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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리커버리」, 토실리주맙을 두 번째 중증 COVID-19 치료제로 인증
의학약학 양병찬 (2021-02-16)

Tocilizumab calms the inflammatory storm through blocking IL-6 receptors. / ⓒ Journal of Translational Medicine

Tocilizumab calms the inflammatory storm through blocking IL-6 receptors. / ⓒ Journal of Translational Medicine (참고 1)


▶ 세계 최대 COVID-19 치료제 임상시험에서 많은 희소식이 쏟아져 나왔다. 항염제(anti-inflammatory drug)인 토실리주맙(tocilizumab)이 입원 환자의 사망위험을 줄이고, 인공호흡 필요성을 감소시키고, 입원 기간을 단축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는 영국의 「리커버리(Recovery)」라는 임상시험의 연구팀이 2월 11일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이며, 관련 데이터는 출판전 서버인 《medRxiv》에 업로드 되었다(참고 2).

"이것은 놀랍도록 유의미한 결과다"라고 브리스톨 대학교의 아티말라이펫 라마난(류마티스학)은 말했다. 그는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인도에서 진행 중인 토실리주맙 임상시험의 운영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토실리주맙은 스테로이드제인 덱사메타손(dexamethasone)에 이어, COVID-19의 사망률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인정받은 두 번째 약물이다." 미시간 대학교 앤아버 캠퍼스의 약학 교수 겸 「감염병 약학회(Society of Infectious Diseases Pharmacists)」 회장인 제이슨 포그는 《Science》에 보낸 이메일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만약 데이터가 받쳐 준다면, 이것은 판타스틱한 뉴스다. 내 생각에, 토실리주맙은 미국에서 더욱 널리 사용될 것이며, 마땅히 그래야 한다."

그러나 토실리주맙은 덱사메타손보다 약 100배나 비싼 약물이어서, "COVID-19에 대항하는 과학적 진보의 혜택을 지구촌 주민들이 널리 누릴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또 다시 제기한다.

토실리주맙은 면역계의 신호전달 분자인 인터루킨 6(IL-6: interleukin-6) 수용체를 차단하는 단클론항체(monoclonal antibody)로, 류마티스관절염 등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사용되어 왔다. 토실리주맙은 면역반응을 약화시키는데, 면역반응은 COVID-19 말기에 종종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중병(重病)을 초래하고 간혹 사망에 이르게 한다. 팬데믹이 시작된 직후, 의사들은 소규모 임상시험을 통해 토실리주맙의 효능을 테스트하기 시작했다. 2020년 6월 「리커버리」에서 "덱사메타손이 병원에 입원한 COVID-19 환의 사망률을 1/3 감소시킨다"(참고 3; 한글자료)라는 결과가 나왔을 때, 의사들은 크게 고무되어 덱사메타손을 표준 치료법에 신속히 편입했다.

"한마디로, 덱사메타손과 같은 부신피질호르몬제는, 면역계를 거칠게 제압하는 일종의 산탄총式 접근방법(shotgun approach)이다"라고 「리커버리」의 선임 연구원인 피터 호비는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그에 반해 토실리주맙은 표적지향성이 매우 높다."

▶ 이번 임상시험에서, 연구팀은 4,116명의 환자들을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눠, 2,022명의 환자들에게 토실리주맙을 투여 받게 하고 2,094명의 환자들에게는 통상적인 치료(침습적 인공호흡기, 비침습적 호흡보조장치, 산소공급기)를 받게 했다. 그리고 4116명의 환자 중 82%에게는 덱사메타손을 추가로 투여했다. 그리하여 28일 후, 토실리주맙을 투여 받은 환자들 중에서는 596명이 사망한 데 반해 대조군에서는 694명이 사망하여, 사망률이 33%에서 29%로 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토실리주맙으로 한 명의 생명을 살리려면, 평균 25명의 환자를 치료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의 성과는 덱사메타손(사망률 약 1/3 감소)에 비해 작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자세히 뜯어보면 4%라는 수치는 결코 미미하지 않다"라고 브라운 공중보건대학원의 아시시 지하 원장(내과의사)은 말했다. "덱사메타손의 성공으로 인해, 다른 약물들에 대한 기대가 비현실적으로 높아진 측면이 있다. 그러나 이번 연구결과는 너무나 환상적이어서, 어떤 면에서 그런 비현실적인 기대를 뛰어넘었다. 왜냐하면, 토실리주맙의 효과는 스테이로드의 효과에 4%를 더 얹은 것이기 때문이다."

