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바로가기

기사 상세

IT·과학

[단독] 코로나 10분 신속진단키트 美FDA 등록

김시균 기자
입력 : 
2020-04-05 18:42:45
수정 : 
2020-04-06 08:47:33

글자크기 설정

체외진단 수젠텍 손미진대표

혈액 한방울로 코로나 항체진단
분석장비 없어도 육안 판별 가능

美 시장 전역 수출길 활짝 열려
中제품은 품질탓 등록 줄취소
1차 5만명 검사분 20개국 수출
5월부터 1주 1백만명분 생산
사진설명
 "지난주에 코로나 19 항체 신속진단키트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제품등록에 성공했다. 그동안 미국 주정부 몇 군데서 항체 신속진단키트 공급을 요청해왔는데 제품등록이 된 만큼 곧바로 미국 구석구석으로 빠르게 제품 공급이 이뤄질 것이다." 지난달 25일 식품의약안전처로부터 코로나 19 신속진단키트 수출허가를 받은 체외진단 기업 수젠텍의 손미진 대표는 지난주말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은 유럽 체외진단시약 인증(CE-IVD)을 이미 받았기 때문에 1차 양산 물량부터 바로 수출에 들어갔다"며 "FDA 제품등록이 된 미국시장에도 곧바로 수출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국산 코로나19 진단키트를 미국으로 수출하기위해서는 식품의약국(FDA) 긴급사용승인(EUA) 절차를 밟거나 FDA에 제품 등록을 한뒤 주정부의 주문을 받아 납품을 하면 된다. 수젠텍은 이중 FDA 제품 등록을 통해 각 주정부에 진단키트를 공급하는 후자 방식으로 미국 수출 길이 열린 것이다. FDA 제품등록에 성공한 국산 코로나19 신속진단키트는 수젠텍과 에스디바이오센서 두 군데에 불과하다. 기존에 중국산 신속진단키트 제품 20여개가 FDA에 제품등록을 했지만 최근 품질 문제가 불거지면서 대부분 취소된 상태다.

손 대표는 "유럽서 유럽 체외진단시약 인증(CE-IVD)을 이미 받아놨기때문에 코로나19 신속진단키트 1차 양산물량 5만 테스트(5만명 검사분)를 지난달 31일 유럽, 아시아, 남미 20여개국에 수출했다"며 "이제는 미국시장으로도 제품을 내보내야하기때문에 설비증설을 서둘러 이달 중순부터는 1주 40만 테스트씩 공급하고 내달 5월부터는 1주에 100만 테스트씩 생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손대표는 "현재 주문량이 몰려 있어 생산되는 물량은 바로 바로 수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젠텍이 개발한 코로나19 항체 신속진단키트 'SGTi-flex COVID-19 IgG/IgM'는 코로나19의 특이 단백질을 활용해 개발됐다. 코로나19 감염환자 체내면역반응때 생성되는 IgM 항체와 IgG 항체를 혈액으로 검사한 다음 코로나19 감염여부를 진단한다. 혈액을 검체로 하는 검사법이기에 분자진단법(RT-PCR)처럼 샘플채취 위해도가 높지 않고, 별도 전문인력과 분석장비 없이도 육안으로 10분 이내 감염여부를 판독할 수 있다.

항체 신속진단키트가 RT-PCR 검사법에 비해 정확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 손대표는 "대구 소재 임상병원에서 250명의 검체를 가지고 대량 임상시험을 했는데 94.4%의 진단 정확도가 나왔고, 이는 분자진단법(RT-PCR)에 근접하는 수준의 정확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손 대표는 "RT-PCR만의 한계도 있기 때문에 코로나 19 진단검사를 할때는 항체 검사와 병행하는게 필수"라고 주장했다.

RT-PCR 검사법은 핵산을 증폭해 검사하기때문에 극미량의 코로나 19 바이러스도 정확히 검출해 분석해낼수 있다. 하지만 검체(샘플)를 제대로 추출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더라도 전형적인 증상인 마른기침, 콧물이 나오지 않는 무증상 환자가 상당수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무증상이나 경미한 증상이 지속될 경우, 바이러스 검체 추출이 쉽지 않은데다 검체를 추출하더라도 실제로 존재하는 바이러스 양이 충분치 않다. RT-PCR 검사를 거치더라도 진단결과에 오류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손 대표는 "이 때문에 중국, 미국, 세계보건기구(WHO) 등에서 RT-PCR 검사법과 항체 검사법을 같이 해 정확도를 높일 것을 권고하는 것"이라며 "수젠텍의 신속진단키트는 샘플 임상시험 결과 정확도가 상당히 높게 나왔다. 중국산 제품에 비해 정확도와 품질이 월등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생명연) 연구원 출신으로 미국 국립보건원(NIH), LG화학(구 LG생명과학) 등을 거치며 지난 30년간 질병진단 연구를 해온 손대표는 "의약품에 비해 진단제품이 그동안 국내에서 매우 저평가돼왔는데 이번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계기로 진단분야 중요성과 가치가 재평가된 데에 이 분야 사람들 모두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수젠텍은 지난 2011년 손 대표를 포함한 LG생명과학 진단연구소 출신 연구원 세 명이 설립했다. 지난 2017년 진단기기 분야 최고 기술력을 갖춘 케이맥바이오센터를 인수·합병함으로써 한국에선 드물게 진단키트와 진단장비 기술을 모두 갖춘 회사로 성장했다. 현재 50여명의 연구원을 포함, 총 100여명의 임직원이 일하고 있다.

[김시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