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면 뉴런의 노폐물 청소도 잘 안 된다

미 펜실베이니아대 의대 보고서…퇴행성 신경질환 위험요인 지목

흔히 ‘오토파지’라고도 하는 자가포식(autophage)은 세포 내의 유해한 노폐물을 치우는 일종의 쓰레기 재활용 시스템이다.

다시 말해, 세포질의 노폐물, 접힘에 이상이 생긴 퇴행성 단백질, 기능이 저하된 세포소기관 등이 자가포식에 의해 제거된다. 자가포식이 일부라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쌓이는 쓰레기에 치여 결국 세포가 죽게 된다.

나이가 들면 뇌 신경세포(뉴런)의 자가포식 기능이 급격히 약해져 루게릭병(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 여러 퇴행성 신경질환의 위험 요인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의대의 에리카 홀츠바우어 생리학 교수팀은 이런 내용의 연구보고서를 생물 의학 및 생명 과학 공동연구 저널인 ‘eLife’에 최근 발표했다.

자가포식은 최근 의학계에서 주목받는 연구 주제 중 하나다. 일본 도쿄 공업대학의 오스미 요시노리(大隅良典) 명예교수는 2016년 자가포식 메커니즘을 발견한 공로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기도 했다.

19일(현지시간) 온라인에 공개된 연구개요에 따르면 세포 내 쓰레기는 이중 막 구조를 가진 자가포식소체(autophagosome) 안에 먼저 격리된다. 생물학적 쓰레기봉투에 세포 내 쓰레기를 담는 것과 비슷하다.

그다음에 자가포식소체는 쓰레기 분해 효소를 가진 리소좀(lysosome)과 결합하고, 여기서 분해된 노폐물은 다시 세포 내 에너지나 소기관 생성에 쓰인다.

연구팀은 노화 과정에 있는 생쥐의 신경세포에서 자가포식 기능이 어떻게 떨어지는지 확인했다.

나이 든 생쥐의 경우 뉴런의 자가포식소체 구조에 현격한 결함이 발생하면, 새로 생성되는 자가포식소체의 개체 수도 급감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이렇게 자가포식소체에 결함이 생기면, 뉴런 시냅스(연결 부위)에 노폐물이 쌓이는 것으로 추정됐다.

보고서의 제1 저자인 홀츠바우어 랩(실험실)의 안드레아 스타보에 박사후과정 연구원은 이전의 연구보고서에서, 퇴행성 신경질환으로 사망한 환자의 뇌 조직에 막(membrane)의 결함이 생긴 자가포식소체가 포함돼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또한 나이 든 생쥐에서 WIPI2B 단백질을 활성화하면 뇌의 자가포식소체가 다시 생성되고, 자가포식에 의한 노폐물 정화 시스템도 복원된다는 걸 확인했다. 반대로 어린 생쥐에서 WIPI2B를 제거하자 자가포식소체의 형성은 중단됐다.

스타보에 연구원은 “단백질 하나를 조작해 오토파지를 놀랄 만큼 완전하게 되살릴 수 있다는 건, 노화와 연관된 퇴행성 신경질환의 새로운 치료 표적을 제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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