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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원의 헬스노트] 그까짓 간염? 안이함이 간암 위험 키운다

송고시간2021-11-18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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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통계청이 발표한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간암은 폐암에 이어 우리나라 사망률 2위의 암이다.

간암이 이처럼 예후가 좋지 않은 건 암이 진행되는 동안 별다른 증상이 없어 늦게 발견되는 데다, 대부분의 환자에게서 간암과 별도로 만성 간 질환이 동반하기 때문이다.

연합뉴스와 서울암병원이 17일 공동으로 간암의 진단과 치료, 예방법을 집중 조명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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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기능 절반 잃어도 별 증상 없어…정기검진으로 조기발견해야

커피 하루 3잔은 간질환 예방에 도움…고농도 녹즙은 간에는 부담

커피가 간암 예방에 좋다고? 그럼 녹즙 마셔도 도움될까??

유튜브로 보기

https://youtu.be/1MEnf14j9uQ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통계청이 발표한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간암은 폐암에 이어 우리나라 사망률 2위의 암이다. 특히 사회활동이 왕성한 40∼50대 중년층에서는 전체 암 사망률 1위에 해당할 정도로 치명적인 질환이다.

간암이 이처럼 예후가 좋지 않은 건 암이 진행되는 동안 별다른 증상이 없어 늦게 발견되는 데다, 대부분의 환자에게서 간암과 별도로 만성 간 질환이 동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간암 치료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암은 암대로 잘 치료하면서, 동시에 간 기능을 최대한 잘 보존하는 데 있다.

연합뉴스와 서울암병원이 17일 공동으로 간암의 진단과 치료, 예방법을 집중 조명해봤다. 인터뷰에는 김윤준 소화기내과 교수(간암센터장), 최영록 외과 교수, 김효철 영상의학과 교수, 강현철 방사선종양학과 교수가 참여했다.

관련 내용은 연합뉴스 유튜브(통통TV) '김길원의 헬스노트'를 통해서도 시청할 수 있다.

다음은 주요 문답.

[김길원의 헬스노트]

[김길원의 헬스노트]

-- 간은 어떤 역할을 하나.

▲ 간은 우리 몸의 화학 공장이라고 보면 된다. 몸 안에서 영양분을 저장하고, 단백질을 만들어내고, 독소를 해독하는 등의 화학적인 여러 가지 역할이 간에서 이뤄진다. 간은 호르몬 조절기능도 하는데, 남성의 경우 간 기능이 떨어져 체내 여성호르몬을 잘 없애지 못하게 되면 여성형 유방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 간 기능이 망가졌을 때 자각할 수 있는 증상이 있나.

▲ 간 기능은 아주 많은 부분이 망가져야 증상이 나타난다. 예를 들어 정상 간의 기능을 100이라고 했을 때 그중 10∼20%의 기능을 잃어도 증상이 전혀 없다. 역설적으로는 간이식을 할 때 건강한 간을 약 70%까지 잘라내도 금방 자라는 걸 보면, 간은 절반 정도를 잃어도 증상이 없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그래서 환자들은 자기가 간을 '많이 잃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지내다가 증상이 나타날 때가 돼서야 굉장히 심한 간 질환을 진단받게 된다. 간암도 마찬가지다. 심장이 나쁘면 숨이 차고, 뼈가 부러지면 아프고, 콩팥 기능이 떨어지면 몸이 붓는 증상이 나타나는 것과 달리 간암은 아프지 않다. 그래서 간을 '침묵의 장기'라고 하는 것이다.

-- 간암은 왜 생기나.

▲ 어떠한 원인에서든지, 간이 섬유화돼 딱딱해지고 이게 간경변이 되면 간암 발생률이 굉장히 높아진다. 물론 간경변이 되기 전에도 간암이 발생하는 몇 가지 질환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B형간염, C형간염, 지방간염, 알코올성 간염 등의 상태에서 간세포를 많이 잃으면 섬유화로 이어지고, 결국 간경화가 오게 돼 간암으로 진행할 확률이 그만큼 높아진다.

암 종류별 상대 생존율 (CG)
암 종류별 상대 생존율 (CG)

[연합뉴스TV 제공]

-- 간암의 증상은 어떤 게 있나.

▲ 초기 간암은 증상이 없다고 단언해도 될 정도다. 물론 암이 생긴 위치에 따라서는 피가 날 수도 있고, 중요한 혈관이나 담관을 누르면 황달이 올 수도 있지만, 초기 간암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더 많다. 또 중기 정도까지도 대개 증상이 없는 편이다. 간암으로 인해 증상이 나타난다면 흔히 말기라는 의미의 진행성 간암으로 봐야 한다. 이때는 통증, 황달, 기침, 두통, 골통증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다. 이외에도 각혈, 혈변, 복수, 간성혼수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지만, 딱히 간암의 증상이라기보다는 간경변증으로 간 기능이 저하되면서 나타나는 것으로 봐야 한다.

