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마다 양식장 내 전복이 대량 폐사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온이 높아져도 잘 견디는 전복 품종만을 선별할 수 있는 방안을 국내 연구진이 찾아냈다.
29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남보혜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사는 지난해 32℃의 수온에서도 살아남는 전복의 유전자적 특성을 파악하는 데 성공했다.
남 연구원과 수산과학원 연구팀은 2008년부터 고수온에서도 생존하는 품종을 연구해 왔으며 2014년에는 참전복 품종이 32℃의 수온에서도 견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품종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는 게 다음 과제였다. 참전복 품종을 일일이 번식하게 하는 방식으로는 생산성을 확보할 수 없었다.
남 연구사는 일반 전복 품종과 차이를 보이는 참전복 품종의 유전자적 특성(유전자 마커)를 찾아냈다. 이 유전자 마커를 활용하면 간편한 검사만으로도 고수온에 견디는 품종인지 아닌지를 바로 찾아낼 수 있다.
이 기술을 전복 종자 양식업자들에게 보급하면 양식업자들은 고수온에서도 잘 견디는 품종만을 선별해 기를 수 있게 된다.
남 연구사는 “2018년 여름에도 고수온에 따른 전복 양식장 피해액이 136억원이 넘었는데 이는 전체 양식 생물 피해액의 20%를 넘은 수준”이라며 “최근 바다 수온이 올라가는 추세라 수온 변화폭이 큰 곳에서도 잘 견디는 품종을 개발하는 데 전복 양식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개발이 완성 단계이기 때문에 앞으로 실증 단계 등을 거쳐 일반 양식업계에도 보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양수산부와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은 이 사례를 포함해 2019년 해양수산과학기술 분야에서 우수 성과를 책으로 엮어 발간했다.
사례집에는 남극 해양미생물을 활용해 혈액동결보존제를 만듦으로써 기존에 냉장 상태로 35일까지 보관할 수 있었던 혈액을 5개월 이상 보관할 수 있는 기술도 포함됐다. 세계 최초로 개발된 이 기술은 혈액 폐기율을 감소해 국내 혈액 자급률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 해양환경 파괴의 주범으로 지목된 스티로폼 부표를 대체할 친환경 페트병 부표 개발 사례 등 총 32건의 우수 기술 사례가 책에서 소개됐다. 사례집은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 홈페이지(www.kimst.re.kr)에서 누구나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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