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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정밀한 코로나19 바이러스 스파이크 단백질 구조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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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정밀한 코로나19 바이러스 스파이크 단백질 구조 밝혀졌다

2020.05.27 15:00
석차옥 서울대 교수-임원필 리하이대 교수팀 성과 "백신·변이 연구에 도움 기대"
석차옥 서울대 화학부 교수와 임원필 미국 리하이대 교수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체세포에 침투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정교한 구조를 당 분자(빨간색)까지 포함해 밝히는 데 성공했다. 서울대 제공
석차옥 서울대 화학부 교수와 임원필 미국 리하이대 교수팀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체세포에 침투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정교한 구조를 당 분자(빨간색)까지 포함해 밝히는 데 성공했다. 서울대 제공

한국과 미국에서 활동하는 과학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체세포에 침투하는 첫 관문 역할을 하는 바이러스 단백질의 가장 정밀한 구조를 밝혀냈다. 기존에도 극저온 현미경을 활용해 이 단백질 구조를 밝힌 연구가 있지만 이보다 더 완전하고 정밀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바이러스의 감염 과정을 정교하게 밝히고 변이를 추적하며, 치료제나 백신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는 석차옥 화학부 교수와 우현욱, 박태용 서울대 연구원, 임원필 미국 리하이대 교수팀은 기존의 현미경 관측 데이터와 자체 개발한 단백질 분자 모델링 프로그램을 활용해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의 돌기를 이루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전체 구조를 부속 물질까지 완벽히 밝히는 데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물리화학저널B’에 발표될 예정이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코로나19를 일으키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가 인체 세포에 침투하기 위해 활용하는 ‘무기’다. 이 바이러스는 인체세포 표면에 돋아난 단백질 중 ‘안지오텐신전환효소2(ACE2)’를 인식해 세포 안에 침투한다. 이 때 ACE2를 인식하는 역할을 하는 바이러스의 부위가 스파이크 단백질이다. 많은 백신과 치료제가 이 단백질을 차단하기 위해 개발되고 있다. 또 사스코로나바이러스-2가 치명적인 변종으로 변할 경우 이 부위에서 변이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돼 바이러스 학자들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부위기도 하다.


석 교수팀은 극저온 전자현미경을 이용해 얻은 스파이크 단백질 구조 데이터에 자체개발한 단백질 분자 모델링 프로그램 ‘갤럭시’를 응용해 단백질 전체의 구조를 정교하게 복원했다. 단백질은 진주목걸이처럼 재료(아미노산)이 길게 연결된 형태인데, 이것이 물리화학적 조건에 따라 복잡하게 꼬이면서 입체 구조를 이룬다. 석 교수팀은 케임브리지대와 이 구조를 정교하게 복원해 냈다. 


여기에 임 교수팀이 일종의 부속 물질인 당 분자와 바이러스의 껍데기(외피막) 구조를 밝혀내 결합시켜 스파이크 단백질의 전체 구조를 완성했다. 당 분자는 바이러스 단백질 곳곳을 감싸고 있는 물질로, 생물학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해 백신이나 치료제를 개발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하지만, 그 동안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연구에서는 거의 연구되지 않았다. 석 교수는 전화 통화에서 “당 분자를 단백질 구조에 결합시키기 까다로운데 이 분야를 오래 연구해 온 임 교수 덕분에 빠른 시간에 정확한 구조를 결합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스파이크 단백질의 구조를 파악하는 과정의 예다. 왼쪽의 각 단백질 부위 구조를 결정하기 위해 여러 가지 모델을 고려하게 된다. 오른쪽에 두 개의 모델 비교 사례가 표시돼 있다. 바이오아카이브 논문 캡쳐
스파이크 단백질의 구조를 파악하는 과정의 예다. 왼쪽의 각 단백질 부위 구조를 결정하기 위해 여러 가지 모델을 고려하게 된다. 오른쪽에 두 개의 모델 비교 사례가 표시돼 있다. 바이오아카이브 논문 캡쳐

이번 연구를 통해 스파이크 단백질이 바이러스에 진짜 못처럼 박혀 결합한 모습부터 세부적인 단백질 부위까지 자세한 모습이 처음 드러났다. 석 교수는  “단백질 전체 구조에 알려진 당 분자를 모두 붙이고 바이러스 외피까지 포함한 첫 연구 결과”라며 “단백질 구조 연구는 물론 코로나19 예방과 치료 연구에 활용할 수 있는 정교한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완성했다”고 말했다.


현재 연구팀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의 슈퍼컴퓨터 ‘누리온’을 이용해 단백질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한 시뮬레이션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유용한 정보를 밝힐 계획이다. 또 전세계 다른 바이러스 연구자 및 치료제, 백신 개발자들도 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구조 정보를 학술논문 사전공개사이트 ‘바이오 아카이브’에 공개했다.

동아사이언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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