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 짠 음식이 '당기는' 이유 있었네
한국은 음식을 짜게 먹는 나라로 꼽힌다. 국과 찌개, 김치와 같은 음식들이 상당량의 나트륨을 포함하고 있어서다. 술을 먹은 다음날처럼 특별히 짠 게 당기는 때도 있다.

나트륨은 몸에 꼭 필요한 물질이지만 과다 섭취할 경우 몸에 악영향을 준다. 체내에 나트륨 이온이 필요 이상으로 많이 존재하면 혈액과 간질액의 부피가 증가한다. 이는 혈압 상승으로 이어진다. 부종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건강한 사람은 신장이 과도한 나트륨을 어느 정도 걸러주지만 신장의 기능이 저하된 신부전 환자들은 나트륨 과다 섭취가 치명적일 수 있다. 학계에서 나트륨 섭취 메커니즘과 관련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배경이다.

손종우 KAIST 교수 연구팀은 짠맛을 그리워하는 신경 회로의 메커니즘 핵심이 세로토닌이라는 점을 밝혀냈다. 세로토닌은 신경전달 물질의 하나다. 기분 조절이나 식욕 조절 등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뇌줄기 안에 있는 세로토닌 반응성 신경 세포가 활성화되면 소금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줄어든다. 이 세포는 세로토닌이 적을 때 활성화되고, 많을 때 활동을 멈춘다. 평상시 소금 섭취를 억제하는 메커니즘이 존재한다는 점을 발견한 첫 사례다.

손 교수는 “소금 섭취를 제어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분자 수준에서 규명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며 “고혈압, 신부전 등 과도한 소금 섭취와 관련된 병을 치료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상황에서 세로토닌이 분비되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아 이 부분에 대한 연구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과 KAIST 시스템헬스케어사업, 석박사모험연구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천류 미국 텍사스주립대 사우스웨스턴메디컬센터 교수도 연구에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온라인판에 실렸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