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이 동맥혈관을 직접 손상시켜 심장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옥스퍼드대학 의대 심혈관 전문의 카라람보스 안토니아데스 교수 연구팀은 비만이 동맥혈관에 손상을 유발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헬스데이 뉴스가 19일 보도했다.
비만한 심장병 환자는 동맥 주위에 쌓인 체지방이 WNT5A라는 신호전달 단백질을 대량으로 만들어 내며 이 단백질이 혈관 내부에 ‘독성 효과'(toxic effect)를 일으킨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따라서 이 단백질을 만드는 지방세포의 ‘스위치’를 끄거나 이 단백질이 혈관 벽에 미치는 영향을 차단하는 방법을 찾아낸다면 비만으로 인한 심근경색과 뇌졸중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동맥경화 환자 1004명으로부터 채취한 혈액과 조직 샘플을 분석했다.
그 결과 비만한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혈중 WNT5A 수치가 훨씬 높게 나타났다.
이 단백질은 특히 동맥 주변에 쌓인 체지방에서 대량으로 방출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또 혈관 세포가 이 단백질에 노출되면 ‘독성 물질’이 생성되면서 혈관 벽의 플라크(혈전) 형성을 촉진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이 단백질 수치가 높은 사람은 향후 3~5년 안에 동맥의 플라크 형성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경향을 보였다.
플라크는 동맥 내막에 지방, 칼슘 등이 쌓인 것으로 이는 동맥을 좁아지게 만들어 결국엔 심근경색 또는 뇌졸중을 유발하는 주범이다.
비만한 사람이 체구가 날씬한 사람에 비해 심장병 발병 위험이 높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미국 심장병학회(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는 비만이 고혈압, 당뇨병, 수면무호흡증 등 심장병으로 이어질 수 있는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심장병의 간접적 원인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 연구 결과는 비만이 혈관에 직접적인 손상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노스웰 헬스(Northwell Health) 심장병원의 심장병 예방 실장 벤저민 허쉬 박사는 WNT5A 신호 전달 경로가 비만이 혈관을 손상시키는 한 가지 경로일 수 있다면서 이 연구결과가 비만이 건강에 해를 끼치는 특이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논평했다.
이 연구결과는 ‘사이언스 중개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최신호(9월 18일자)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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