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혈압 감지센서 발견…고혈압 이해·치료제개발 기여 기대

KIST 오우택 박사 "심장 혈압 감지 유전자 발견, 기능 확인"

국내 연구진이 우리 몸에서 심장 혈압의 높고 낮음을 감지하고 이상이 생기면 이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심장 혈압 감지 유전자를 발견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오우택 소장팀은 9일 근육 수축과 이완에 따라 작동하는 이온채널인 ‘기계채널'(mechanosensitive channel)에 있는 단백질 ‘텐토닌3′(Tentonin3)이 심장의 혈압 변화를 감지하고 조절하는 센서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고혈압은 현대인의 고질적 질병 중 하나로 뇌졸중, 심장마비 등의 원인이 된다. 몸 안에는 동맥 혈압을 측정해 혈압이 너무 낮으면 높이고 혈압이 높으면 낮춰 정상화하는 메커니즘이 있는데 이것이 잘 작동하지 않으면 고혈압으로 이어진다.

몸 안에 혈압 감지 센서 역할을 하는 혈압수용체가 있다는 사실은 밝혀졌지만 혈압수용체 세포 안의 어떤 단백질이 외부 자극(혈압)을 감지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오우택 박사팀은 이 연구에서 텐토닌3 유전자가 대동맥과 경동맥의 혈압수용체 신경 말단에 다량 분포돼 있으며 텐토닌3이 발현된 신경이 대동맥을 감싸고 있음을 발견하고, 그 기능을 연구해 텐토닌3이 혈압 감지 센서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오 박사팀은 앞서 2016년 텐토닌3이 압력 등 기계적 자극에 따라 이온이 세포 내로 들어가고 나가도록 하는 이온채널인 기계채널임을 처음 밝혀냈으며 이번 연구는 그 후속 연구다.

이온채널은 생체막에 통로를 만들어 생체막 안팎의 이온을 통과시키는 단백질로, 이온 이동에 따라 생체에 전기신호가 발생하고, 이에 따른 세포의 전기적 흥분으로 심장 박동, 호르몬 분비, 감각, 운동 등이 가능해진다.

이온채널 중 하나인 기계채널은 세포에 물리적(기계적) 자극이 가해질 때 작동하는 특성이 있어 혈압 같은 체내의 기계적 자극을 감지하는 생체센서가 된다.

연구팀은 혈압을 조절하는 센서를 파악하기 위해 심장 근방의 신경 다발을 관찰하던 중 대동맥 혈압수용체 신경 말단에서 텐토닌3 유전자가 다량 분포돼 있고 특히 텐토닌3이 발현된 신경이 대동맥을 완전히 감싸고 있음을 발견했다.

이어 유전자 조작 실험을 통해 텐토닌3 유전자를 제거한 쥐는 혈압 감지 능력이 크게 떨어지고 고혈압 상태가 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텐토닌3 유전자가 제거된 쥐에 텐토닌3를 다시 발현시키면 혈압이 원상태로 돌아오는 것으로 확인됐다.

혈압을 상승시키는 약(PE)을 투여할 경우 정상 쥐는 심장박동수가 급격히 감소해 혈압을 낮추는 반응이 나타나지만 텐토닌3 제거 쥐는 심장박동수 감소 폭이 작아 고혈압 상태가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텐토닌3이 없으면 체내 혈압 조절 기능이 정상 작동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오우택 박사는 “이 연구에서 심장 혈류를 감지해 혈압을 조절하는 텐토닌3 이온채널 유전자를 역할을 명확히 밝혔다”며 “심장 혈압 감지 오류로 인해 발생하는 고혈압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이를 치료하는 데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기초임상분야 국제학술지 ‘임상 연구 저널'(JCI)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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