「리커버리」의 또 다른 연구원인 마틴 랜드리에 의하면, 토실리주맙의 사망률 감소 효과는 모든 그룹(남녀노소, 모든 인종, 침습적/비침습적 호흡보조장치와 산소공급기)에서 고루 나타났다고 한다. "또한, 토실리주맙은 COVID-19 환자가 침습적 인공호흡기를 착용할 가능성까지도 유의미하게 낮췄다"라고 그는 기자회견에서 말했다.

토실리주맙에 대한 초기 임상시험에서는 엇갈린 결과가 나왔지만, 그 임상시험들의 규모는 「리커버리」보다 작았다. "최근 발표된 「REMAP-CAP(Randomized, Embedded, Multifactorial Adaptive Platform Trial for Community-Acquired Pneumonia)」(참고 4)의 결과는 일부 의사들에게 약간의 희망을 줬다. 그러나 기존의 임상시험 결과들이 뒤죽박죽이었기 때문에, 다른 의사들은 「리커버리」의 결과를 손꼽아 기다려 왔다"라고 포그는 이메일에서 말했다. 그에 더하여, 「REMAP-CAP」은 가장 위중한 환자들만을 대상으로 실시된 데 반해, 「리커버리」은 보다 경미한 환자들까지도 토실리주맙의 효과를 볼 수 있음을 시사한다.

▶ 그러나 토실리주맙의 가격은 덱사메타손보다 훨씬 비싸, 영국의 경우 토실리주맙 한 코스의 가격은 500파운드(76만원)인 데 반해, 덱사메타손의 가격은 5파운드(7,600원)에 불과하다. "토실리주맙은 잘 사는 나라에 하나의 도구를 추가하겠지만, 나머지 나라에서는 널리 사용되지 않을 공산이 크다"라고 지하는 말했다. 그러나 호비에 의하면, 상황이 바뀔 수도 있다고 한다. "바라건대, 막후에서 많은 일들이 벌어져, 앞으로 몇 달 후에는 잘 사는 국민들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토실리주맙의 혜택을 봤으면 좋겠다"라고 그는 말했다.

사용 가능한 IL-6 억제제(IL-6 inhibitor)에는 토실리주맙만 있는 게 아니다. 또 하나의 IL-6 억제제인 사릴루맙(sarilumab)이 「REMAP-CAP」에서 효능을 인정받았지만, 보다 완벽한 두 건의 대규모 임상시험 결과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토실리주맙을 대체할 수 있는 IL-6 억제제가 등장하려면, 두 건의 임상시험 결과가 출판되어야 한다"라고 「리커버리」의 연구원들은 출판전 논문에서 말했다.

COVID-19 치료제에 대한 세계 최대의 임상시험인 「리커버리」는 현재까지 영국의 170개 의료기관에서 36,000명 이상의 환자들을 등록했다. 지금껏 2개의 성공적인 약물을 확인한 것 외에, 「리커버리」은 수많은 약물들(항말라리아제인 히드록시클로로퀸, HIV 약물인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 항생제인 아지스로마이신)을 퇴짜 놓는 데 기여했다. 「리커버리」은 현재 아스피린, 콜히친(colchicine)이라는 항염제, 리제네론(Regeneron)의 항체 칵테일, 또 하나의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인 바리시티닙(baricitinib)의 효능을 평가하고 있다.
 

※ 참고문헌
1. https://translational-medicine.biomedcentral.com/articles/10.1186/s12967-020-02339-3
2. https://www.medrxiv.org/content/10.1101/2021.02.11.21249258v1
3. https://www.sciencemag.org/news/2020/06/cheap-steroid-first-drug-shown-reduce-death-covid-19-patients (한글자료 https://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318362&SOURCE=6)
4. https://www.medrxiv.org/content/10.1101/2021.01.07.21249390v2
 

※ 출처: Science https://www.sciencemag.org/news/2021/02/world-s-largest-covid-19-drug-trial-identifies-second-compound-cuts-risk-de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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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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