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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마침내 밝혀진 풍진 바이러스의 계보, 동물에서 인간으로 점프한 듯
생명과학 양병찬 (2020-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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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rew Bennett, a former graduate student in the lab of Tony Goldberg, UW-Madison Professor of Epidemiology in the School of Veterinary Medicine, holds a cyclops leaf-nosed bat during field work in Uganda's Kibale National Park. / ⓒ globalbiodefense.com


풍진(rubella)—또는 독일홍역(German measles)—을 초래하는 바이러스가 마침내 친척을 갖게 되었다. 과학자들은 지금껏 그 바이러스의 근친(近親)을 발견하지 못해, 루비바이러스속(Rubivirus)의 유일한 구성원으로 남겨 놓았었다. 그러나 지난주 《Nature》에 실린 보고서로 인해(참고 1), 풍진 바이러스는 잃어버린 가족을 찾았다. 새로 발견된 두 가지 친척 중 하나는 우간다의 박쥐를 감염시키고, 다른 하나는 독일의 동물원에서 3종(種)의 동물을 살해했고 인근의 들쥐에서도 발견되었다.

"이번 발견이 시사하는 것은, 과거 어느 시점에서 그 비슷한 바이러스가 동물에서 인간으로 점프함으로써 오늘날의 풍진 바이러스를 탄생시켰다는 것이다"라고 연구팀은 말했다. 새로 발견된 두 가지 바이러스가 인간을 감염시킨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아직 밝혀지지 않은 다른 친척'이 인간의 집단감염을 초래할 수는 있다. "현재 전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감안할 때, 우리는 결코 주의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라고 이번 연구의 선임저자인 UW 매디슨의 토니 골드버그(역학)는 말했다.

감염성이 매우 높은 풍진 바이러스는 통상적으로 발진과 발열을 초래하지만, 임신부의 경우에는 유산, 사산, 그리고 '선천풍진증후군(congenital rubella syndrome)—난청, 눈·심장·뇌의 문제를 포함함—을 가진 아기 출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매년 10만 명의 어린이들이 선천풍진징후군을 갖고 태어나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그중 대부분은 아프리카, 서태평양, 지중해 동부에 해당되며, 많은 나라에서는 「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MMR: measles, mumps, and rubella) 백신」 덕분에 희귀질병이 되었다.

골드버그와 그의 대학원생이었던 앤드루 베넷은 (우간다 키발레 국립공원에서 야간에 생포한) 외견상 건강한 외눈박이코잎박쥐(cyclops leaf-nosed bat)에서 두 가지 신종바이러스 중 하나를 발견했다. 그들은 '우간다의 루티테 지역(Ruteete region)'과 '박쥐의 토속어'에 착안하여, 그 바이러스를 루후구 바이러스(ruhugu virus)라고 명명했다. 루후구 유전체의 구조는 풍진 바이러스와 동일하며, 8가지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의 56%가 풍진 바이러스와 일치한다. 그리고 숙주의 면역세포와 상호작용하는 단백질은 풍진 바이러스와 거의 동일했다.

그런데 그들이 출판을 준비하고 있을 때, 프리드리히-뢰플러 연구소(Friedrich-Loeffler Institute)의 마틴 비어가 이끄는 연구팀이 당나귀·캥거루·카피바라(남아메리카에 서식하는 거대 설치류)의 뇌조직에서 또 다른 친척 바이러스를 발견했다. 그 동물들은 모두 한 이름 없는 동물원에서 뇌염으로 사망했는데, 연구팀은 그 동물원과 반경 10km의 지역에 서식하는 노란목들쥐(yellow-necked field mice)에서도 동일한 바이러스를 발견했다. 들쥐는 건강해 보였는데, 이는 그 들쥐가 (그 바이러스를 동물원의 동물들에게 퍼뜨린) 천연 저장소임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발트해 연안에 있는 한 석호(lagoon)의 이름을 따서, 그 바이러스를 루스트렐라 바이러스(rustrela virus)라고 명명했다. 두 연구팀은 각자 보유한 데이터을 서로 비교하여, "두 가지 바이러스가 친척이지만, 루후구 바이러스가 루스트렐라 바이러스보다 풍진 바이러스에 더 가깝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두 연구팀은 연구결과를 공동으로 발표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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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ture


"주로 어린이에게 영향을 미치는 다른 두 바이러스(홍역과 유행성이하선염 바이러스)도 동물에서 유래했다"고 골드버그는 지적했다. "이제 우리는 MMR 백신을 구성하는 세 개의 알파벳이 모두 인수감염 기원(zoonotic origin)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풍진, 루후구, 루스트렐라 바이러스의 유전적 거리를 감안하여, 연구팀은 셋 중에서 인간에게 점프한 것은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면밀히 살펴보면, (인간에게 점프한) 다른 루비바이러스를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생각이다.

"이번 연구는 진짜로 중요하다. 왜냐하면 지금껏 풍진이 어디서 왔는지 전혀 몰랐기 때문이다"라고 애리조나 주립대학교 템페 캠퍼스의 앤 스톤(분자인류학)은 말했다. "풍진 바이러스는 사고무친(四顧無親)한 외톨이었다." 이번 발견은 「하나의 건강(One Health)」이라는 접근방법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 '하나의 건강 접근방법'은 인간의 건강이 동물 및 환경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인식한다.

연구팀은 두 가지 바이러스 모두를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루스트렐라 바이러스가 태반류(placental) 및 유대류(marsupial) 포유동물을 모두 감염시킬 수 있으며, 종(種) 사이에서 활발히 점프할 수 있다는 점은 매우 흥미롭다"라고 호주 시드니 대학교의 에드워드 홈즈(진화바이러스학)는 말했다. 메이요 클리닉의 그레고리 폴란드(백신학)는 그 '융통성'이 말썽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 바이러스들이 생쥐에서 다른 포유류로, 그리고 인간에게 점프하지 말란 법이 없다"라고 폴란드는 말했다. "결국에는 그들이 승리할 것이다."

 

※ 참고문헌
1.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0-2812-9

※ 출처: Science https://www.sciencemag.org/news/2020/10/newly-discovered-viruses-suggest-rubella-jumped-animals-hum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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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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