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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방울의 담수생물 이야기]43. 모래바닥에 사는 모래무지
종합 | (바이오통신원) 녹원담 ( 2013-08-29 )  

박종현(수생생물 커뮤니티 녹원담 운영자, BRIC 준동정위원)

모래무지
모래무지

모래무지머리
모래무지의 머리. 입이 바닥 방향으로 치우쳐 있다. From Opencage

 많은 사람들이 민물고기라면 물속을 마음껏 유영하며 사는 모습을 떠올리기 쉽다
. 그런데 이러한 통념을 깨고 물속 바닥에만 머무르는 민물고기종이 있으니, 바로 모래무지이다. 모래무지 외에도 배가사리, 꾸구리 등의 민물고기들도 주로 물속 바닥에 머무르는데, 모래무지는 배가사리나 꾸구리와는 달리 주로 모래지대 바닥에 서식한다는 큰 차이점이 있다. 흔히 모래무지처럼 물속 바닥에 주로 머무르는 고기들을 영문으로 ‘goby(고비)’ 라고 부르는데, 모래무지는 ‘goby minnow’ 라는 영명을 가지고 있다. 말 그대로 물속 바닥에 사는 피라미라는 뜻이다. 아무래도 과거에는 지금과는 달리 모래무지가 피라미 못지않게 풍부하게 분포했던 모양이다. 모래무지는 2급수 이상의 수질에서만 서식하는 지표종인데, 과거에는 지금과는 달리 오염된 수질의 하천이 거의 없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모래무지의 영명이 괜히 ‘minnow’ 는 아닐 테니 말이다.

 모래무지는 이름값도 한다. 모래지대에 주로 서식할 뿐 아니라 모래를 먹기도 한다. 모래무지의 입은 아래로 치우쳐 있어 쉽게 모래와 접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알고 보면 모래를 먹는 행동이 아니다. 모래가 모래무지 몸속으로 들어가면 모래에 붙어 있었던 소형 수서곤충이나 갑각류, 유기물질, 조류(algae)가 따로 걸러진다. 여기에서 순수한 모래만 아가미구멍으로 바깥으로 내뱉고 수서곤충, 갑각류, 유기물질, 조류는 몸속으로 흡수된다. 모래무지는 모래에 달라붙은 유기물질이나 조류를 주요 먹이원으로 삼기에 하천의 모래를 깨끗하게 정화해 주는 역할도 한다고 할 수 있다.

 모래무지는 황색 발색에, 중간중간에 검은색 스팟 형태의 무늬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물 밖에서는 모래무지를 발견하는 것은 시력이 매우 좋지 않은 한, 꽤 힘들다. 게다가 물속 바닥에 주로 서식하기 때문에 수조류에게 잡아먹히는 일도 거의 없다. 먹이를 찾거나 천적의 위험을 감지했을 때는 모래 속으로 깊이 파고들어가 숨기도 한다. 모래 속으로 숨을 시간이 없으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천적의 시야에서 사라져 버린다. 모래무지는 주로 바닥에만 머무르고 수영은 거의 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물 밖 필자의 그림자를 발견했을 때 빠른 속도로 도망쳐서 순식간에 필자의 시야에서 사라지는 모습을 보면 깊은 물은 소리가 없다는 말이 실감난다. 발색부터 수영 속도까지, 다 천적에게 잡아먹히지 않기 위한 모래무지만의 생존전략인 셈이다.

 모래무지는 하천에 있는 모래가 공사 용도로 사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채취되면서 우리나라에서의 입지를 많이 잃은 상태다. 게다가 모래무지는 주로 2급수 이상의 깨끗한 물에서 서식하기에, 수질 오염도 모래무지의 수를 줄이는 데 한몫을 했다. 최근에는 4대강 사업을 진행하면서 강의 *유속이 갑작스럽게 느려져 블루길이나 배스 같은 외래종의 수가 급증하면서 많은 수의 모래무지들이 잡아먹혀 희생되었을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모래무지는 식용으로도 맛이 좋아 고부가가치 어종으로 선정된 바 있는데, 이런 상황이 지속되다간 식용은커녕 희귀종이 되어 보기도 힘들어질 지경이다.

*블루길과 배스는 물살이 빠른 곳을 싫어해, 주로 물살이 느린 하천이나 댐호수에 서식한다.

본 기사는 네티즌에 의해 작성되었으며, BRIC에서 일차적인 확인을 거치나 상황에 따라 개인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사실확인을 꼭 하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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