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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옥스퍼드/아스트레제네커 백신 임상 3상 보류, 무엇이 문제인가?
의학약학 양병찬 (2020-09-10)

옥스퍼드/아스트레제네커 백신 임상 3상 보류, 무엇이 문제인가?

ⓒ STAT (참고 1)

현재 선두를 달리는 후보백신(vaccine candidate)을 접종받은 한 참가자에게서 의심되는 이상반응(suspected adverse event)이 일어난 후, 글로벌 임상시험의 참가자 모집이 보류(일시 중단)되었다. 이에 과학자들은 "전 세계적으로 박차를 가하고 있는 백신개발에 미칠 영향을 논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전 세계적인 사용을 승인하기 전에, 적절히 설계된 대규모 임상시험(large, properly designed trial)의 결과를 기다리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하고 있다.

옥스퍼드 대학교 연구팀은 아스트라제네커 제약과 함께, 현재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임상 3상(phase III)이 진행 중인—9개 코로나백신 중 하나를 개발하는 중이다.

옥스퍼드나 아스트라제네커는 이상반응의 디테일—반응의 발생 시기와 중증도(severity) 등—에 대해 언급을 회피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임상시험 보류는 "미국 FDA가 11월 대선을 앞두고 '임상시험이 완료되기 전에 백신을 승인하라'는 정치적 압력에 직면해 있다"는 우려가 팽배한 가운데 일어난 사건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 사건은, 정치적 압력에도 불구하고 「견제와 균형(checks and balances) 메커니즘」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프랑스 국립보건연구원(INSERM)에서 백신을 연구하는 마리-폴 키니는 말했다. "이로써 모든 사람들—대통령 포함—이 '백신의 생명은 안전성'임을 깨닫게 되었다."

"그 이상반응이 백신과 무관한 것이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왜냐하면 옥스퍼드의 후보백신은 지금껏 매우 유망했기 때문이다"라고 마운트 사이나이 대학교의 플로리안 크라머(바이러스학)는 말했다. "임상시험을 보류하기로 결정한 것은, 백신을 평가하는 과정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안전성과 효능을 겸비한 백신만이 시장에 출시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지난 9월 8일, 건강뉴스 전문 사이트 <STAT>는 "미국에서 진행 중인 코로나바이러스 후보백신의 임상 3상이 일시적으로 중단되었다"고 보도했다(참고 1). 그리고 9월 9일, 옥스퍼드 대학교는 《Nature》와의 인터뷰에서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영국에서의 참가자 모집도 잠정적으로 중단할 것"이라고 확인해 줬다.

아스트라제네커는 한 성명서에서 이렇게 말했다. "현재 진행 중인 옥스퍼드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의 글로벌 무작위대조군임상시험(RCT)의 일환으로, 우리의 표준 심사절차가 작동되기 시작했다. 이에 우리는 백신의 임상시험을 자발적으로 중단하고 독립위원회(independent committee)의 안전성 데이터 심사를 받을 예정이다."

성명서는 다음과 같이 계속되었다. "이것은 통상적인 조치다. 어떤 임상시험에서든 설명할 수 없는 질병(unexplained illness)이 발생할 때마다, 조사가 행해지기 마련이다. 우리는 단일 사건을 신속히 검토함으로써, 임상시험의 스케줄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할 예정이다. 우리는 참가자들의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으며, 임상시험 수행에 있어서 최고의 기준을 준수한다."

"만약 이번 사건이 백신과 명확히 관련된 것으로 드러나거나, 그런 개연성이 제기된다면, 그 특별한 후보백신은 결정타를 맞게 될 것이다. 그러나 백신과 무관한 것으로 확인된다면, 잠정적인 중단 조치는 몇 주 후 해제될 것이다"라고 키니는 말했다.

그러나 이상반응의 디테일—반응의 발생 시기와 중등도(severity) 등—이 없다 보니, 그것이 임상시험과 승인 스케줄에 미칠 영향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게 과학자들의 중론이다.

옥스퍼드 백신의 투여가 일시적으로 중단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한 자발적인 정보지(참고 2)에 따르면, 한 참가자가 백신을 접종받은 후 횡단척수염(transverse myelitis)—종종 바이러스에 의해 초래되는 척수(spinal cord)의 염증—증상을 보였다. 안전성 심사 후 임상시험은 속개되었고, 그 환자는 “백신과 무관한 신경학적 질환(unrelated neurological illness; 참고 3)”으로 진단받았다.

거국적 임상시험

아스트라제네커는 AZD1222라는 후보백신의 임상 3상을 지난달 미국에서 시작했다. 당초 계획은 미국 전역의 약 80곳에서 30,000명의 성인을 모집하는 것이었다. 영국·브라질·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약 17,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효능시험도 현재 진행 중이다. 미국의 이중맹검 시험에서는 약 20,000명에게 2회 분량의 AZD1222를 투여하고, 나머지 10,000명에게는 위약을 투여할 계획이었다. FDA와 같은 규제당국으로부터 광범위한 사용을 승인받으려면, 그런 대규모 임상시험이 필요하다.

