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HA 2021] ASCEND, 저용량 아스피린 복용 당뇨병 환자 9년 추적관찰
아스피린군, 유의성 없이 넓은 범위 치매 위험 9%·좁은 범위 위험 11% 감소
혈관사건 또는 출혈 발생 환자, 치매 위험 약 2배↑

[메디칼업저버 박선혜 기자] 저용량 아스피린이 2형 당뇨병(이하 당뇨병) 성인 환자의 치매 위험을 높이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유의한 치매 예방 효과도 나타나지 않아, 치매에 대한 아스피린의 긍정적 또는 부정적 영향은 없는 것으로 정리됐다.

13~15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미국심장협회 연례학술대회(AHA 2021)에서는 ASCEND 연구를 바탕으로 장기간 저용량 아스피린 치료가 당뇨병 환자의 치매 또는 인지장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가 공개됐다. 

2018년 발표된 ASCEND 연구는 등록 당시 심혈관질환이 없으며 치매가 발병하지 않았던 40세 이상의 당뇨병 환자 약 1만 5000명을 대상으로 저용량 아스피린의 심혈관질환 1차 예방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하고자 진행됐다.

아스피린, 뇌졸중 막아 인지장애 예방 vs 출혈로 위험 상승

저용량 아스피린은 주요 폐쇄성 혈관사건 위험을 낮출 수 있으나 중증 출혈 위험 증가와도 연관됐다. 특히 아스피린은 허혈성 뇌졸중과 일과성 허혈발작(TIA)을 막아 인지장애를 예방할 수 있을지라도 두개내출혈과 미세출혈 위험을 높여 인지장애 위험을 높일 수도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 Jane Armitage 교수는 13~15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미국심장협회 연례학술대회(AHA 2021)에서 아스피린이 치매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ASCEND 결과를 발표했다.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영국 옥스퍼드대학 Jane Armitage 교수는 13~15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미국심장협회 연례학술대회(AHA 2021)에서 아스피린이 치매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ASCEND 결과를 발표했다.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이번 연구를 진행한 영국 옥스퍼드대학 Jane Armitage 교수는 "아스피린이 치매 또는 인지장애에 미치는 전반적인 영향은 불확실하다"며 "아스피린은 혈관막힘에 의한 일부 뇌졸중을 예방해 치매 보호 효과가 나타날 수 있지만 뇌출혈로 인해 위험을 높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아스피린과 치매 또는 인지장애의 연관성을 분석한 무작위 연구들이 시행됐었지만 명확한 답을 얻지 못했다. 

넓은 범위 치매 발생률, 아스피린군 7.1% vs 위약군 7.8%

ASCEND 연구를 토대로 진행된 이번 분석은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저용량 아스피린이 치매 또는 인지장애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고자 진행됐다.

전체 환자군은 저용량 아스피린 100mg 1일 1회 복용군(아스피린군, 7714명)과 위약군(7713명)에 무작위 배정됐다. 

▲Armitage 교수는 ASCEND 연구 디자인을 소개했다. 이번 분석은 7.4년 치료기간에 이어 1.8년 추적관찰이 추가로 시행됐다.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Armitage 교수는 ASCEND 연구 디자인을 소개했다. 이번 분석은 7.4년 치료기간에 이어 1.8년 추적관찰이 추가로 시행됐다.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연구의 평균 치료기간은 7.4년이었고, 이후 추가적인 추적관찰을 1.8년 진행해 약 9년간 장기간 추적관찰이 이뤄졌다. 

치매 관련 예후는 넓은 범위의 치매(broad dementia outcome)와 좁은 범위의 치매(narrow dementia outcome) 등으로 정의했다.

넓은 범위의 치매는 △치매 △인지장애 △섬망/혼동 △치매약 처방 △치매클리닉 또는 노인정신건강의학과 전원 등으로 설정했다. 좁은 범위에 대해서는 치매 한 가지만 확인했다.

치매는 △연구 기간 참가자가 보고한 입원 또는 중증 사건 △병원입원자료 및 사망기록에서 ICD-10 진단 코드 △추적관찰 및 전자건강기록에서 확인한 다른 인지장애 지표 등으로 정의했다.

추적관찰 동안 넓은 범위의 치매는 1146명, 좁은 범위의 치매는 537명에게서 발생했다. 넓은 범위의 치매 발생률은 아스피린군 7.1%(549명), 위약군 7.8%(598명)였고, 좁은 범위의 발생률은 각 3.3%(254명)와 3.7%(283명)였다. 

이를 바탕으로 아스피린이 치매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결과, 아스피린군은 위약군 대비 넓은 범위의 치매 위험이 9%(RR 0.91; 95% CI 0.81~1.02), 좁은 범위의 치매 위험이 11%(RR 0.89; 95% CI 0.75~1.06) 낮았다. 그러나 두 결과 모두 통계적 유의성에 도달하지 못했고 감소 경향만 관찰됐다. 

이와 함께 비치명적 혈관사건 또는 주요 출혈 등은 치매 발생과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증 혈관사건이 확인됐고 생존한 990명 중 치매가 발생한 환자는 133명이었다. 이들에서 넓은 범위의 치매 위험은 2.4배 유의하게 높았다(RR 2.40; 95% CI 1.97~2.92).

주요 출혈 발생 후 생존한 496명 중 치매를 진단받은 환자는 59명이었다. 이들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주요 출혈 발생 시 넓은 범위의 치매 위험은 1.96배 의미 있게 컸다(RR 1.96; 95% CI 1.49~2.56).

약간의 예방 효과 있다?…"참가자 계속 추적관찰 계획"

▲영국 옥스퍼드대학 Jane Armitage 교수.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영국 옥스퍼드대학 Jane Armitage 교수. 학술대회 강연 화면 캡처.

이번 결과에 대해 연구팀은 수치상 저용량 아스피린의 치매 예방 효과가 크지 않지만 어느 정도 혜택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통계분석에서 95% 신뢰구간(CI)의 신뢰한계를 보면, 상한은 넓은 범위의 치매가 1.02, 좁은 범위의 치매가 1.06이며, 하한은 각 0.81과 0.75다. 즉, 상한을 본다면 아스피린군의 넓은 범위의 치매 위험은 2%, 좁은 범위는 6% 증가하지만, 하한에 주목하면 각 19%와 25% 상대적 위험 감소가 관찰된다.

Armitage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매일 저용량 아스피린 치료가 치매 발생에 미치는 영향이 명확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통계적 유의성 없이 치매 위험이 9% 감소하는 경향만 관찰됐다"며 "하지만 9%의 예방 혜택은 치매 위험 19% 감소부터 2% 증가까지 범위로 나타나 불확실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rmitage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높은 치매 발생률을 고려하면 상대 위험도가 15% 감소에 불과할지라도 중요하다"며 "이번 결과는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주기적으로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할 경우 치매 예방에 약간의 혜택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저용량 아스피린이 치매에 미치는 영향을 명확하게 정리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 Amytis Towfighi 교수는 "더 많은 참가자와 더 긴 추적관찰 그리고 선별된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연구가 이뤄진다면 아스피린의 잠재적인 신경학적 혜택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의 추적관찰을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는 계획을 전했다. 

Armitage 교수는 "더 많은 치매 사례를 바탕으로 한 대규모 연구를 통해 저용량 아스피린의 혜택 또는 위험을 감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치매 사례가 더 나타나는지 확인하고자 참가자들을 계속 추적관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메디칼업저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