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돌연변이는 어떻게 생기나

연구자원 확보…암 유발 메커니즘 조사

암은 흔히 정상세포의 유전자나 암 억제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겨 세포 분열이 무한 반복되는 질병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 원인은 아직도 정확히 밝혀지지 않아 수많은 의과학자들이 시간과 노력을 들여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최근 영국 웰컴 생거 연구소 연구진을 비롯한 공동연구팀은 암을 유발하는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조사하기 위한 대규모 연구자원을 창출해 생명과학저널 ‘셀’(Cell) 7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암의 기원을 나타내는 돌연변이 지문인 DNA 손상 패턴이 1000개가 넘는 인간 암 세포주(cell lines)에 어떤 형태로 존재하는지를 확인해 냈다.

또한 이전에 바이러스 퇴치 면역반응과 연계된 인체 암의 주요 돌연변이 패턴이, 한동안 침묵을 지켜왔던 암 세포주에서 소나기처럼 한꺼번에 발생한다는 사실을 보고했다. 그러나 이런 돌연변이의 ‘폭발’ 원인은 아직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이번에 발표한 연구자원은 과학자들이 인체 암세포 발달로 이어지는 돌연변이 원인 연구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돌연변이 과정을 더욱 깊이 이해하면 새로운 암 예방 및 치료법 개발의 밑바탕이 될 수 있다.

논문(Characterizing Mutational Signatures in Human Cancer Cell Lines Reveals Episodic APOBEC Mutagenesis, March 7, 2019)의 그래픽 요약. ⓒ Cell Press

논문(Characterizing Mutational Signatures in Human Cancer Cell Lines Reveals Episodic APOBEC Mutagenesis, March 7, 2019)의 그래픽 요약. ⓒ Cell Press

1000개의 암 세포주 염기서열 분석

모든 암은 DNA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한다. 그리고 이런 돌연변이는 DNA에서 돌연변이 서명(signatures)이라고 불리는 분자 지문(molecular fingerprints)을 만든다.

지금까지 50가지 이상의 지문이 발견되었고, 이중 대다수는 예를 들면 자외선 노출이나 흡연 같은 외부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이 외의 다른 요인들은 DNA 수리 메커니즘 실패와 같은 세포 내부요인에 기인한다.

그러나 많은 돌연변이 서명의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고, 매우 도전적인 실험 과제가 되고 있다.

연구팀은 암 연구와 치료제 테스트에서 가장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모델을 포함해 1001개의 인체 암 세포주와 577개의 인체 암 이식편의 유전체 염기서열을 분석했다. 그리고 알려진 모든 돌연변이 서명을 사용해 각 암 모델에 어떤 서명이 존재하는지를 목록화했다.

그런 다음 과학자들이 이 자원에서 특정 세포주를 선택해 암세포에 있는 각 돌연변이 패턴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연구할 수 있게 했다.

암세포의 생애 주기. Credit: Wikimedia Commons / BruceBlaus

암세포의 생애 주기.ⓒWikimedia Commons / BruceBlaus

세포 내부요인 관련 돌연변이 서명 계속 생성돼

연구팀은 흡연이나 자외선 노출과 같은 외부요인의 돌연변이 서명은 세포주 안에서 생성을 멈추는 반면, 세포 내부요인과 관련된 대부분의 서명들은 일정한 속도로 계속 생성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러나 놀랍게도 연구팀은 APOBEC으로 알려진 DNA 편집 단백질과 관련된 두 개의 흔한 돌연변이 서명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세포주에서 켜지고 꺼지는, ‘단편적 돌연변이 생성(episodic mutagenesis)’으로 불리는 현상을 포착했다.

APOBEC DNA 편집 효소는 선천 면역계의 일부로서 HIV 같은 바이러스에서 돌연변이를 일으켜 우리를 감염으로부터 보호하고 바이러스 유전체에 APOBEC 돌연변이 서명을 남긴다.

APOBEC 같은 서명은 암에서의 주요 돌연변이 패턴으로, 70% 이상의 암 유형에서 발견된다. 이에 대한 이론은 바이러스나 염증이 효소를 활성화시켜 바이러스 대신 인체 게놈을 변이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세포주는 염증의 대상이 아니고 바이러스도 발견되지 않았다. 이것은 다른 요인이 관련돼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런 서명과 다른 서명을 생성하는 것으로 밝혀진 세포주들이 이제 암 돌연변이의 근본적인 원인을 조사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인체 돌연변이 서명을 식별하는 개념적 작업 흐름. 다양한 돌연변이 생성 과정이 종양의 모양을 형성한다. 암 돌연변이의 근본적인 패턴을 해독하면 이러한 반복적인 돌연변이의 패턴들 사이의 관계를 밝혀내고 가능한 인과적 돌연변이의 과정을 추론할 수 있다. Credit: Wikimedia Commons /Mylinhthibodeau

인체 돌연변이 서명을 식별하는 개념적 작업 흐름. 다양한 돌연변이 생성 과정이 종양의 모양을 형성한다. 암 돌연변이의 근본적인 패턴을 해독하면 이러한 반복적인 돌연변이의 패턴들 사이의 관계를 밝혀내고 가능한 인과적 돌연변이의 과정을 추론할 수 있다. ⓒ Wikimedia Commons /Mylinhthibodeau

돌연변이 연구할 있는 강력한 도구 제공

논문 제1저자인 웰컴 생거 연구원의 미아 페틀약(Mia Petljak) 박사는 “인체 DNA에 있는 돌연변이 서명은 과거에 일어난 돌연변이 흔적을 나타낸다”고 말하고, “시간 흐름에 따라 세포주에서의 돌연변이 서명을 탐구한 최초의 체계적인 연구인 이번 작업에서 우리는 이전에 APOBEC 효소와 관련된 서명이, 한꺼번에 폭발적으로 활성화되는 유일한 돌연변이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APOBEC 관련이나 다른 서명들을 계속 생성하는 세포주들은 이제 우리나 다른 연구그룹에 인체 암을 일으키는 뿌리 즉, 돌연변이의 기원을 연구할 수 있는 일련의 강력한 도구를 제공하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APOBEC 패밀리 구성원의 하나인 APOBEC-2 단백질 일러스트. Credit: Wikimedia Commons / J.Steinfeld

APOBEC 패밀리 구성원의 하나인 APOBEC-2 단백질 일러스트. ⓒ Wikimedia Commons / J.Steinfe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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