미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는 옥스퍼드 백신의 성공을 기대하며 수백만 회 분량을 미리 주문했다. AZD1222는 지난 달 말 현재 총 29억 4,000만 회 분량을 주문 받았는데(참고 4), 이는 다른 코로나백신 후보들의 주문량을 합한 것보다 많다. 그중 1/3 이상은 영국과 다른 유럽 국가들, 일본, 미국이 차지했다. 미국 보건복지부 산하 바이오의약첨단연구개발처(BARDA: Biomedical Advanced Research and Development Authority)에서는 아스트라제네커에게 10억 달러 이상의 개발비를 지원한 바 있다.

"이상반응은 임상시험에서 드물지 않은 사건이며, 그중에는 시험대상 약물과 무관한 경우가 종종 있다"고 호주 퀸즐랜드 대학교에서 감염병을 연구하는 폴 그리핀은 말했다. 그는 대규모 임상시험을 여러 차례 수행한 경력이 있다. "참가자는 다양한 이유로 병원에 입원할 수 있는데, 그럴 경우 백신과 무관하더라도 임상시험이 자동적으로 보류될 수도 있다. 임상연구자들은 특정 프로토콜을 보유하고  있는데, 거기에는 '임상시험이 보류되는 사건의 종류', '백신과의 관련성 여부를 조사하기 위한 절차를 개시해야 하는 경우' 등의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아스트라제네커의 연구 프로토콜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상반응이 이례적인 건 아니지만,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 개발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모든 세부사항이 공개되어야 한다"고 호주 모나시 대학교의 의사 겸 생명윤리학자 폴 코메사로프는 말했다. "그 임상시험은 공적 자금을 지원받고 있고, COVID-19는 인류에게 '100년 만에 최대'의 위협을 가하고 있으며, 백신 개발 과정이 정치적 압력에 직면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백신의 개발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려면,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대중의 신뢰를 얻고 유지해야 한다."

향후 전개방향

"아스트라제네커의 데이터를 심사하게 될 독립위원회는 '이상반응을 경험한 참가자가 백신과 위약 중 어떤 것을 투여 받았는지'를 밝혀낼 것이다"라고 연구자들은 말했다. 만약 그 참가자가 백신을 투여 받았다면, 위원회는 '백신이 이상반응을 초래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게 될 것이다. "그건 피를 말리는 과정일 수 있다"고 캐나다 맥길 대학교에서 임상시험을 연구하는 조너선 킴멜먼(생명윤리)은 말했다.

"만약 이상반응이 유의미하고, 백신과 관련된 것으로 밝혀진다면, 임상시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그리핀은 말했다. "그러나 내 생각에, 그런 상황을 예단하는 것은 너무 성급하다"고 그는 말했다. "최우선적 고려사항은, 참가자가 안전하며 최선의 의학적 치료를 받았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장담하건대, 독립위원회는 이상반응을 매우 신속하게 평가한 다음, 조사결과를 발표할 것이다"라고 그리핀은 말했다.

연구자들이 그 동안 특히 우려해 왔던 점은,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이 바이러스에 노출될 때 중증질환(enhanced disease)을 경험할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동물연구와 초기 임상시험—옥스퍼드/아스트라제네커의 코로나바이러스 후보백신 포함—에서는 지금껏 그런 징후가 보고되지 않았다.

옥스퍼드 백신은 바이러스 벡터 백신(viral-vector vaccines)으로(참고 5; 한글번역), 침팬지에서 분리된 '감기를 초래하는 아데노바이러스'를 이용했다. 침팬지 아데노바이러스는 인간의 세포 안에서 복제하지 못하도록 변형되었으며, (코로나바이러스가 인간 세포를 감염시킬 때 사용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을 발현한다. 현재 수십 개 연구팀이 바이러스 벡터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데, 그중에는 존슨앤존슨(미국)과 칸시노 바이올로직스(중국)가 포함되어 있다.
 

옥스퍼드/아스트레제네커 백신 임상 3상 보류, 무엇이 문제인가?

https://fancycomma.wordpress.com/

※ 참고문헌
1.
https://www.statnews.com/2020/09/08/astrazeneca-covid-19-vaccine-study-put-on-hold-due-to-suspected-adverse-reaction-in-participant-in-the-u-k/
2. http://www.isrctn.com/editorial/retrieveFile/d5d41992-c90f-4c8b-97ec-cd85ddfe12fa/38245
3. http://www.isrctn.com/editorial/retrieveFile/960f6bf9-e9e9-420f-b719-9071368f0c06/38245
4.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20-02450-x
5.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20-01221-y (한글번역 https://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317312&SOURCE=6)

※ 출처: Nature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20-02594-w

 

그리고 잘 지내시나요, 올리버 색스 박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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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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