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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고 삼키고 들이쉬고…주사기 안쓰는 '민첩한' 코로나 백신·치료제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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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고 삼키고 들이쉬고…주사기 안쓰는 '민첩한' 코로나 백신·치료제가 온다

2021.08.04 13:15
제약사들 가루형·스프레이형·알약형 등 다양한 형태 개발
국내외 제약업체들은 현재 ′주사가 아닌′ 새로운 형태의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경쟁이 붙었다. 전문가들은 스프레이나 가루, 알약 형태의 백신과 치료제가 나오면 지금보다 훨씬 쉽고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고,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 등 현재 백신 공급이 어려운 지역에도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국내외 제약업체들은 현재 '주사가 아닌' 새로운 형태의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경쟁이 붙었다. 전문가들은 스프레이나 가루, 알약 형태의 백신과 치료제가 나오면 지금보다 훨씬 쉽고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고,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 등 현재 백신 공급이 어려운 지역에도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 공급이 전세계적으로 원활하지 않으면서 백신 접종 빈부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미국과 영국 등 일부 국가는 백신을 만드는 제약사를 보유하고 접종률도 높은 편이지만 최근 방역 완화조치와 변이 확산으로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반면 아프리카와 서남아시아, 중남미 등에서는 백신 수급 불균형과 백신 유통망을 갖추지 못해 확산세가 잦아들지 못하고 있다. 

 

해외와 국내 제약사들은 보관 조건이 까다롭고 생산이 까다로운 주사제 방식보다 쉽게 먹거나 뿌리는 백신이나 치료제를 만들어 보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병원에서 약물을 주사에 넣고 정맥을 통해 접종하는 방법대신, 스프레이로 콧속이나 목 안에 뿌리거나 가루를 코로 들이마시고, 알약을 물과 함께 꿀꺽 삼키는 방법을 찾고 있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현재까지 긴급 사용 승인한 코로나19 백신들은 모두 주사제 방식이다. 세계백신연합(GAVI)은 코로나19에 대한 예방효과가 화이자 백신 95%, 모더나 백신 94%, 아스트라제네카(AZ)는 90%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백신은 바이러스를 차단하는 효과가 꽤 높으며 감염되더라도 위중증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100% 차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세계적으로 4차 유행이 번지면서 백신 수요가 늘면서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백신을 일부 회피하는 변이 바이러스까지 나타나면서 추가 접종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백신이 더 많이 필요해졌다.

 

코로나19에 대한 치료제는 아직까지 없지만 치료 현장에서 증상 완화에 사용되고 있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에볼라치료제로 개발된 렘데시비르를 코로나19 치료용으로 긴급 승인했다. 주로 중증환자를 치료할 때만 사용하는데, 정맥 주사제이기 때문에 이 역시 생산이나 보급에 한계가 있다.

 

전문가들은 스프레이나 가루, 알약 형태의 백신과 치료제가 나오면 지금보다 훨씬 쉽고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고,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 등 현재 백신 공급이 어려운 지역에도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초저온 보관, 주사기가 필요 없는 스프레이형 코로나19 백신

  

[사진자료] 바이오로그디바이스, “샐바시온 세계최초 비강분사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제 출시 앞둬” 바이오로그디바이스 제공
스프레이형 코로나19 예방용으로 가장 먼저 시판될 것으로 기대되는 것은 미국 샐바시온이 개발한 코빅실V다. 샐바시온은 3일 코빅실V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99.99% 사멸한다는 연구 결과를 얻었다며 FDA와 유럽의약품청(EMA)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세균이나 곰팡이 감염을 차단하는 코빅실G을 코로나19 예방 목적으로 내놓은 것이다. 식품첨가물인 LAE와 구리염을 최적의 조성비로 합성해 만들어, 약물이 아닌 의료장비로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바이오로그디바이스 제공

WHO가 지난달 30일 공개한 자료를 보면 현재 전 세계에서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은 총 292종에 이른다. 이 중 108종이 현재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코에 뿌리는 스프레이 형태의 백신이 7개, 알약 형태의 백신이 2개이 눈에 띈다.  

 

비주사 방식은 접종이 수월하고, 생산이나 운송, 보관에 제약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가난한 나라의 희망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도 아프리카와 동남아, 남미 등 백신 접종률이 낮은 국가에도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약업체들은 바이러스 침투를 차단하는 스프레이형 예방제를 개발하고 있다. 액체 상태의 약물을 에어로졸로 만들어 콧 속에 뿌려 흡수시키는 원리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표면에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은 콧속 세포에 있는 수용체에 결합시키는 방법으로 인체에 침투하는데, 에어로졸이 바이러스가 결합하지 못하도록 세포 수용체를 막아버린다. 바이러스가 붙지 않게 콧속을 코팅하는 셈이다. 


