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감염에 노출된 아이는 자폐스펙트럼장애(자폐증) 또는 우울증이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스웨덴 예테보리(Gothenburg) 대학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베레나 셍필 박사 연구팀은 임신 중 감염을 겪은 여성에게서 태어난 아이는 다른 아이에 비해 자폐증이나 우울증 발생률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9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1973~2014년 사이에 태어난 아이 179만1520명과 이들 어머니의 의료기록을 분석했다.
그 결과 어머니가 임신 중 감염 치료를 받은 아이는 다른 아이에 비해 자폐아 진단율이 79%, 우울증 진단율이 24%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러한 연관성은 독감, 폐렴, 패혈증, 뇌염, 융모양막염(태반 조직의 염증), 신우신염(신장 감염) 같은 심각한 감염이나 요도염 같은 가벼운 감염이나 마찬가지였다.
양극성 장애(조울증), 조현병(정신분열증) 같은 다른 정신질환과는 연관이 없었다.
포진(헤르페스) 바이러스인 사이토메갈로 바이러스 등 특정 바이러스는 태아의 뇌 발달에 영향을 미쳐 생후 일부 정신질환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이미 알려져 있다.
감염이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염증성 단백질이 만들어지면서 태아 뇌 세포의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감염이 태아에 어떤 방법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인지, 또 태아에게 감염에 특히 취약한 뇌 부위가 어디인지는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모기가 옮기는 지카 바이러스의 경우 뇌의 해마(hippocampus)가 가장 취약한 부위로 알려져 있는데 이 부위는 다른 감염에도 취약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해마는 기억 중추지만 사회성과 감정 조절에도 중요한 기능을 수행한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조사 대상 여성 중에는 감염 이외의 다른 질환으로 입원했지만 입원 중 감염이 발생했을 수 있다.
이 결과는 임신 중에는 독감 백신 접종 등 감염에 적극 대비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의사협회 저널 ‘정신의학'(JAMA Psychiatry)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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