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박사) 인력 공급과잉…하향취업 및 일자리 질적 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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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박사) 인력 공급과잉…하향취업 및 일자리 질적 저하
  • 김한나 기자
  • 승인 2020.09.2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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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직업능력개발원, ‘국내신규박사학위취득자 실태조사 분석 결과’ 발표
- “2019년 8월, 2020년 2월 박사학위 취득자 중 54.9%가 취업”
- 고급 인력 양성 시스템 및 다양한 전문 직종 개발의 정책적 보완 필요

우리나라 박사인력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고학력을 위한 일자리는 많지 않아 고급 인력이 하향취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 2회(2월과 9월) ‘국내신규박사학위취득자 실태조사’를 실시하는 한국직업능력개발원(KRIVET)이 2019년 8월 및 2020년 2월 국내 대학에서 신규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이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서는 국내 신규 박사학위 취득자 현황을 분석하고 박사인력의 양성, 배분, 활용 관련 정책 수립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국내 대학에서 박사를 취득한 신규 학위자 전체를 대상으로 「국내신규박사학위취득자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THE HRD REVIEW」 제23권 3호, <조사·통계 브리프>로 발표된 ‘국내 신규 박사인력의 노동시장 이행실태’에 따르면 ‘2019년 8월과 2020년 2월 박사학위 취득자 중 54.9%가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에 활용한 대상은 2019년 8월과 2020년 2월 박사학위 취득자 중 외국인을 제외한 9,103명이다.

◆ 신규 박사학위 취득자 기본 특성

외국인을 제외한 국내 신규 박사학위 취득자는 남성 63.0%, 여성 37.0%로 남성 비중이 높으며, 연령별로는 만 30세 미만 8.9%, 만 30~39세 46.3%, 만 40~49세 24.4%, 만 50세 이상 20.5%로 평균 만 나이는 약 40.3세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53.5%, 비수도권 46.5%로 수도권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응답자가 상대적으로 많으며, 설립 유형의 경우 국·공립 37.7%, 사립 62.4%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대부분이 일반대학원(91.1%) 졸업자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전문/특수대학원 졸업자는 8.9%에 불과했다.

전공계열별 박사학위 취득자를 살펴보면, 공학, 제조 및 건설이 28.6%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보건 및 복지 16.4%, 자연과학, 수학 및 통계학 13.4%, 경영, 행정 및 법 12.0%, 예술 및 인문학 9.9%, 서비스 6.0%, 교육 5.9%, 사회과학, 언론 및 정보학 4.8%, 정보통신 기술 2.0%, 농림어업 및 수의학 1.1% 순이었다. 그리고 학업전념자 39.3%, 직장병행자 60.7%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박사과정과 직장을 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 신규 박사인력 이행 실태

▷ 학업 전념자와 직장 병행자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19년 8월 및 2020년 2월 박사학위 취득자의 직장병행자 비중이 학업전념자에 비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표준교육분류를 기준으로 전공계열별 학업전념자의 비중을 살펴보면, 자연과학, 수학 및 통계학이 67.2%로 가장 높았으며, 정보통신 기술 55.6%, 공학, 제조 및 건설 55.5%, 예술 및 인문학 36.6%의 순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다른 계열에 비해 서비스(13.4%)와 경영, 행정 및 법(16.5%)에서 직장 병행자가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 박사학위 취득 후 첫 일자리 특성

박사학위 취득 후 이행 현황을 살펴보면 응답자의 54.9%가 현재 취업 중이거나 취업 확정인
상태이고, 박사후 과정 11.0%, 시간강사 5.5%, 미취업인 경우가 28.6%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공계열별로 살펴보면 경영, 행정 및 법의 경우 취업자의 비중이 73.4%로 다른 전공계열에 비해 높은 편이고 예술 및 인문학과 자연과학, 수학 및 통계학의 취업률이 각각 38.8%, 32.4%로 나타났다. 자연과학, 수학 및 통계학 박사학위 취득자의 경우 27.5%가 박사후 과정 수행 중이거나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고, 미취업자의 비중도 38.5%로 다른 전공계열에 비해 높은 편이었다.

▷ 박사학위 취득 후 첫 일자리의 직장 형태

박사학위 취득 후 첫 일자리에서 학업전념자와 직장병행자의 직장 형태를 살펴보면, 정부·지방자치단체, 공공연구소, 공기업과 같은 공공 부문에서 근무하는 직장병행자는 17.7%, 학업전념자는 11.2%인 반면, 민간기업 및 민간연구소의 경우 직장병행자 26.3%, 학업전념자 35.0%로 나타났다. 직장병행자의 경우 공공 부문에 근무하면서 박사학위를 병행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첫 일자리가 대학인 경우는 학업전념자가 46.1%로 직장병행자 22.0%에 비해 높은 반면, 초·중·고등학교, 병원 및 의료기관 등 공공, 민간, 대학을 제외한 분야에서는 직장병행자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전공계열별로는 교육의 경우 35.1%가 초·중·고등학교에 취업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예술 및 인문학과 자연과학, 수학 및 통계학 박사학위 취득자는 각각 42.0%, 39.9%가 대학에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 부문 취업의 경우 농림어업 및 수의학 33.0%, 사회과학, 언론 및 정보학 23.1%, 정보통신 기술 22.2%, 경영, 행정 및 법 22.0%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민간 부문의 경우 정보통신 기술 박사학위 취득자의 50.8%가 취업하였으며 공학, 제조 및 건설이 46.9%, 서비스가 21.2% 순으로 나타났음 .

