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서정필] 담배의 주요 성분인 니코틴(Nicotine)이 중성지방을 축적해 유방암의 폐 전이를 촉진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을 밝혀낸 연구팀은 중성지방의 축적을 막을 수 있는 천연화합물을 발견하고 동물 모델 실험을 통해 그 효과을 입증했다.
앞선 연구를 통해 흡연과 암의 연관성은 여러 차례 알려져 왔지만 유방암이 폐로 전이되는 과정에서 발암성 화학 물질인 니코틴의 작용 기전이 규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웨이크 포레스트 대학 침례병원(Wake Forest University Baptist Medical Center) 연구팀은 유방암 환자 1077명을 흡연 경험에 따라 두 그룹(비흡연 581명, 흡연 496명)으로 나눈 뒤 폐 전이 비율을 조사했다.
조사결과 흡연 경험이 없는 581명 중 암이 폐로 전이된 환자는 99명으로 약 17%였으며 흡연 경험이 있는 496명 중 암이 폐로 전이된 환자는 114명으로 약 23%에 달해 흡연한 경우 폐로 전이될 위험도가 1.3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유방암에 걸리게 한 쥐를 니코틴에 노출시키는 ‘유방암 전이 쥐 모델’(mouse model of breast cancer metastasis) 실험을 통해 니코틴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폐에 암이 발현되기 좋은 염증성 미세 환경이 생성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연구팀은 “관찰 결과 활성 중성자극이 계속해서 유입되면서 폐가 암이 전이되기 좋은 상태로 변화했다”며 “시간이 갈수록 자극의 횟수는 늘어났으며 (암이 전이될) 틈새가 늘어날수록 그 틈새를 통해 중성지방도 많아졌고 이 중성지방을 통해 암전이에 주요 역할을 하는 ‘STAT3 활성화 LCN2’라는 단백질이 발현됐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니코틴에 노출했던 실험용 쥐에 니코틴을 30일 동안 노출하지 않은 뒤 계속 노출시킨 집단과 비교하는 후속실험도 진행했다”며 “그 결과 두 집단 간 전이의 발생률과 속도의 차이가 미미해 흡연자였던 유방암 환자들은 담배를 끊더라도 유방암의 폐 전이 위험에 지속적으로 노출된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계속해서 연구팀은 폐 속 중성지방의 축적을 막는 것이 유방암의 폐전이를 막을 수 있다는 사실에 근거해 중성지방의 축적을 막을 수 있는 약물 후보군을 정하고 유방암에 걸린 쥐에게 투여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로디올라 로제아(Rhodiola rosea)라는 식물에서 발견되는 천연 화합물인 ‘살리드로사이드’(salidroside)의 효과를 확인했다.
항염·항암·항바이러스 성질을 가진 이 화합물은 폐 속 중성지방의 확장을 막아 이후 폐 전이 발생률을 낮췄다.
이번 연구 수석 저자인 와타나베 쿠노스케(Kounosuke Watabe) 웨이크포레스트 대학교(Wake Forest University) 교수는 “유방암 환자들은 특히 절대 금연해야 전이를 막을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며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살리드로이드가 유방암 폐암 전이를 예방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후속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