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빛의 밝기 변화를 이용해 체내 약물이 어디에 작용하는지 알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화제다.
서울대 화학부 박승범 교수팀은 색깔과 밝기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형광물질 ‘서울플로어’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물질은 연구진이 2009년 독자 개발한 것으로 환경 변화에 따라, 구조가 변하면서 방출하는 빛의 파장이 역동적으로 바뀌는 특성이 있다. 그동안 이 물질을 형광바이오센서로 활용하려고 시도했으나, 전자기파를 흡수할 때 빛을 잃는 ‘광유발 전자전이’ 현상을 조절할 수 없어 실용화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연구진은 유기 화합물인 ‘인돌리진’과 금 은 팔라듐 촉매를 활용해 서울플로어를 합성하는 방법을 새롭게 개발했다. 구조를 바꿔 광유발 전자전이를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색깔(파장)과 밝기 조정 뿐만 아니라 예측도 가능해졌다.
실제로 이 물질을 세포에 넣었더니 유해물질인 활성산소가 발생한 부위에서 빛을 잃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빛의 밝기 변화로 특정 물질을 검출하는 바이오센서로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박 교수는 “한방에서 전통적으로 쓰던 천연물에는 다양한 물질이 섞여 있는데 이들이 몸 속 어디에서 작용하는 지를 확인하는 데 이 물질을 활용할 수 있다”며 “구조를 원하는 대로 바꾸고 형광물질의 밝기까지 조절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나 형광바이오센서 개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전자동의보감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 이번 연구는 화학 분야 권위지 ‘앙게반테 케미’ 27일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