▷ 박사학위 취득 후 첫 일자리의 직업

박사학위 취득 후 첫 일자리 직업에서는 75.1%가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관리자는 15.1%, 사무종사자 2.3%로 나타났다. 학업전념자 중 취업자의 92.2%가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이며, 기타 직업이 4.1%의 순으로 나타났음. 직장병행자의 직종별 비중은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 70.2%, 관리자 18.7%, 기타 직업 7.0%의 순으로 나타남.

전공계열별로 살펴보면, 정보통신 기술 박사학위 취득자 중 취업자의 89.7%가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이며, 자연과학, 수학 및 통계학이 88.0%, 공학, 제조 및 건설이 84.6%로 이공계열 박사학위 취득자의 경우 상대적으로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 취업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리자 취업 비중은 경영, 행정 및 법에서 36.8%, 서비스 21.0%, 사회과학, 언론 및 정보
학이 20.6%로 나타났다.

▷ 박사학위 취득 후 첫 일자리의 종사상 지위

박사학위 취득 후 취업자의 첫 일자리 종사상 지위를 살펴보면 임금근로자가 87.6%, 비임금근로자가 12.4%이고, 상용근로자의 비중은 69.0%였다.

학업전념자의 경우 취업자의 97.8%가 임금근로자이고, 상용직이 64.2%, 임시·일용근로자가 33.7%인 것으로 나타남. 직장병행자의 경우 임금근로자의 비중은 84.6%이지만, 상용근로자인 경우가 70.4%로 학업전념자에 비해 다소 높게 나타났다.

전공계열별 종사상 지위를 살펴보면, 정보통신 기술 박사학위 취득자 중 취업자의 84.9%가 상용근로자이며, 공학, 제조 및 건설(75.1%), 경영, 행정 및 법(72.8%), 교육(70.7%)계열에서 상용근로자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었다.

▷ 국내 신규 박사학위 취득자의 희망 직업

미취업자 및 이직 희망자가 선호하는 직장 형태는 대학이 51.8%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정부·지방자치 단체, 공공연구소, 공기업과 같은 공공 부문이 30.1%, 민간연구소 및 민간기업이 11.6%인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병행자의 63.0%가 대학에 취업하는 것을 선호하며, 공공 부문은 21.7%, 민간 부문은 5.0%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업전념자는 대학에 취업하는 것을 선호하는 비중이 42.4%이고, 공공 부문 또한 37.3%로 높은 편이었다.

전공계열별로 살펴보면, 예술 및 인문학과 교육 분야 박사학위 취득자의 경우 각각 85.2%, 74.6%가 대학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자연과학, 수학 및 통계학, 정보통신 기술, 공학, 제조 및 건설 분야에서 대학을 선호하는 비중은 각각 30.2%, 28.1%, 33.5%로 전공계열에 따라 선호하는 직장 형태가 비교적 뚜렷하게 차이를 보였다.

자연과학, 수학 및 통계학(43.3%), 정보통신 기술(39.1%), 공학, 제조 및 건설(43.6%) 분야에서는 공공 부문을 선호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며, 민간 부문에 대한 선호도 존재했다. ‘경영, 행정 및 법’, ‘사회과학, 언론 및 정보학’의 경우 공공 부문의 선호 비중이 각각 27.4%, 25.8%인 반면, 민간 부문의 경우 각각 5.1%, 3.0%에 불과했다.

직장 선택 시 구직자 및 이직 희망자의 29.7%는 전공 관련성, 27.4%는 고용 안정성을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업전념자의 경우 전공 관련성 29.1%, 고용 안정성 27.1%, 급여 16.1%의 순이며 직장병행자 또한 전공 관련성 30.5%, 고용 안정성 27.9%, 급여 16.7%의 순으로, 박사과정의 유형에 따라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는 사항은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었다.

대부분의 전공에서 고려 사항은 전체 분석 결과와 비슷하게 직장 선택 시 전공 관련성, 고용 안정성, 급여의 순이며, 자연과학, 수학 및 통계학, 정보통신 기술, 서비스에서는 고용안정성이 가장 중요한 고려 사항인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어업 및 수의학의 경우 다른 전공계열에 비해 급여보다 직장 장래성을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었다.

 

◆ 요약 및 결론

○ 2019년 8월 및 2020년 2월 박사학위 취득자의 노동시장 이행 현황을 살펴보면, 취업자
54.9%, 미취업자 28.6%, 박사후 과정 11.0%, 시간강사 5.5%의 비중으로 나타났다.
○ 박사학위 취득 후 첫 일자리의 종사상 지위를 살펴보면 학업전념자의 경우 상용근로자가 64.2%, 임시·일용 근로자가 33.7%인 반면, 직장병행자의 경우 상용근로자의 비중이 70.4%, 임시·일용 근로자가 14.2%이었다.
○ 첫 일자리의 직장 형태가 대학이거나 민간 부문인 경우 학업전념자가 각각 46.1%, 35.0%
로 직장병행자(22.0%, 26.3%)에 비해 높은 반면, 공공 부문에서는 직장병행자의 비중(17.7%)이 학업전념자(11.2%)에 비해 다소 높게 나타났다.
○ 인문학 및 교육 분야 박사학위 취득자의 경우 대부분이 대학에 취업하는 것을 선호하는 반
면, 자연과학, 수학 및 통계학, 정보통신 기술, 공학, 제조 및 건설 계열에서 다른 전공에 비해 공공 부문을 선호하는 비중이 높은 편이었다. 전공계열에 따라 직장 선택의 폭 또는 취업 분야의 경계가 존재하는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다.
○ 고급 인력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해서는 장기간에 걸친 경력 개발이 중요하다. 따라서 고급 인력의 공급과잉에 따른 하향취업 및 일자리의 질적 저하에 대응하기 위하여 고급 인력 양성 시스템 및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다양한 직종 개발 등의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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