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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돼지열병 논문수 日·中의 5분의 1 수준…'사후약방문' 연구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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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돼지열병 논문수 日·中의 5분의 1 수준…'사후약방문' 연구 언제까지

2019.09.18 17:22
전세계 논문 중 1.3% 불과…대부분 모니터링, 진단에 치중 "변화 필요"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에서 국내에서 처음으로 파주에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결과와 예방조치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에서 국내에서 처음으로 파주에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결과와 예방조치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2018년 8월 중국에서 첫 발생할 때까지 아시아 지억은 ‘아프리카돼지열병 청정지대’였지만 중국과 일본은 독자적으로 치료제와 백신 등 기초연구를 활발히 진행해 왔다. 반면 한국은 관련 연구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고, 그나마 신속 진단 등 한정된 분야만 연구가 이뤄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발생시 피해가 큰 감염병에 대해서 치료제 등 분야 연구 지원과 투자가 늘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가 지난 5월 14일 펴낸 ‘아프리카돼지열병 개요 및 연구개발 현황’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1930년대부터 올해 5월까지 세계에서 출판된 아프리카돼지열병 관련 논문 가운데 1.3%인 70편을 냈다. 이는 같은 기간 동안 373편을 내 세계에서 5번째로 많은 논문을 낸 중국이나, 334편을 내 6번째로 많은 논문을 낸 일본의 5분의 1 수준이다. 사실상 연구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올해 5월까지 전세계에서 출판된 논문은 5300여 편이다. 센터는 네덜란드 엘스비어사가 개발한 논문 데이터베이스인 스코퍼스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또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를 검색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자료에 따르면, 아프리카돼지열병과 관련된 연구 논문은 1930년대 초부터 등장했다. 하지만 논문 발표가 급격히 는 것은 1990년대 이후로, 이 때부터 매년 100건 이상씩 논문이 발표되고 있다. 발표 논문 수는 2004년 이후 연 150건 수준으로 증가했고, 2013년 처음으로 연 200건을 돌파한 뒤 지난해에는 298건에 이르렀다.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대한 관심이 최근 급증했다는 뜻이다. 


국가 중에서는 생명과학과 바이오산업이 발달한 미국이 전체의 25.4%인 1348편을 발행해 절대다수를 차지했다. 미국은 자국 내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적이 없기 때문에, 관련 예방 대책을 세우거나 치료제,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스페인과 영국, 독일이 각각 500편 내외로 2~4번째로 많은 논문을 발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과 일본은 그 뒤를 이어 5~6위를 차지했고, 프랑스, 캐나다, 이탈리아, 네덜란드가 7~10위로 나타났다. 북아메리카 국가 2, 아시아 국가 2을 제외하면 모두 유럽 국가다. 유럽은 아프리카와 함께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지역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 관련 논문 발행기관을 국가별로 분류해 보면 미국이 압도적이다. 한국은 미미한 수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중국과 일본은 5,6위 수준이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제공
아프리카돼지열병 관련 논문 발행기관을 국가별로 분류해 보면 미국이 압도적이다. 한국은 미미한 수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중국과 일본은 5,6위 수준이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제공

분야도 한정적이다. 센터의 분석에 따르면,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 관련 특허 출원과 등록은 올해 5월까지 총 284건 있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과 일본, 유럽, 중국이 특허를 출원한 국가로 나타났다. 대부분 진단과 백신, 치료제 개발에 대한 특허가 많으나, 국내기관은 대부분 항체 검출 등 진단 방법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연구개발(R&D) 사업은 올해 5월까지 23개 과제에 15억 2000만 원이 투자됐던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내용을 보면 해외 전염병이 국내에 유입됐는지 감시하기 위해 농림축산검역본부가 2005년부터 매년 수행 중인 ‘해외전염병의 국내검색’ 과제가 3분의 1을 차지하는 등 아프리카돼지열병 자체에 대한 연구는 많지 않다. 그나마 대부분 모니터링과 진단 기법, 감염실태조사 등에 치중돼 있다. 


전종호 농림축산검역본부 기획조정과 사무관은 “국내에서는 치료제나 백신을 개발하는 연구가 거의 없던 게 사실”이라며 “해외에서도 다수가 실패하거나 포기할 정도로 어려운 분야다 보니 R&D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현재 검역본부 차원에서 백신 연구를 자체 진행하고 있고 일부 새로 추진할 계획도 있다. 전 사무관은 “실험 환경 등은 한국도 일본 못지 않게 잘 갖춰져 있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연구 분야를 (기존의 진단 분야 이상으로)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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