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체계의 핵심인 백혈구가 호르몬 제어를 통해 혈압도 조절한다는 사실이 동물실험에서 밝혀졌다고 보도자료 전문매체 ‘유레칼러트(www.eurekalert.org)’가 16일(현지시간) 전했다.
이 연구는 영국 심장재단의 재정 지원을 받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대학의 주도로 이뤄졌다. 보고서는 ‘유럽 심장 저널(European Heart Journal)’에 실렸다.
이 저널은 옥스퍼드 대학 출판부가 매주 발행하는 ‘동료 심사(peer-reviewed)’ 심장학 학술지다.
연구팀이 밝혀낸 것은 대식세포(macrophages)로 알려진 백혈구의 숨겨진 역할이다.
연구팀은 먼저 대식세포가 엔도텔린이라는 호르몬 분자를 찾아내 먹어치운다는 것에 주목했다.
대식세포가 혈액의 엔도텔린 수위를 제어해 혈관을 부드럽게 풀고 혈압이 내려가게 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대식세포가 이렇게 혈압 조절과 관련돼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건 처음이다.
고염도 사료를 먹인 생쥐 실험에서도 대식세포 수위를 낮추면 혈압이 올라가고, 대식세포 수위를 정상으로 돌리면 혈압이 정상을 되찾았다.
유전적으로 엔도텔린 분비체계가 결여된 상태에서 사육한 생쥐와 약물로 고혈압을 유도한 생쥐에 실험한 결과도 동일했다.
연구팀은 혈관을 공격하는 면역체계 이상으로 치료받은 환자도 관찰했다.
이런 치료는 보통 대식세포를 줄이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다른 치료를 받은 환자보다 혈압이 높아진다.
이 대학 신장 생리학과 과장으로서 이번 연구를 이끈 매슈 베일리 교수는 “세계적으로 수백만 명이 고혈압에 시달리고 있는데 그중 70세 이상 고령 인구가 70%에 달한다”면서 “고혈압의 위험 요인 규명과 새로운 치료 약 개발에 길을 열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실제 고혈압 환자의 체내에서 대식세포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밝히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한편 영국에는 1천200만 명이 넘는 고혈압 환자가 있다고 한다. 이 나라에서 고혈압은 심장마비, 신장 질환, 뇌졸중 등과 함께 삶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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