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염 치료제 장기복용시 위암 발생률 급증”
“위염 치료제 장기복용시 위암 발생률 급증”
한림대 신운건 교수 연구팀, 양성자펌프억제제 장기 사용과 위암발생 연관성 분석

약물 30일 이상 복용시 위암발생 위험도 2.37배 증가
  • 이지혜
  • admin@hkn24.com
  • 승인 2021.12.03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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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염과 역류성식도염은 약 복용과 함께 흡연ㆍ음주ㆍ카페인ㆍ자극적인 음식 등의 섭취를 피해야 효과적으로 치료될 수 있다.
[사진=헬스코리아뉴스 D/B]

[헬스코리아뉴스 / 이지혜] 위염 치료제를 한 달 이상 복용하면 위암 발생이 2배 이상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임상 시험 없이 약물사용과 만성질환 발생의 연관성을 확인할 수 있는 분석코드를 개발해 이를 통해 밝혀낸 것이다. 

한림대학교 신운건, 서승인 교수 연구팀은 분석코드를 활용해 공통데이터모델로 변환된 120만 명의 건강보험공단 샘플 코호트를 바탕으로, 양성자펌프억제제 장기 사용과 위암발생 위험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양성자펌프억제제는 양성자를 세포 밖 또는 세포 소기관 밖으로 수송하는 체내 단백질인 양성자펌프를 억제해 역류성 식도염, 위·십이지장 궤양, 헬리코박터 감염의 치료에 사용하는 약물이다. 

연구 결과, 양성자펌프억제제를 30일 이상 복용한 복용군은 복용하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위암발생의 위험도가 2.37배 높았다. 위암발생의 발암인자로 알려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를 제균한 환자에서도 180일 이상 양성자펌프억제제를 장기 복용한 경우 위암발생의 위험도가 2.2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양성자펌프억제제는 위식도역류질환의 치료, 소화성 궤양 또는 소염제와 관련된 궤양의 치료와 예방,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의 치료 등에 효과적인 약물로 널리 사용돼 왔다. 하지만 장기간 복용할 경우 치매, 골다공증, 콩팥기능장애, 위암 등 여러 가지 만성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단편적인 연구 결과들도 꾸준히 발표돼 왔다.

일반적으로 약물의 부작용과 만성 질환과의 인과관계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잘 계획된 임상시험이 필요하다. 하지만 약물 부작용의 빈도가 낮고, 많은 수의 임상시험대상자가 필요해 장기간의 연구기간, 윤리적인 문제가 있어 실제로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다.

 

ATLAS 플랫폼을 이용한 연구 설계도, 양성자펌프억제제를 처음 복용하기 전 1년 동안의 관찰기간을 두어 환자를 선별. 양성자펌프억제제를 복용하고 최소한 1-2년 이후에 발생한 위암 환자를 평가했다. [자료=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제공]
ATLAS 플랫폼을 이용한 연구 설계도
 양성자펌프억제제를 처음 복용하기 전 1년 동안의 관찰기간을 두어 환자를 선별했다. 양성자펌프억제제를 복용하고 최소한 1-2년 이후에 발생한 위암 환자를 평가했다. [자료=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제공]

이번 연구는 근거창출 신뢰성이 높다고 알려진 무작위배정 임상시험과 유사한 분석 환경을 조성하고 공통데이터모델로 변환된 대규모의 환자 기록을 아틀라스 플랫폼을 이용해 설계했다.

이후 연령, 성별, 약물, 질환 등 기본으로 설정되어 있는 1만 4578가지의 요소를 보정하는 성향점수매칭을 시행하고, 90개의 음성대조군 질환을 분석했다.

 

[용어설명]

① 아틀라스(ATLAS) 플랫폼 : 공통데이터모델로 변환된 대규모 환자자료를 이용해 다양한 연구를 설계할 수 있는 웹 플랫폼

② 성향점수매칭 :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을 시행하기 어려운 연구에서, 다양한 비뚤림을 보정하기위해 환자군과 대조군의 특성(나이, 성별, 복용중인 약물, 질환 등)을 비슷하게 만드는 분석 작업

③ 음성대조군 : 무좀, 항문탈장, 손목관절 골절 등의 양성자펌프억제제와 연관성이 없다고 선험적으로 판단되는 질환군

개발된 코드는 국내 연구자 뿐 아니라 전 세계의 연구자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공유되며 전 국민 의료 데이터를 활용해 다국적 임상 근거 창출 기반을 마련하는 후속 연구를 가능하게 한다. 코드는 깃허브(Github)를 통해 공개하며 오딧세이(OHDSI)를 통해 국제적으로 외국 의료기관과 공유할 수 있다.

 

[용어설명]

① 깃허브(Github) : 컴퓨터 프로그램 소스를 공유하고 협업해 개발할 수 있는 버전 관리 시스템인 깃(Git)에 프로젝트 관리 지원 기능을 확장해 제공하는 웹 호스팅 서비스

② 오딧세이(OHDSI) : 전 세계 의료기관의 전자 의무기록을 공통 모델로 익명화·표준화해 분석 결과를 연구에 활용하는 비영리 국제 연구 네트워크

신운건 교수는 3일 헬스코리아뉴스에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분석코드는 전 세계의 환자 기록에 적용해 국제 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 약물 부작용의 인종, 문화, 기후, 환경 등의 영향 평가에 확대 적용할 수 있다”며 “약물 부작용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커지고 있어, 우리나라가 약물 안전성의 분석과 평가분야를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통데이터모델의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한 기대효과 [자료=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제공]
공통데이터모델의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한 기대효과 [자료=한국보건산업진흥원 제공]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및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지원하는 환자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을 통해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소화기 질환 국제학술지 ‘GUT’ 10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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