-- 손바닥이 붉어지면 간암을 의심할 수 있다는 얘기도 있는데.

▲ 손바닥의 새끼손가락 밑 부분이 매우 붉어지는 수장홍반증이 간경변의 특징적인 증상으로 거론되기도 하지만, 사실 이런 정도 증상은 굉장히 진행된 간암에서나 나타난다. 그렇다고 손바닥 상태로 간 질환을 진단하는 건 전혀 권장하지 않는다. 반드시 의사를 만나 초음파나 혈액검사 등을 통해 정확히 진단하는 게 바람직하다.

-- 한국에서 간암은 사회활동이 왕성한 40∼50대 이후 남성 환자가 유독 많다. 이유가 있나.

▲ 사실 간암은 우리나라에서 폐암에 이어 사망률의 2위의 암이다. 특히 70∼80대 환자가 많은 폐암과 달리 40∼50대 남성에서 발병이 잦다. 그만큼 사회 경제적 손실도 큰 편이다. 중년 남성 환자가 많은 건 호르몬적인 측면과 과도한 음주를 꼽을 수 있다. 음주의 경우 B형간염, C형간염이나 지방간 상태에서 술을 마시게 되면 간암 발생 위험이 더욱 커진다.

-- 간암 유병률과 사망률이 이렇게 높은데도 조기진단이 늦는 이유는.

▲ 여러 가지가 있지만, 무엇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C형간염, B형간염, 지방간, 알코올성 간질환에 대해 아주 관대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C형간염의 경우에는 국가검진에 들어가 있지 않아 감염 여부조차 모르고 지내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대로 방치하면 간암으로 진행할 수 있다. B형간염의 경우에도 간경화 없이 곧바로 간암으로 진행할 수 있다. 또 지방간은 우리나라 국민의 35%가 갖고 있는데도, '건강한 간염 보유자'라는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다. 이런 생각 때문에 건강검진을 잘 받지 않아 조기진단이 안되고 결국 진행성 간암 단계에서 진단되는 것이다.

-- 진행성 간암과 조기 간암의 예후는 어떤가.

▲ 서울대병원에서 시행한 분석 결과를 보면 검진을 통해 조기에 간암을 진단받은 환자들은 간이식 수술의 경우 5년 생존율이 95∼99%에 달하고, 전체적으로 봐도 수술 후 5년 생존율이 거의 80% 이상의 성적을 보인다. 하지만 진행성 간암은 목표 자체가 5년 생존율이 아니다. 그때부터는 6개월을 생존할 수 있겠느냐, 12개월을 생존할 수 있겠느냐를 따져야 하는 상황이 된다.

비만과 간암
비만과 간암

[자료사진]

-- 간암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 우선 10∼30대 젊은 연령층에서는 자기가 B형간염이나 C형간염이 있는지 검사해봐야 한다. 만약 이런 바이러스 간염을 갖고 있다면 40대부터는 1년에 두 번 정도 적극적인 건강검진을 받는 게 중요하다. B형간염은 예방 백신이 있지만, C형간염은 아직 이런 백신이 없다. 다만, C형간염은 8주 동안 약을 꾸준히 먹으면 99% 완치될 수 있는 의약품이 이미 여러 개 개발된 상황이다. B형간염도 C형간염만큼은 아니지만, 간암의 진행을 70% 이상 막아줄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제들이 있다. 바이러스 간염에 걸린 줄도 모른 채 약도 안 먹고 있다가 간경변으로 진행돼 간암이 생긴다는 건 너무나도 비극적이라는 점을 명심했으면 좋겠다.

-- 간암에 방사선 치료 효과는 어떤가.

▲ 간암에도 이제는 방사선 치료가 매우 정밀해졌다. 정상 간에는 방사선이 거의 안 들어가고 종양에만 방사선량을 높일 수 있게 되면서 치료 성공률이 상승했다. 최근에 나온 보고서를 보면, 방사선 치료 후 3년 생존율이 70% 이상이다. 특히 간 문맥 혈관과 같은 혈관 침범이 있는 경우에는 다른 치료법이 마땅한 게 아직 없기 때문에 방사선 치료의 역할이 크다.

-- 항암치료는 어느 정도의 효과가 있나.

