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학회에 직접 참석하지 않아도 최신 연구결과를 접할 수 있는 방법이 생겼다. 지난달에 전 세계적으로 광학 연구자들이 모여 시범적으로 선보인 온라인 학회, POM(Photonics Online Meetup)이 열렸다. 학회의 의의를 논의하기 전에 각자가 생각하는 학회 참석의 의미를 되짚어 보면 좋겠다. 아마도 최신 과학을 접하는 일과 자신의 연구 결과를 홍보하는 일, 그리고 네트워킹일 터. 혹시라도 학회가 단지 해외여행의 기회였다면, 이 온라인 학회의 중요성은 전혀 와 닿지 않을 수 있다.

‘온라인 학회’라는 아이디어 자체는 그동안 꽤 여러 매체를 통해 필요성이 언급돼 왔고, 드디어 지난달 전 세계에서 최초로 선보였다. POM에 의하면 온라인 학회의 목적은 ①학회 참석자들의 접근성을 개선하고 ②학회에 참석하는 가족들의 부담을 줄이고 ③최신 과학을 접하기 위한 비용을 줄이는 데 있다. 즉, 돈을 안들이고 최신의 연구를 접할 있는 기회를 모두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줄어든 비행 거리만큼 탄소 배출량을 줄인다. 보통 자녀를 둔 부모일 때 한명이 학회를 참석하면 남은 사람이 아이를 혼자 돌봐야하고, 특히 아이가 너무 어린 경우는 엄마가 참석하기 힘든데, 이런 문제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

세계 각 지역의 POM-hub 사진들.

POM 준비는 미국의 안드레아 아르마니(Andrea Armani)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교수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각 지역에서 자유롭게 로컬 허브(Local-hub)를 만들어 가까운 거리에 있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다 같이 생방송으로 이 온라인 학회를 시청하는 형식이다. 필자는 호주 시드니 허브를 주최해 시드니 내 대학교(맥콰리 대학교, 시드니 대학교, 시드니 공과대학교)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를 마련했다. 미국 기준 시간인지라 시드니에서는 아침 6시부터 시청해야 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다. 불과 30분 이내의 이동시간만 들이면 포토닉스 분야의 최신 발표들을 들을 수 있었다.

이 뜻 깊은 행사를 위해 10개의 구두 발표 모집에 100개가 넘는 초록 접수가 들어왔고 운 좋게도 필자 역시 구두 발표자로 선정됐다. 발표는 비어있는 학교 회의실에서 편하게 했지만, 실제로는 전국 66개의 허브에서 1천명이 넘는 과학자가 청중이었다. 온라인 과학 저널 Nature Reviews Physics가 인용한 아르마니 교수의 말처럼 온라인 학회는 젊은 연구자들이 연구결과를 효과적으로 알리면서 불필요한 여행은 줄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온라인 학회의 취지는 앞으로 오프라인 학회를 모두 없애자는 게 아니다. 여전히 오프라인 학회의 장점들이 남아있다. 중요한 점은 과학자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우리가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할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해외 학회가 있다면 비슷한 시기와 지역에 방문일정을 잡아서 두 번 왕복하는 것을 피하도록 하자. 본인의 연구 분야를 잘 홍보할 수 있고 배울 점도 많은 학회로 골라 최소한으로 참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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