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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엔데믹화' 일상 회복은 장밋빛 환상 불과"[과학을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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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옥스포드대 교수 "오미크론 불구 변이 거듭할 수록 독성 약화될 가능성 낮아"
"강력한 변이 출현하면 지역적 균형 언제든지 깨져"
"백신 보급 지역간 균형 이루고 방역 노력 기울여 대규모 확산 막는 게 과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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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염성이 강하지만 독성은 약화된 오미크론 변이를 계기로 지역풍토병(endemic)화 돼 팬데믹(세계적 대확산) 사태가 종료될 것이라는 희망은 '장밋빛 환상'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아리스 카주라키스 옥스포드대 바이러스학 교수는 25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기고를 통해 "엔데믹이라는 단어는 코로나19가 자연적으로 종식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특히 카주라키스 교수는 바이러스의 독성이 약화되도록 진화한다는 '장밋빛 오해'가 널리 퍼져 있다고 경계했다. 일부 바이러스들은 진화하면서 계속 치명률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특히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경우 중증화 이전에 대부분의 감염이 이뤄지는데, 2019년 11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견된 후 알파, 델타 변이 등이 이전보다 더 높은 치명률을 기록한 것을 감안할 때 '장밋빛 전망'은 검증되지 않았고 '오해'에 불과하다. 실제 1918년 전세계적으로 대유행했던 이른바 스페인독감 팬데믹도 첫번째 보다 두번째 확산때 더 치명률이 높았다.


또 엔데믹이 실제 이뤄질 지는 극히 불분명하다. 엔데믹은 전염병 감염율이 치솟지도 않고 떨어지지도 않고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되는 것을 의미한다. 즉 매년 인구의 일정한 비율이 감염된다는 것으로, 현재 감기, 말라리아, 소아마비 등이 대표적 사례다.


문제는 설사 그렇게 되더라도 질병의 치명성은 여전하다는 것이다. 예컨대 지역 풍토병의 대표적 사례인 말라리아는 2020년 60만명 이상의 사망자를 기록했고, 결핵도 1000만명이 감염돼 150만명이 사망했다. 특히 세계 보건 당국들은 감염률이 정체 상태에 이를 때까지 얼마나 더 걸릴지, 또 엔데믹 상태에서의 발병률ㆍ전염률ㆍ사망률이 얼마나 나올지, 취약 인구의 규모ㆍ대상 등 대해선 언급하지 않은 채 막연히 엔데믹화를 거론하고 있다. 따라서 코로나19의 풍토병화가 실제 이뤄져도 인류가 바이러스를 길들여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고 카주라키스 교수는 지적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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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강력한 변이가 등장하면 언제든지 엔데믹 상태가 깨지고 에피데믹(전염병) 또는 팬데믹으로 변화할 수 있다. 백신 접종률, 방역ㆍ격리 정책 등에 세계 각국의 상황이 각자 다르기 때문에 특정 지역이 엔데믹화에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새로운 특성을 가진 강력한 변이가 출현하면 언제든지 상황이 바뀐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카주라키스 교수는 근거없는 낙관론을 버리고 바이러스가 새로운 변종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현실적인 방역 목표를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또 백신ㆍ항바이러스 치료제ㆍ검진 키트ㆍ마스크 쓰기, 거리두기 등 바이러스에 맞설 수 있는 무기들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하며, 특히 전세계적으로 백신 접종률이 균형을 이루도록 저개발국가를 중심으로 보급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카주라키스 교수는 "더욱 더 치명적이고 전염성이 높은 변이가 발생하는 것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균형있는 백신 보급과 공중보건 역량의 투입을 통해 바이러스의 대규모 확산을 막는 것 뿐"이라며 "바이러스는 더 많이 복제될 수록 더 강력한 변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더 커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엔데믹이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바이러스를 약화시킬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됐고 위험하다. 또 그런 생각은 예측할 수 없는 대규모 감염 확산을 초래해 인류를 더 많은 시간 동안 코로나19 질병으로 인해 고통받도록 할 것이라는 게 그의 충고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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