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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 가장 큰 대왕고래의 대화 엿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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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 가장 큰 대왕고래의 대화 엿듣는다

2021.01.13 10:35
국제 공동연구팀이 남극해에서 운영하는 무인자율 수중음향관측 장비. 1년 이상 장기 관측이 가능하며 수중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음원 포착과 식별에 용이하다. 극지연구소 제공.
국제 공동연구팀이 남극해에서 운영하는 무인자율 수중음향관측 장비. 1년 이상 장기 관측이 가능하며 수중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음원 포착과 식별에 용이하다. 극지연구소 제공.

대왕고래(흰긴수염고래)와 긴수염고래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동물 중 가장 큰 동물이다. 물 속에서 멀리까지 전파되는 약 20헤르츠(Hz)의 저주파 소리를 내 서로 대화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이 내는 저주파 소리는 개체 수나 활동 반경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 하지만 이들이 서식하는 남극 바다에서 오랜 시간 체계적으로 저주파 소리를 관측하고 분석하기 쉽지 않다. 

 

극지연구소는 호주 남극연구소, 미국 해양대기청, 프랑스 브리타니 대학,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레토리아대학 등이 참여한 공동연구를 통해 남극 바다에서 기록된 소리에서 대왕고래와 긴수염고래의 소리만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국제 공동연구팀은 남극 바다의 소리를 안정적으로 담을 수 있는 무인자율 수중음향 관측 장비를 도입해 지난 20여년간 30만 시간의 관측 자료를 확보했다. 

지구에서 가장 큰 동물인 대왕고래. 미국해양대기청(NOAA) 제공.
지구에서 가장 큰 동물인 대왕고래. 미국해양대기청(NOAA) 제공.

연구팀은 저주파 소리의 특징을 활용해 음향 관측 자료에서 이들 고래의 소리를 자동으로 찾아내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분석한 결과 2014년 대왕고래 신호의 경우 남극 세종기지 근처에서 가장 많이, 장보고기지 근처에서 가장 적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로 식별된 10만건 이상의 고래 신호 관측 자료를 일반에 공개했다.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되면 고래의 시공간적인 움직임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대왕고래는 출산을 위해 열대 지역 바다로 이동했다가 새끼와 함께 5000km를 헤엄쳐 먹이가 풍부한 남극해로 돌아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거대 고래들의 배설물은 광합성을 하는 식물 플랑크톤의 먹이가 된다. 죽은 뒤에는 다량의 탄소를 품고 바다로 가라앉아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역할도 한다. 

 

그러나 대왕고래와 긴수염고래는 20세기 들어 각각 수십만 마리가 포획돼 멸종위기 종으로 지정됐다. 관측 자료 부족으로 정확한 개체 수 파악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원상 극지연구소 빙하환경연구본부장은 “남극바다에 설치된 관측망을 활용해 멸종위기종 및 다른 해양동물들의 서식 연구와 함께 기후변화가 남극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등으로 연구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이달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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