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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가는 RNA 만드는 효소, [RNA 중합효소] !
생명과학 UNIST (2020-09-09)

미토콘드리아의 DNA를 전사하는 효소의 새로운 움직임(백트래킹)이 발견됐다. 전사는 DNA(유전정보) ‘사본’인 RNA를 합성하는 과정이다. 이 발견은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발현의 핵심인 전사(transcription)과정을 이해하는데 실마리가 될 전망이다.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김하진 교수팀은 미토콘드리아의 DNA를 전사하는 효소(RNA 중합효소)가 ‘거꾸로 움직이는 현상’(백트래킹)을 발견했다. 세포핵  전사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발견됐지만, 미토콘드리아 전사에서 중합효소의 백트래킹이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핵 DNA 전사 중 발견된 백트래킹은 전사 진행 여부 및 오류를 점검하는 데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하진 교수는 “이번 연구로 미토콘드리아 전사에서도 유사한 조절 매커니즘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전사 경로를 이해하고, 미토콘드리아 관련 유전 질환 치료제, 항암제 등을 개발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DNA에 저장된 유전정보는 전사과정을 거쳐 단백질로 발현된다. 전사는 주로 세포핵에서 일어난다. 하지만 미토콘드리아도 자체 전사 시스템으로 자신의 유전정보가 담긴 RNA를 합성한다. 이를 통해 단백질을 만들고, 합성된 단백질을 이용해 ‘세포 에너지 공급책’ 역할을 수행한다. 때문에 미토콘드리아 전사 과정은 세포의 생명 유지나 노화와 직결된다. 이 전사 과정을 정확히 밝혀내면 전사 과정을 교란해 암세포를 죽이거나, 전사 과정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전사 과정을 담당하는 RNA 중합효소의 복잡한 움직임을 직접 관찰하기 위해 개별 분자의 움직임을 관측하는 단분자형광분석법(smFRET)을 썼다”고 설명했다.

RNA 중합효소는 유전정보 원본인 DNA 가닥 위를 한 걸음씩 전진하면서 복사본인 RNA를 합성하는 효소다. 연구팀은 이 중합효소가 DNA 가닥에 붙어 생기는 복합체의 움직임을 분석한 결과 중합효소의 백트래킹을 암시하는 현상을 발견했다.

제1저자인 손병권 연구원은 “RNA 중합효소가 전사 처음 단계로 되돌아가는 행동(abortive initiation)과 함께 합성을 중단했다가 재개하는 행동을 보였는데, 분석 결과 이 움직임이 RNA 중합효소가 뒷걸음치는 백트래킹(backtracking)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편 연구팀은 RNA 합성(중합)이 본격적인 연장(신장; elongation) 단계로 넘어가는 과정도 밝혔다. 합성을 시작하는 핵산(DNA 구성 단위) 위치를 +1이라 할 때 +8의 위치에서 연장 단계로 접어들고 안정적으로 RNA 사슬을 합성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인 네이쳐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8월 27자로 공개됐다. 연구수행은 한국연구재단(NRF)과 기초과학연구원(IBS)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논문명: The Dynamic Landscape of Transcription Initiation in Yeast Mitochondria)


연 구 결 과 개 요

1. 연구배경

전사 (transcription)1)는 유전자를 읽어서 RNA2)로 변환시키는 과정으로서 유전자의 발현 시점과 발현량을 조절하는 핵심 단계이다. 미토콘드리아(mitochondria)3)는 자체적인 전사 장치를 갖고 있으며, 그 전사 효율의 조절은 세포의 에너지 운영에 중요하다. 전사 효소인 RNA 중합효소(RNA polymerase)4)는 전사를 시작하고 앞으로만 가는 것이 아니라 처음으로 되돌아가거나 (abortive initiation)5), 중간에 멈춰있거나 (pausing), 거꾸로 후퇴하는 (backtracking) 등 복잡하게 옆길로 가는 (branching) 행동을 보인다. 전사의 시작 단계가 주로 전사 효율을 결정하므로 이 동적 움직임을 이해하는 것은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원리를 이해하는 데에 있어서 중요하다.

