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Nature (참고 1)
유망한 유전자요법의 임상시험이 뜻밖의 사고로 인해 중단되었다. 겸상적혈구빈혈(sickle cell anemia)의 유전자요법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던 업체가, 두 명의 참가자가 백혈병 유사 암(leukemia-like cance)에 걸린 후 임상시험을 중단한 것이다. 블루버드바이오(Bluebird bio)가 '치료용 유전자(therapeutic gene)를 전달한 바이러스가 암을 초래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가운데, 그러한 접근방법의 위험성에 대한 해묵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또 한 가지 가능성은, 유전자요법을 준비하기 위해 실시된 화학요법(chemotherapy)이 암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이유가 어찌됐든 매우 가슴 아픈 일이다"라고 겸상적혈구빈혈을 비롯한 각종 질환의 유전자요법을 주도해 온 UCLA의 도널드 콘은 말했다.
블루버드바이오의 임상시험에서, 과학자들은 환자의 혈액줄기세포를 채취하여, 배양접시에서 HIV와 관련된 변이 바이러스(modified virus related to HIV)로 치료했다. 그 바이러스에는 산소전달단백질인 헤모글로빈이 코딩된 DNA가 적재되어 있는데, 그 DNA는 환자의 결함 있는 헤모글로빈 유전자를 보상하기 위해 설계되었다. 이러한 「ex vivo 시험」(환자의 세포를 체외에서 치료하는 방법) 단계가 완료된 후, 의사들은 치료된 혈액줄기세포를 환자에게 다시 주입했다. 블루바이오가 개발한 유전자요법의 최신버전을 투여 받은 14명의 환자들은, 겸상적혈구가 한때 초래했던 통증위기(pain crisis)에서 사실상 해방되었다(참고 2; 한글자료).

그러나 2월 16일, "5년 전 치료받은 환자가 급성골수성백혈병(AML: acute myeloid leukemia)에 걸렸다"(참고 3)라는 뉴스가 발표되었다. 그리고 또 한 명의 환자는 골수형성이상증후군(MDS: myelodysplastic syndrome)에 걸린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것은 AML로 발전할 수 있는 증후군이다. 2018년에 동일한 임상시험에서 치료받은 환자 한 명이 MDS에 걸린 적이 있었는데(참고 4), 정밀조사 결과 (치료받은 세포가 들어갈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환자의 골수세포를 제거하는) 화학요법으로 인해 DNA가 손상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2018년에 누명을 벗었음에도 불구하고, 유전자요법이 더욱 직접적인 역할을 수행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과거의 소규모 임상시험에서, 유사한 「ex vivo 유전자요법」을 받은 유전성 면역장애(inherited immune disorder) 어린이들이 백혈병에 걸린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경우, 치료용 유전자를 세포에 전달한 생쥐바이러스(mouse virus)가 유전적 화물(genetic cargo)을 위험지대(발암 유전자의 스위치를 켜는 곳)에 배달한 것이 화근이었다. 그 당시 연구자들은 렌티바이러스(lentivirus)라는 '더욱 안전한 유전자 전달 시스템'으로 갈아탔는데, 그 역시 적재된 유전자를 숙주의 DNA에 배달하지만 '발암 유전자를 작동시킬 가능성이 낮은 곳'에 배달한다. 그러나 2019년 발표된 논문이 "렌티바이러스 유전자요법으로 치료받은 원숭이 한 마리가 백혈병 유사질환에 걸렸다"고 보고함으로써(참고 5), 발암 위험이 제거되지 않았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남겼다.
2월 16일, 블루버드바이오는 투자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보고했다(참고 6). "우리의 과학자들은, 겸상적혈구빈혈 환자의 백혈병 세포 유전체*에서 벡터 바이러스의 시퀀스를 탐지했지만, 그 위치가 어딘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참고로, 겸상적혈구빈혈 환자는 혈액암의 유병률이 높다(참고 7).] 우리는 바이러스의 DNA가 '알려진 암촉진 유전자' 근방에 삽입되어 그 유전자를 활성화했는지 여부를 조사할 계획이며, 결과는 수 주 후에 나올 것이다."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블루버드바이오는 다른 승인된 치료법의 유럽 내 판매를 중단했다. 그것은 베타지중해빈혈(beta-thalassemia)의 유전자요법인데, 겸상적혈구빈혈 유전자요법과 동일한 벡터를 이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블루버드바이오의 2월 16일 주가는 38% 폭락했다.
CRISPR를 이용해 태아형 헤모글로빈(fetal form of hemoglobin)의 스위치를 켜는 또 하나의 겸상적혈구빈혈 임상시험이 작년에 유망한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참고 2). 그 치료법은 '바이러스' 대신 '전기'를 이용해 CRISPR 분자를 배양접시 위의 세포에 전달한다. 그러나 CRISPR 자체가 비표적 효과(off-target)를 초래할 수 있고 염색체를 재배열할 수도 있으며, 그로 인해 암이 초래될 가능성을 놓고 수년 동안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블루버드바이오 뉴스는 2020년 12월 발표된 "유전자요법을 받은 혈우병 환자가 간종양에 걸렸다"(참고 8; 한글번역)라는 내용의 보고서에 뒤이은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그 치료법을 개발한 유니큐어(uniQure)는 아데노관련바이러스(AAV: adeno-associated virus)라는 벡터의 관련성을 조사할 예정이다. AAV는 자신의 화물을 숙주세포의 유전체에 삽입하지 않도록 설계된 것이어서 렌티바이러스보다 안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동물연구에서는 간혹 화물을 숙주세포에 삽입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 참고문헌
1.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19-03698-8
2. https://www.sciencemag.org/news/2020/12/crispr-and-another-genetic-strategy-fix-cell-defects-two-common-blood-disorders (한글자료 https://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325242&SOURCE=6)
3. https://investor.bluebirdbio.com/news-releases/news-release-details/bluebird-bio-announces-temporary-suspension-phase-12-and-phase-3
4. https://www.statnews.com/2018/12/02/ash-bluebird-risks-gene-therapy/
5. https://pubmed.ncbi.nlm.nih.gov/31023523/
6. https://www.biopharmadive.com/news/bluebird-pause-gene-therapy-study-leukemia-myelodysplastic/595112/
7. https://www.healio.com/news/hematology-oncology/20170920/sickle-cell-disease-doubles-risk-for-leukemia
8. https://www.sciencemag.org/news/2020/12/liver-tumor-gene-therapy-recipient-raises-concerns-about-virus-widely-used-treatment (한글번역 https://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325982&SOURCE=6)
※ 출처: Science https://www.sciencemag.org/news/2021/02/gene-therapy-trials-sickle-cell-disease-halted-after-two-patients-develop-can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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