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바이오 시장에선 신약 개발 분야에서 투자 기회를 찾으려고 합니다. 코로나19 유행이 호재가 아니었던 신약 개발사 주가가 코로나19 의약품 개발사 주가와 따로 움직이는 현상을 주목해야 합니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7일 ‘2021 대한민국 바이오 투자 콘퍼런스(KBIC 2021)’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에선 바이오 주식에 입문한 ‘주린이’를 위한 투자 토크쇼가 진행됐다. 애널리스트로 활약했던 구완성 지니너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진행을 맡은 가운데 박 책임연구원, 김재현 미래에셋자산운용 팀장, 김요한 DSC인베스트먼트 전무 등 바이오 투자 전문가 3인이 내년 바이오 시장 전망과 지켜봐야 할 투자 포인트를 공개했다.

이들은 올해보다 내년 바이오 시장 전망이 긍정적이라는 데 뜻을 같이했다. 박 책임연구원은 “올해는 코로나19 관련 호재가 없던 바이오 기업 주가가 좋지 않았던 시기”라며 “이들 기업의 주가가 코로나19 의약품 개발사 주가가 하락할 때 같이 하락하던 동조 현상이 이달 들어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김 팀장은 “올해 제약·바이오 업체 주가가 하락해 (투자) 부담이 줄었다”며 “임상을 잘 진행해온 곳은 내년 주가 흐름이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이 내년에 눈여겨보는 ‘톱픽’도 공개됐다. 박 책임연구원은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 경쟁이 치열한 중추신경계(CNS) 치료제 분야의 시장 전망을 밝게 봤다. 김 전무는 신약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정밀의학 분야와 면역 항암제 분야를 주목할 시장으로 꼽았다.

바이오벤처에 상장 요령을 알려주는 자리도 마련됐다. 김현조 한국투자증권 팀장은 바이오기업이 상장 방식으로 많이 선택하는 기술평가특례에 특화된 상장 노하우를 공개했다. 기술평가특례는 상장 전에 전문평가기관 두 곳을 통해 기술평가를 받은 뒤 상장하는 절차다. 김 팀장은 기술평가를 받을 때 겪을 수 있는 문제와 해결책을 함께 제시했다. 그가 꼽은 문제 사항은 △6주에 불과한 평가 기간 △한정된 평가위원 인력 △계량화된 평가 항목 등이다. 김 팀장은 “기술평가신청서 외에 별도 요약자료를 제공해 단기간 내에 평가위원의 기술이해도를 높이는 게 좋다”며 “상장 전 1~2년 동안 국책과제와 학회 등을 통해 인적 네트워크를 마련하고 수치로 나타나는 평가 항목을 관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윤성원 한국거래소 과장은 기술특례상장 심사 시 눈여겨보는 주요 항목으로 특허, 연구진의 경험 및 성과, 시장성 등을 꼽았다. 윤 과장은 “보유한 특허가 미비하면 향후 사업 추진 과정에서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주현/한재영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