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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①합성생물학 발전이 바이오안보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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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성생물학의 발전이 바이오안보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합성생물학의 발전이 바이오안보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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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기술융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4차 산업역명 시대의 3대 핵심기술은 나노기술(NT), 정보통신기술(ICT), 생명공학기술(BT)을 들 수 있습니다. 이렇게 서로 다른 기술들이 결합해서 보다 편리하고 윤택한 삶을 추구하는 것이지요.


합성생물학(Synthetic Biology)은 생명공학기술의 정점에 선 기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합성생물학은 현재까지 알려진 생명정보와 생물 구성요소, 시스템 등을 모방해 변형하거나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생물 구성요소와 시스템을 설계·구축하는 학문의 분야입니다.

타이어와 차체 등 각종 부품을 이용해 자동차를 제조하는 것처럼 합성생물학은 생물학적 부품을 활용해 새로운 생물 구성요소 및

생물 시스템 자체를 합성하는 것이 합성생물학입니다. 달리 말하자면 '창조주의 영역'에 도전한다고 볼 수도 있는 '양날의 칼'과 같은 분야지요.


현재의 합성생물학은 미생물 개체의 전체 유전자를 작은 조각으로부터 합성해 다른 미생물에 옮겨 넣어 작동시키는 수준에 도달한 상태입니다. 유전자를 하나의 단위를 갖는 부품으로 보고 공학적으로 합성, 조합해 생명체 기능을 혁신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합성생물학의 핵심기술에는 유전자 분석기술, 시스템생물학, 유전자 합성기술, 유전자 편집기술 등이 있습니다. 지금 이 기술들을 적용하면 '인공생명체' 창조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캡틴 아메리카'만큼은 안되겠지만 그와 비슷한 능력을 가진 군인을 실제 전장에 투입할 정도의 기술은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성구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연구위원과 조병관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가 지난해 말 KISTEP에 발표한 공동연구 '합성생물학의 발전과 바이오안보'에 따르면, 이런 합성생물학의 발전은 잠재적으로 질병을 제어하거나 발생시키기도 하고, 생물무기로서의 파괴력과 활용성을 내포하는 '이중 용도(dual use)'의 위험성도 증가시키고 있습니다.


유전공학 등의 신기술이 바이러스나 박테리아를 조작해 새로운 질병을 유발하거나 무기 유용성이 높은 병원균 생산이 보다 쉬워질 위험이 존재하는 것이지요.

최근 '바이오테러' 등으로 바이오안보가 위협받고 있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최근 '바이오테러' 등으로 바이오안보가 위협받고 있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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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무기는 저비용으로 제작되고 적은 양으로 많은 인명을 살상할 수 있고, 운반도 쉽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살포 후 일정기간의 잠복기가 있어 즉각적으로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초기에 감지·치료하기가 어렵고, 종류에 따라 한번 감염되면 스스로 확산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합성생물학이 발전할수록 생물무기는 더 견고하고 악랄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구 소련은 탄저균을 모든 항생제에 면역성을 갖도록 조작한 바 있습니다. 일부 국가는 유전자 조작을 통해 이동과 살포를 더 쉽게하는 연구를 진행되기도 했고, 특정 종족에 대해서만 작용하도록 조작했다는 기록도 남아 있습니다.


합성생물학으로 더 위험한 바이러스가 만들어진 것도 걱정입니다. 2012년 네덜란드 연구팀은 야생형 고위험성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AI A virus H5N1,이하 H5N1)의 변종에 유전자 변형을 한 후 실험동물인 흰담비에 연속적으로 배양해 포유류에 공기로 전파되는 유전자변형 바이러스를 만들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미국 연구팀은 H5N1-H1N1 키메라(Chimera)4) 바이러스를 만들고, 여기에 특정 유전자를 추가해 공기로 전파되는 유전자변형 바이러스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런 인체감염이 가능한 위험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생물무기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미국의 '바이오안보 과학자문위원회(NSABB)는 중요한 사항을 논문에 게재하지 않도록 권고하기도 했습니다. 또 다른 우려도 있습니다. 합성생물학을 통해 제작할 수 있는 유전체의 크기가 커짐에 따라 새로운 종류의 생물무기 출현에 대한 걱정은 물론 기존 생태계 파괴의 위험성도 대두되고 있습니다.


최근 'CRISPR-Cas9 시스템'을 모기의 유전자에 삽입해 자손에서도 지속적으로 유전자 교정을 일으키고, 말라리아를 옮기는 모기의 개체 수를 감소시키는 유전자 드라이브 기술이 개발됐지만 일부 학자들은 생태계 훼손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연구 중단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CRISPR-Cas9'은 원래 바이러스에 대항해 박테리아 등에서 나타나는 후천성 면역시스템입니다. 바이러스에 의해 죽는 경우는 어쩔 수 없지만 바이러스가 침투한 이후 살아남는 개체에서는 이 면역체계가 활성화됩니다.


과학자들은 합성생물학 연구 이면에 깔린 질병치료나 인류애, 애국심 등을 빙자한 인간의 내면의 이중적 욕망을 제어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②바이오안보, 글로벌 차원 대응?' 편에서 위협받고 있는 바이오안보의 상황 등에 대해 살펴봅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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