2. 연구내용

연구팀은 single molecule Förster resonance energy transfer라는 단일 분자 측정 기술을 이용하여 미토콘드리아 RNA 중합효소를 관찰하여 전사 시작 단계에서의 움직임을 핵산 한 걸음마다 관측하였다. 매 걸음에서 DNA와 RNA 중합효소의 복합체가 전사를 계속하기 위해서 찌그러져 있는 (scrunched) 상태에 가만히 있지 않고, 열린 (open) 상태 (DNA 이중 나선 구조가 풀린 상태), 닫힌 (closed) 상태 사이를 동적으로 오가는 것이 관찰되었다. 열린 상태와 닫힌 상태를 가역적으로 오가는 것은 전사복합체가 초기에는 구조적으로 안정하지 않음을 뜻한다. 찌그러진 상태에서 초기의 닫힌 상태로 되돌아가는 것은 미성숙 개시(abortive initiation)를 의미한다.

흥미로운 발견은 RNA 중합효소가 때로는 미성숙 개시단계로 돌아가는 대신 또다른 상태에 들어가서 비활성화된 채로 머문 후에 다시 나와서 전사를 계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단일 분자 수준의 증거들과 구조 분석으로부터 이 상태로 잠시 들어가는 것은 RNA 중합효소가 몇 걸음 거꾸로 물러서는 백트래킹(backtracking)6) 행동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미토콘드리아 전사에는 원래 백트래킹이 없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는데, 그것이 가능함을 처음으로 보인 것이다.

아직까지 미토콘드리아에는 백트래킹에 의해 빠져나온 RNA 꼬리를 자르는 효소가 발견되지 않았는데, 본 연구로부터 그런 효소가 존재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는 미토콘드리아의 유전자 발현 조절에 대한 새로운 발견으로 이어질 수 있다. 꼬리 자르는 효소는 RNA 중합효소가 지나간 자리에 이미 합성된 RNA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이 효소가 존재해야 뒤로 돌아갔던 RNA 중합효소가 다시 전진하면서 RNA 가닥을 만들 수 있다.

또 바이러스의 한 종류인 박테리오파지는 미토콘드리아와 전사 시스템에서 유사성을 갖는데, 이번 연구에서 그 차이점이 드러났다. 미토콘드리아 전사 과정에서는 정확히 여덟 번째 핵산 위치에서 비가역적으로 연장 (elongation) 단계로 접어들어 안정적인 복합체로서 전사를 계속해 나가게 된다. 반면 이전에 연구되었던 박테리오파지의 전사에서는 연장 단계로의 전환이 여러 핵산 위치에 걸쳐 불분명하게 일어난다. 박테리오파지 시스템에 비해 미토콘드리아에서 연장 단계로의 전환이 명확한 위치에서 일어났는데, 이는 미토콘드리아에만 존재하는 전사 개시 인자(transcription initiation factor)들의 역할과 작동 원리에 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3. 기대효과

전사 과정의 동역학을 이해하는 것은 유전자 발현의 조절을 이해하는 열쇠로서 거의 모든 생명 현상으로 광범위하게 연관된다. 특히 미토콘드리아에서 벌어지는 전사는 세포가 에너지 대사를 조절하는 핵심 원리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단일 분자 수준의 측정 기법으로 다른 분자생물학 기법으로 발견하기 어려운 전사 초기의 가역적인 반응 단계들, 곁가지 반응 등을 찾아낼 수 있었다. 전사 시작 단계를 자세하게 관측한 이번 연구는 앞으로 유전자 발현의 조절 원리를 밝히는 연구의 기초 자료로 쓰일 수 있을 것이다.

 

단일 분자 실험으로부터 발견한 미토콘드리아 전사 초기의 곁가지(branching) 반응 단계와 반응 속도

그림1. 단일 분자 실험으로부터 발견한 미토콘드리아 전사 초기의 곁가지(branching) 반응 단계와 반응 속도.  RNA 가닥이 본격적으로 길어는 지는 신장 단계 전에 미성숙 개시와 백트래킹을 확인 할 수 있다.  (IC: 개시단계 복합체 EC: 신장단계 복합체).

 

단일 분자 관측을 통한 전사 과정 규명

그림2. 단일 분자 관측을 통한 전사 과정 규명. 전사효소가 붙는 DNA에 형광 표지자를 달고 단일 분자를 관측하여 전사 초기 과정의 움직임을 밝힐 수 있다. DNA 위에서의 걸음에 따라 그 움직임이 변화하는 과정을 확률 분포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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