▲ 수술이 불가능하고, 간이식을 해도 재발이 우려되는 경우에는 표적항암제나 면역항암제 등을 이용한 복합치료를 많이 하는 편이다. 과거에 3∼4개월 생존하던 환자들이 항암제 치료를 받으면 13∼14개월로 생존 기간이 늘어난다. 최근에는 3차 치료제까지 개발돼 1차부터 3차까지 연속으로 치료를 받으면 생존 기간이 26개월 이상으로 증가한다. 6개월 미만 생존에 그쳤던 진행성 간암에서 항암 치료로 거의 2년 가까운 생존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은 고무적인 성과라고 말할 수 있다.

-- 간암 진한 후 다른 병원이나 의료진에게 이차적인 의견을 받는 게 바람직한가.

▲ 권고한다. 암에서 모든 의사의 의견이 같다는 건 정상이 아니다. 간암은 더욱 그렇다. 각기 다른 병원의 두 전문의로부터 의견을 들어보고 치료를 결정하는 게 좋겠다.

-- 간암 치료는 어떻게 하나.

▲ 간암은 암 부위를 잘라내는 수술 외에도 여러 가지 효과적인 치료법이 있다. 크게는 종양을 태우거나 얼려서 죽이는 소작술, 혈관 속으로 약물을 주입하는 색전술로 나뉜다. 색전술은 주로 수술이나 소작술이 불가능하고, 종양이 여러 개인 경우에 쓰인다. 색전술의 경우 적극적인 수술을 대체하는 치료법이라기보다는 생명을 최대한 연장하는 목적이 크다. 일부 환자들은 색전술을 한 이후에 수술이나 간이식이 가능한 경우도 있다.

-- 간암에서 간이식 치료가 가능한 환자는 얼마나 되나.

▲ 간암 환자 중 절반가량이 간이식을 받을 수 있는 단계에서 진단이 되지만, 실제 간이식을 받는 환자들은 5% 정도에 그친다. 국내 뇌사자 간이식이 워낙 적은데다, 건강한 사람의 간을 절반 이상 떼어내 이식하는 생체 간이식도 아직은 위험 부담이 크게 때문이다.

[김길원의 헬스노트]

[김길원의 헬스노트]

-- 간암 예방을 위한 올바른 식생활 습관은.

▲ 무엇보다 본인이 바이러스 간염이 있는지, 알코올성 간 질환이 있는지를 아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평소 비만해지지 않도록 꾸준히 운동하면서 술, 담배, 한약재 남용을 피해야 한다. 또한 녹즙도 고농도로 너무 많이 마시면 자칫 간에 해가 될 수 있다. 식물에는 보호 작용을 하는 독성물질이 들어있는데 이게 녹즙 같은 형태로 몸에 과도하게 들어가면 간에 큰 부담이 된다. 간 기능만 보자면, 채소는 녹즙 형태보다 그대로 씹어먹는 게 좋다. 다만, 커피는 간경화와 간암 발생률을 최대 40%까지 떨어뜨린다는 보고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설탕을 넣지 않은 아메리카노 형태의 커피라면 하루 3잔 정도까지는 권장할 수 있다. 과일은 과당이 많아서 너무 많이 먹으면 지방간염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배가 부를 수 있는 정도로는 먹지 않는 게 좋다.

◇ 간 건강을 위한 생활수칙 10계명(대한간학회)

① 불필요한 약은 오히려 간에 해로울 수 있는 만큼 삼가야 한다. 특히 간 질환이 있는 환자는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② 지나친 음주는 심각한 간 질환의 원인이 된다. 과다한 음주 후 해장술이나 불필요한 약제의 추가 복용은 간 손상을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삼가야 한다.

③ 음식이나 식수가 간염 바이러스에 오염될 수 있는 만큼 집 밖에서 마시는 물, 먹는 음식이 위생적인지 다시 한번 확인해야 한다.

④ 평소 영양분이 어느 한 가지로 치우치지 않도록 균형 잡힌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

⑤ 튀기거나 기름진 음식을 줄이고 싱겁게 먹는 습관을 지니도록 한다.

⑥ 섬유소가 많은 야채, 과일, 곡물을 많이 섭취한다.

⑦ 너무 달고 지방 성분이 많은 후식이나 간식은 피하고, 비만해지지 않도록 체중을 조절한다.

⑧ 무리한 체중 감량으로 몸에 필요한 비타민이나 미네랄 성분, 영양분들이 부족해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⑨ 일주일에 1㎏ 이상 급격한 체중감소는 심한 지방간염 혹은 간부전증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⑩ 적당한 운동은 건강한 간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bi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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