미국 샐바시온이 개발한 코빅실V은 스프레이형 코로나19 예방제 중에 가장 앞서 시판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샐바시온은 3일 "코빅실V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99.99% 사멸한다는 연구 결과를 얻었다"며 "FDA와 유럽의약품청(EMA)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세균이나 곰팡이 감염을 차단하는 코빅실G을 코로나19 예방 목적으로 내놓은 것이다. 식품첨가물인 LAE와 구리염을 최적의 조성비로 합성한 방식이라 약물이 아닌 의료장비로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샐바시온의 국내 투자사인 바이오로그디바이스의 최왕규 경영지원실 이사는 "미국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암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시험관(in vitro)과 생체 내(in vivo)에서 시험한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를 99.99% 사멸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얻었다"며 "이번에 승인된다면 세계 최초로 코로나19를 차단하는 스프레이 예방제가 탄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에는 호흡기바이러스를 차단하는 목적으로 시판 중인 한미약품의 콜드마스크 비강스프레이가 코로나19를 차단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었다. 주성분은 천연물질인 람다카라기난이며 코로나19 치료제로 긴급승인된 약물인 렘데시비르보다 항바이러스 활성 수치가 15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가 '사이언티픽리포츠'에 실리기도 했다. 다만 코로나19 예방 목적으로 식약처에서 승인된 바는 없다. 

 

현재 사용되는 주사제 백신처럼 몸속에서 항체를 만드는 백신도 비주사 형태로 개발되고 있다. 스웨덴 의료기기제조업체 이코노보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단백질을 이용해 코로 들이마시는 가루 형태의 백신을 개발했다. 현재 전임상시험을 마치고 10월부터 임상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다. 요한 와보그 이코노보 CEO는 BBC와 인터뷰를 통해 "천식 환자들을 위한 흡입기를 만들어온 이력을 활용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했다"며 "플리스틱 커버를 떼면 흡입기가 작동해 입에 넣고 심호흡을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화이자 역시 내년 출시 목표로 가루 형태의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화이자 백신이 세계에서 널리 쓰이고 있지만 영하 70도 이하의 초저온에서만 유통이 가능하다는 한계점이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러시아 스푸트니크V 백신도 스프레이 형태로 개발 중이다. 

 

 

콧속에 직접 뿌리면 바이러스 사멸 효과 좋은 대신 지속성이 짧아
천식 환자들이 사용하는 스프레이형 치료제처럼 제약업체들은 스프레이형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콧속에 직접 약물을 투여하면 바이러스를 차단하는 효과가 훨씬 좋기 때문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제약업체들은 천식 환자들이 사용하는 스프레이형 치료제처럼 스프레이형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콧속에 직접 약물을 투여하면 훨씬 효과적으로 바이러스를 사멸시킬 수 있어서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캐나다 바이오기업 새노타이즈가 개발한 '에노비드'는 코로나19 치료제 가운데 스프레이형 치료제로 가장 앞서 있다. 이달 초 이스라엘에서 긴급 사용 허가를 받았으며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다. 이 약품은 천연 나노분자인 산화질소를 콧속에 뿌려 바이러스를 차단하는 원리다. 지난 3월 영국에서 진행한 임상 2상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24시간 안에 95%, 72시간 안에 99% 사멸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국내 기업인 진원생명과학도 질소산화물을 뿌리는 형태인 코로나19 치료약물 'GLS-1200'을 개발했다. 역시 콧속에 물리적, 화학적인 장벽을 만들어 바이러스를 차단하는 원리다. 지난 5월 미국에서 임상 2상 승인을 받았으며, 캐나다와 인도, 브라질, 멕시코 등에서도 임상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한미약품도 스프레이형 코로나19 치료제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해 7월부터 중국에서 시판 중인 진해거담제 '이안핑'을 코로나19 치료 목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 약물은 인도에서 오래 전부터 사용했던 암브록솔이라는 원료로 만들었는데, 가래를 없애고 기침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중국에서 호흡기 증상을 줄일 목적으로 코로나19 환자들에게 이안핑을 처방했는데, 급성 호흡기 장애 증상과 과민 면역 반응 위험을 크게 줄이는 효과가 나타났다. 인공호흡기와 호환이 되는 덕에 자가호흡이 힘든 중증환자에게도 약물을 빠르게 투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셀트리온도 자제 개발한 주사형 항체치료제인 '렉키노나주'를 스프레이형으로 개선 연구 중이며, 미국 제약업체인 IGM바이오사이언스도 코로나19를 예방하도록 설계된 인간 단일클론 항체 약물(IGM-6268)을 개발해 전임상시험을 끝내고 임상시험을 앞두고 있다. 

