 임상만 따로 세어보면 결과는 크게 달라졌다. 임상시험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상당수 제약사들의 생동성시험을 제외한 임상 승인 건수가 2건 이하로 줄어든 것.

실제로 다산제약(생동성시험 제외한 잔여 임상 승인 건수 0건), 대웅바이오(0건), 안국뉴팜(0건), 안국약품(0건), 에이치엘비제약(0건), 위더스제약(0건), 팜젠사이언스(0건), 한국파마(0건), 구주제약(1건), 삼익제약(1건), 서울제약(1건), 알리코제약(1건), 테라젠이텍스(1건), 휴온스(1건), 경동제약(2건), 동국제약(2건), 셀트리온제약(2건), 환인제약(2건) 등 임상 승인 건수가 0건에 그치는 제약사가 무더기로 나왔다.

이 가운데 지난해 총 20건의 임상시험 승인을 받은 휴온스의 경우 이 중 19건이 생동성시험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절반인 10건은 지난해 종료된 만큼 올해도 나머지 생동성 연구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생동성시험을 제외하면 지난해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HUC2-396’의 허가를 위한 임상 1상 1건을 승인받았다.

이 외에도 지난해 알리코제약(생동성시험 건수 18건), 팜젠사이언스(17건), 환인제약(15건), 위더스제약(14건), 다산제약(11건), 대웅바이오(11건), 동구바이오제약(11건), 서울제약(11건), 에이치엘비제약(11건), 종근당(11건), 한국파마(11건) 등이 10건 이상의 생동성시험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구주제약(9건), 동국제약(9건), 삼진제약(8건), 경동제약(7건), 동광제약(7건), 새한제약(7건), 하나제약(7건), 유영제약(6건), 제일약품(6건), 테라젠이텍스(6건), HK이노엔(6건), 국제약품(5건), 보령제약(5건), 삼익제약(5건), 셀트리온제약(5건), 안국뉴팜(5건), 안국약품(5건) 등도 5건 이상 생동성시험을 진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 자료 출처=식품의약품안전처 2021년 임상시험승인 현황
▲ 자료 출처=식품의약품안전처 2021년 임상시험승인 현황

≫ 임상시험 단계별 승인 비중, 생동성 1상 37%·3상 15%·2상 9% 순

임상시험 승인 규모를 단계별로 보면, 임상 1상이 713건(생동성 495건 포함)으로 가장 많았으며 임상 3상 203건, 임상 2상 127건, 연구자 임상시험 151건 순으로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1/2상 38건, 2a상 25건, 1b상 21건, 2/3상과 1/2a상 각 12건, 3b상과 2b상 각 11건, 3a상 6건, 2b/3상 3건, 3/4상과 4상 각 1건, 연장임상시험 15건으로 총 1,350건이 집계됐다.

국내 제약사 가운데 임상 2상 이상의 시험을 가장 많이 승인 받은 곳은 한미약품으로 총 7건에 달했다. 이어 대웅제약 5건, 대원제약 4건, 셀트리온 4건, 신풍제약 4건, 유영제약 4건, 메디톡스 3건 순으로 승인 건수가 많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지난해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대한 임상시험은 각각 24건과 8건이 승인된 것으로 분석됐다.

치료제로는 신풍제약과 종근당, 대웅제약이 각각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로 임상 3상 승인을 받았으며, 일동제약과 제넨셀이 2/3상, 대원제약, 진원생명과학,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부광약품 2상, 녹십자웰빙 2a상, 현대바이오사이언스가 1상 등을 승인 받으면서 현재 치료제 개발에 돌입한 상태다.

백신 개발과 관련한 임상시험 승인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 백신 ‘GBP510’의 임상 1·2상과 임상 3상 등 2건을, HK이노엔과 셀리드, 큐라티스, 제넥신이 1상, 유바이오로직스와 아이진이 각각 임상 1/2상과 1/2a상을 승인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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