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굿모닝 사이언스]'오가노이드의 발전' 실험실에서 만든 뇌에서 뇌파가 감지됐다

김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30 07:01

수정 2019.08.30 07:01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과학자들이 신경망을 발달시킨 줄기세포를 이용해 작은 뇌를 만들어냈다.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 대학의 생물학자인 앨리슨 무오트리 박사는 이 뇌에서 조산아들과 같은 놔파를 최초로 감지했다고 29일(현지시간) '셀 줄기세포'를 통해 발표했다.

연구팀은 향후 뇌 오가노이드를 더욱 개선해 자폐증, 간질, 정신분열증 같은 신경망 오작동과 관련된 질병을 이해하는데 이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앨리슨 무오트리 박사는 "우리가 보고 있는 신경 활동은 그동안 실험실에서 본 적이 없으며, 정교한 신경망의 초기 단계를 실제로 생성할 수 있는 모델을 갖기 위해 한 걸음 더 다가섰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10개월 된 완두콩 크기의 뇌 오가노이드. 캘리포니아대학 제공
10개월 된 완두콩 크기의 뇌 오가노이드. 캘리포니아대학 제공

무오트리 박사 연구팀이 만들어낸 뇌 오가노이드는 인간의 뇌보다 100만배나 작다.
이 완두콩 크기의 뇌는 인간의 만능 줄기세포에서 배양해 냈다. 줄기세포를 뇌 발달 환경을 모방한 배양 물에 넣어 다른 유형의 뇌세포로 분화하고 스스로 발달하는 인간의 뇌와 닮은 3D 구조로 조직된다.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를 배양하거나 재조합해 만든 장기유사체로, '미니 장기', '유사 장기'라고도 한다.

무오트리 박사는 "정상적 인간의 신경 발달, 질병 모델링, 뇌 진화, 약물 검사, 심지어 인공지능에 대한 정보까지 여러 가지 용도로 뇌 오가노이드를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약 2개월만에 오가노이드에서 뇌파를 감지하기 시작했다. 배양된 뇌 오가노이드는 미성숙한 인간의 뇌 같은 주파수를 가졌고 신호가 희미했다. 오르가노이드가 계속 성장하면서 다른 주파수로 뇌파를 발생시켰고, 신호는 보다 규칙적으로 나타났다. 이는 오가노이드가 성장하면서 신경망을 더욱 발전시켰음을 의미한다.

이 사진은 대뇌 피질 판의 초기 형성을 보여주는 뇌 오가노이드의 단면이다. 각 색상은 서로 다른 유형의 뇌 세포를 나타내고 있다. 캘리포니아대학 제공
이 사진은 대뇌 피질 판의 초기 형성을 보여주는 뇌 오가노이드의 단면이다. 각 색상은 서로 다른 유형의 뇌 세포를 나타내고 있다. 캘리포니아대학 제공

무오트리 박사는 "이것은 더 많은 기능적 시냅스를 가진 결과이며 뉴런들 사이에 더 많은 연결을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뉴런들의 상호작용이 다양한 주파수에서 신호를 만드는데 기여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오가노이드의 뇌파 패턴과 발달 초기 인간의 뇌파 패턴을 비교하기 위해 6개월에서 9개월 반 사이의 조산아 39명에게서 기록된 뇌파를 가진 기계 학습 알고리즘을 훈련시켰다. 이 알고리즘은 오가노이드가 배양에서 몇주 동안 발달했는지 예측할 수 있었다.

그러나 무오트리 박사는 이 뇌 오가노이드가 인간의 의식과 같은 정신적 활동을 하고 있을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오가노이드는 아직 매우 기초적인 모델이며, 다른 뇌 부분과 구조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래서 이 뇌파는 실제 뇌의 활동과는 아무 관련이 없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향후 행동, 생각, 기억을 조절하는 인간의 뇌에 있는 신호에 가까운 것을 얻을 수 있겠지만 지금은 그런 걸 가지고 있다고 할 만한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무오트리 박사는 "과학자로서 인간의 뇌에 점점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다"고 말했다. "나는 신경 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 더 나은 치료법과 더 나은 삶의 질을 제공함으로써 그들을 도울 수 있다.
하지만 한계가 어디 있는지는 우리에게 달려있다. 아직 기술이 준비되지 않았거나, 아니면 어떻게 기술을 통제해야 할지 모르는 것일 수도 있다.
이것은 아기들의 유전자가위(CRISPR)를 둘러싼 종류와 같은 토론이고, 그래서 우리는 사회의 모든 부분을 대표할 윤리위원회가 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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