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 어린이 치료 돕는 ‘AI 로봇’ 탄생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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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 변화-감정 스스로 파악… 아이도 로봇에 더 편안함 느껴

미국 및 일본 연구팀이 어린이 개개인에게 맞춘 자폐스펙트럼장애(ASD) 치료 인공지능을 개발해 로봇에 적용했다. 영상 및 음성, 생체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인에 맞춰 반응한다. 이재령 교수 제공
미국 및 일본 연구팀이 어린이 개개인에게 맞춘 자폐스펙트럼장애(ASD) 치료 인공지능을 개발해 로봇에 적용했다. 영상 및 음성, 생체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인에 맞춰 반응한다. 이재령 교수 제공

어린이들의 자폐스펙트럼장애(ASD) 치료에 로봇을 활용하는 연구가 활발한 가운데 환자 개개인의 반응과 정서를 스스로 파악해 맞춤형으로 치료하는 로봇 인공지능(AI) 기술이 개발됐다.

오그넨 루도비치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미디어랩 박사와 이재령 일본 주부대 로봇이공학과 교수 팀은 AI 기술 중 하나인 딥러닝을 활용해 ASD 어린이와 소통할 수 있는 정서 감응형 로봇(소셜 로봇)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일본과 세르비아의 3∼13세 ASD 어린이 35명의 영상과 음성 데이터를 수집했다. 표정과 동작, 목소리 등의 정보가 여기에 담겼다. 여기에 손목에 장착하는 센서를 이용해 어린이 심장박동수와 피부 전도도, 체온, 움직임 등 생체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후 전문가들이 모든 데이터를 ‘성별’ ‘문화’ 등의 범주로 분류해 AI가 출신지와 성별 등 개인 특성에 관계없이 감정 등을 정확히 인식할 수 있게 학습시켰다.

연구팀은 이렇게 완성한 AI를 일본 소프트뱅크사가 개발한 소셜 로봇 ‘나오(NAO)’에 탑재시켜 ASD 치료에 활용했다. 그 결과 ASD 어린이의 장애 종류와 문화 등이 달라도 로봇이 어린이의 미묘한 행동이나 표정, 신체 변화를 바탕으로 어린이 개개인의 감정과 치료 참여도를 파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로봇이 어린이 감정에 적절히 반응하며 치료를 도울 수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전문가들이 일관성을 보이지 못하는 작은 행동 변화를 로봇은 더 잘 추적하고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재령 교수는 기자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ASD 어린이는 표정이 계속 변해 복잡한 사람의 모습보다는 표현이 단순하고 반복적 행동이 가능한 로봇에 더 편안함을 느낀다”며 “ASD 치료사들이 로봇을 이용하면 좀 더 친근하고 편안하게 커뮤니케이션 훈련에 집중할 수 있기에 개인 맞춤형 AI 로봇을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로봇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 27일자에 발표됐다.
 
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ashilla@donga.com
#자폐스펙트럼장애#asd#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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