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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구진 "코로나19, 사스보다 더 전염 잘 되는 구조"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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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구진 "코로나19, 사스보다 더 전염 잘 되는 구조" 규명

2020.02.18 15:52
동일 조건에서 사람 세포에 20배 잘 달라붙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저온전자현미경으로 촬영한 영상(왼쪽)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스파이크의 구조(가운데), 사스 바이러스 스파이크 구조의 모습이다. 바이오아카이브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저온전자현미경으로 촬영한 영상(왼쪽)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스파이크의 구조(가운데), 사스 바이러스 스파이크 구조의 모습이다. 바이오아카이브 캡처

중국을 비롯해 전 세계로 확산되는 코로나19(COVID-19·코비드19) 바이러스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보다 사람 세포에  20배 더 잘 달라붙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동일 조건에서 그만큼 감염력이 사스보다 더 뛰어나다는 의미다. 사스에 쓰이는 항바이러스제 중 일부는 효과가 없다는 결과도 나왔다. 

 

제이슨 맥렐란 미국 텍사스대 분자생명과학부 교수 연구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단백질 구조를 분석한 결과 사스보다 최대 20배 인간 세포에 더 달라붙는다는 연구결과를 바이오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인 ‘바이오아카이브’에 이달 15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저온전자현미경을 활용해 코로나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 부분을 0.35나노미터(㎚·10억 분의 1m) 해상도로 3207회 촬영하고 그 구조를 분석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표면에 가시처럼 돋은 스파이크를 인간 세포 표면에 있는 ACE2 수용체에 결합시키는 방법으로 세포에 침입한다. 스파이크가 ACE2에 잘 결합할수록 감염이 잘 일어난다.

 

관찰 결과 스파이크는 가운데 몸체 양쪽으로 돌기가 나 있는 삼량체 형태였다. 삼량체는 단백질 세 종이 결합해 하나의 구조를 이룬 것을 뜻한다. 이 구조는 사촌격인 사스 바이러스와 비슷하다. 연구팀은 아미노산 섬유가 실뭉치처럼 말려 있는 형태인 단백질의 1차 구조인 아미노산에선 3개의 수용체 결합 영역(RBD)을 발견했다. 이 중 하나가 위로 고개를 든 형태를 가져 ACE2에 더 쉽게 달라붙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측정 결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사스보다 ACE2 수용체에 최대 20배 잘 달라붙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표면과 ACE2 수용체의 친화도는 약 15nM로 사스보다 10~20배 가량 컸다. 친화도는 물질이 달라붙을 때 발생하는 힘이다. 연구팀은 “전파력에 대해선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며 “이같은 강력한 친화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사람 간 감염을 쉽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의 전파력을 표현하는 재생산지수(R0)는 1.4~2.5 정도로 추정된다. 표면상 사스의 R0인 2~4보다 약한데 사실은 전파력이 더 강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사스용으로 개발된 항바이러스제인 RBD용 단일클론항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잘 달라붙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체는 원래 목표와 다른 항원에도 반응성을 보이는 ‘교차반응’이 일어나며 약효를 내기도 한다. 다만 연구팀이 사스용 항체 3종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넣고 반응을 지켜본 결과 셋 모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연구팀은 “둘 사이 RBD 구조가 달라 항체가 교차반응을 잘 일으키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코로나19로 비상사태가 선포된 지금 백신과 치료제가 긴급히 필요한 상황”이라며 “분자 수준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스파이크를 관찰하는 것은 적절한 백신 설계와 항바이러스제 발견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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