 

다만 스프레이형 백신과 치료제는 정맥주사보다 약효 지속성이 짧다는 한계가 있다. 코빅실V, 에노비드 등은 매 6시간마다 분무를 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신종플루 잡은 타미플루", 코로나19 잡을 알약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유행세를 잡으려면 과거 신종인플루엔자에 대한 항바이러스제 ′타미플루′가 나왔던 것처럼 코로나19에 대한 경구용 항바이러스제가 나와야 한다고 보고 있다. 어느 약국에서나 구할 수 있을 만큼 생산, 유통이 쉬워야 하고 저렴해야 하며 알약 형태로 쉽게 삼킬 수 있어야 한다. 연합뉴스 제공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유행세를 잡으려면 과거 신종인플루엔자에 대한 항바이러스제 '타미플루'가 나왔던 것처럼 코로나19에 대한 경구용 항바이러스제가 나와야 한다고 보고 있다. 어느 약국에서나 구할 수 있을 만큼 생산, 유통이 쉬워야 하고 저렴해야 하며 알약 형태로 쉽게 삼킬 수 있어야 한다. 연합뉴스 제공

전문가들은 좀더 강력한 치료제 처방으로 코로나19에 대한 경구용 항바이러스제가 나와야 한다고 보고 있다. 어느 약국에서나 구할 수 있을 만큼 생산, 유통이 쉬워야 하고 저렴해야 하며 알약 형태로 쉽게 삼킬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 신종인플루엔자에 대한 항바이러스제 '타미플루'가 나온 것과 같은 강력한 효과를 보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는 FDA가 코로나19 치료 목적으로 긴급 승인한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는 정맥주사제로 병원에 입원한 중증환자에 한해서만 사용된다.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가 나오면 증상이 가벼운 초기 감염자부터 사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그만큼 완치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도 줄일 수 있다.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로 가장 앞선 것은 다국적제약업체 머크앤드컴퍼니(MSD)가 개발한 '몰누피라비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물질인 RNA에 들어가 바이러스가 복제되는 과정에 오류를 일으켜 사멸시키는 원리다. 증상이 가벼운 환자가 하루 두 번 다섯 알씩 먹는 것만으로도 크게 호전되는 효과가 있다. 현재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르면 9~10월 FDA에서 긴급 사용 승인을 받을 전망이다.

 

미국 정부는 이미 12억 달러(한화 약 1조4000억원)을 들여 몰누피라비르 170만 개에 대한 선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환자 1인당 약 700달러(80만원)의 가격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코로나19 변이에 대응하고 복용하는 데 편의성을 고려하고 있다"며 "하반기에 임상시험이 끝나고 긴급 승인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몰누피라비르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MSD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이스라엘에 본사를 둔 오라메드제약도 인도의 경구약물전달시스템개발업체인 프레마스바이오테크와 함께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했다. 이 약물 역시 알약 형태이며 하루에 한 번만 복용해도 된다. 지난 3월 전임상시험을 통해 코로나19에 대한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이 약물은 스파이크단백질을 비롯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단백질을 3가지나 인식해 공격할 수 있다. 그만큼 바이러스를 사멸시키는 효과가 좋다. 또 이 약물이 인식하는 단백질은 돌연변이가 거의 일어나지 않는 부위라서, 델타 변이 등에도 강력할 것으로 기대된다. 오라메드제약은 이달부터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이킬로브 병원에서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델타 변이를 포함한 코로나19의 다양한 변이에 대해서도 실제 저항력이 있는지 시험하고 있다.  
 
화이자에서도 경구용 코로나19 치료물질(PF-07321332)을 개발해 지난 3월 말부터 코로나19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시작했다. 

 

국내 업체 중에서는 대웅제약이 개발 과정에서 가장 앞선 편이다. 대웅제약은 이미 시판 중인 췌장염 치료제 '호이스타정'의 주요 성분인 카모스타트 메실레이트가 염증을 완화하는 과정에서 세포 표면에 있는 ACE수용체와 ACE2수용체를 닫아버린다는 점에 착안해 코로나19 치료제 '코비블록'을 개발했다. ACE수용체와 ACE2수용체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하기 위해서 반드시 결합해야 하는 부위로, 여기를 닫아버리면 바이러스를 차단할 수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 27일 코비블록의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했다. 기침이나 호흡곤란 등 호흡기 증상을 완화시키는 효과와 안전성은 확인했지만, 안타깝게도 증상이 개선되기까지 걸린 시간을 자연 치유에 비해 단 하루 줄였다는 결과를 얻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주평가변수를 충족하지 못했지만, 50대 이상 경증 환자에서는 증상 개선의 효과를 확인했다"며 "아직까지 코로나19에 대한 경구용 치료제가 없는 만큼 정부와 논의해 임상 3상 진행 여부 등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웅제약은 콧속에서 즉각 약효를 얻기 위해 코비블록을 스프레이 형태로도 개발할 계획이다. 

 

진원생명과학도 알약 형태의 코로나19 치료물질(GLS-1027)을 개발해 현재 한국과 미국, 북마케도니아, 불가리아, 푸에르토리코 등 5개국에서 코로나19 환자 132명을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 2상을 앞두고 있다. 이외에도 부광약품과 신풍제약 등에서 알약 형태의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해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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