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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중 '반일란성 쌍둥이' 첫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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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중 '반일란성 쌍둥이' 첫 발견

2019.02.28 15:58
2개의 정자가 공동 1위로 난자와 수정한 희귀 사례
반일란성 쌍둥이는 하나의 난자에 두 개의 정자가 동시에 도달해 생긴다. 퀸즐랜드공대 제공
반일란성 쌍둥이는 하나의 난자에 두 개의 정자가 동시에 도달해 생긴다. 퀸즐랜드공대 제공

정자와 난자가 만나 하나의 아이로 탄생하는 수정의 과정은 보통 가장 강한 정자가 1등으로 도달해 난자와 만나는, 1등만 기억하는 과정으로 묘사되곤 한다. 하지만 두 정자가 동시에 한 난자에 도달해 태어나는 쌍둥이가 있다. 반(半)일란성 쌍둥이(semi-identical)라 부르는 일란성도 이란성도 아닌 쌍둥이다. 공동 1등을 차지한 정자 둘이 만들어낸 결과다.

 

마이클 가벳 호주 퀸즐랜드공대 생의학과학부 연구원 연구팀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임신 중엔 첫 번째로 반일란성 쌍둥이를 호주 브리즈번에서 발견했다고 이달 28일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의학저널’에 보고했다.

 

쌍둥이는 일반적으로 일란성 쌍둥이와 이란성 쌍둥이로 나뉜다. 일란성 쌍둥이는 하나의 난자와 하나의 정자가 만나 수정했다가 두 개로 갈라져 각각 태아로 자라난 것이다. 똑같은 유전자를 갖다 보니 유전자의 영향을 받는 생김새가 거울로 비춰본 듯 비슷한 경우가 많다. 반면 이란성 쌍둥이는 한꺼번에 배란된 2개 이상의 난자가 각각 다른 정자와 수정돼 자란 것이다. 유전자도 다르고 성도 다를수 있다보니 겉보기로는 쌍둥이인지 알 수 없는 경우도 많다.

 

반일란성 쌍둥이는 하나의 난자에 두 개의 정자가 동시에 수정한 경우다. 일란성과 달리 아버지 쪽 유전자가 다르다. 어머니 쪽 유전자가 같은 것은 이란성과의 차이점이다. 정자 두 개가 동시에 난자에 도달할 확률이 낮고 수정된 이후에도 쌍둥이로 분열되기 어려워 반일란성 쌍둥이가 태어나는 것은 매우 희귀한 현상이다.

 

반일란성 쌍둥이는 하나의 난자에 동시에 두 개의 정자가 수정하면서 정자의 염색체 두 개와 난자의 염색체 하나, 총 세 개의 염색체를 한 수정란 속에 갖는다. 세 염색체는 서로 조합을 이뤄 각각 세포분열을 시작하는데 이 과정에서 정자의 염색체 두 개로 만들어진 세포는 소멸된다. 나머지 두 종류의 세포들은 분열 과정에서 점점 모이면서 두 명의 쌍둥이를 만든다. 성별을 결정하는 염색체인 X염색체와 Y염색체가 다른 정자가 들어오면 성별이 다른 쌍둥이가 태어나게 된다.

 

임신 중에 반일란성 쌍둥이를 발견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초음파 검사에서 보인 태반과 태아의 위치가 일란성 쌍둥이의 특성과 같았으나 성별이 달라 발견할 수 있었다. 반일란성 쌍둥이는 2007년 국제학술지 ‘인간 유전학’에 첫 사례가 보고됐다. 당시에는 쌍둥이 중 하나가 남성과 여성의 생식기를 동시에 가진 양성으로 태어나 일란성 쌍둥이와 다른 쌍둥이임을 알게 됐다.

 

첫 번째 사례와 달리 이번 반일란성 쌍둥이는 어떠한 유전적 병증도 없이 건강하게 자라 현재 4살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벳 연구원은 “이번 사례의 희귀성을 알아보기 위해 968쌍의 이란성 쌍둥이의 유전적 정보를 확인해 봤지만 반일란성 쌍둥이인 경우는 단 한 쌍도 없었다”며 “매우 드문 일이기에 미리 테스트해보거나 할 필요는 없지만, 쌍둥이에는 일란성과 이란성과 다른 유형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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