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속 ‘그린 백신’ 주목
입력 : 2020-02-26 00:00
수정 : 2020-02-26 23:59
지난해 국내에서 개발된 돼지열병 ‘그린 백신’. 사진제공=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

식물서 항원 단백질만 분리해 사용…부작용 없고 효과 뛰어나

정부, 농업분야 신기술로 육성…돼지열병 치료제 개발 완료

기존 생백신 대체 땐 세계동물보건기구 청정국 지위회복 가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같은 신변종 바이러스로 전세계가 들썩이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바이러스에 대응하기 위한 농업분야 신기술 ‘그린 백신’이 주목받고 있다.

그린 백신이란 항원 유전자를 삽입한 식물에서 생산하는 재조합 단백질 백신으로 ‘식물 백신’이라고도 불린다. 항원 단백질만 분리해서 사용하기 때문에 부작용이나 바이러스 전파가 없으면서 효과는 뛰어난 장점이 있다. 또 식물공장 생산방식을 적용하면 비교적 단기간 내 백신을 생산할 수 있어 바이러스에 대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

이런 장점 때문에 해외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그린 백신 연구가 계속돼왔다.

독일의 한 벤처기업이 담배에서 천연 항생 단백질을 생산해 축산물 가공공정 중 살모넬라균을 살균하는 데 사용하는 제품을 만들어낸 것이 그 예다.

일본에서는 농약·상토 등을 만들던 한 농자재기업이 완전 밀폐된 식물공장에서 생산한 딸기를 이용해 개나 고양이의 치주염에 효과적인 치료제를 개발한 사례도 있다.

또 치사율이 높은 것으로 유명한 에볼라바이러스의 치료 항체가 담배과 식물에서 생산된 적도 있다. 이 약품은 에볼라 발병 초기에 치료제로 사용승인을 받았으나 현재는 생산이 중단된 상태다. 당시 백신 생산을 책임지고 진행했던 켄터키 바이오프로세싱은 최근 담뱃잎을 이용해 코로나19 항체 생산 여부를 검토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같은 세계적 흐름에 발맞춰 우리 정부도 그린 백신을 농업분야의 유망 신기술로 꼽으며 육성해왔다.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의 연구과제를 통해 바이오앱이 지난해 세계 최초로 개발한 돼지열병(CSF) 그린 백신이 대표적이다.

인허가 과정을 거치고 시장 진입을 앞둔 이 백신은 기존 돼지열병 치료에 사용되던 생백신의 부작용인 유산·사산 및 식욕 저하 등이 없는 제품으로 알려졌다.

또 이 제품은 청정국 지위회복을 위한 해결책으로도 부상하고 있다. 기존 생백신은 바이러스를 주입해 항체를 만드는 방식이라 감염 돼지와 백신접종 돼지를 구분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었다.

손은주 바이오앱 대표이사는 “식물을 이용한 그린 백신을 사용할 경우 세계동물보건기구(OIE)로부터 청정국 지위회복이 가능해 양돈 수출길도 열리고 농가소득도 늘어날 것”이라며 “2017년부터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치료를 위한 그린 백신 및 진단키트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윤동진 농림축산식품부 농업생명정책관은 “바이오산업은 인구·자원·환경 등 글로벌 사회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돌파구이자 급속한 산업 성장이 예상되는 유망분야”라면서 “각 분야의 다양한 의견을 정책에 반영해 농식품산업에 바이오기술을 접목한 융합형 신산업을 육성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다정 기자 kimdj@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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