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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인간과 미생물의 군비경쟁: 시알산(sialic acid)을 둘러싼 장군멍군
의학약학 양병찬 (2020-07-27)

인간과 미생물의 군비경쟁: 시알산(sialic acid)을 둘러싼 장군멍군

Structures and predominant types of sialic acids

Left panel: sialic acids (Sia) are often terminating units of N- and O-linked glycoproteins and glycosphingolipids that can be found on the cell surface as part of the glycocalyx, as well as on secreted glycoproteins. Ac, O-acetyl ester; Fuc, fucose; Gal, galactose; GalNAc, N-acetyl galactosamine; Glc, glucose; GlcNAc, N-acetylglucosamine; Man, mannose; Sia, sialic acid, type unspecified; S, sulfate ester. Right panel: the two main mammalian sialic acids are Neu5Ac (N-acetylneuraminic acid) and Neu5Gc (N-glycolylneuraminic acid). / ⓒ Frontiers (참고 1)>

▶ 최근 UCSD에서 열린 한 「감염병의 진화에 대한 심포지엄」에서, 병리학자 니시 바르키는 "인류는 수많은 치명적 질병—장티푸스, 콜레라, 볼거리(유행성 이하선염), 백일해, 홍역, 천연두, 폴리오, 임질 등—으로 고통받고 있는데, 그것들은 유인원이나 다른 대부분의 포유동물과 무관한 질병이다"라고 지적했다. 그 끔찍한 질병들을 초래하는 병원체들은 하나같이 동일한 '잘 다져진 경로'를 통해 인간의 세포 안으로 침투하는데, 그 내용인즉 '시알산(sialic acid)이라는 당(糖) 분자를 조작한다'는 것이다. "인체를 구성하는 모든 세포의 바깥표면에는 수억 개의 시알산 분자가 박혀 있는데, 그 종류가 유인원의 것과 다르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그녀는 말했다.

바르키를 포함한 다국적 연구팀은 「그러한 당분자의 취약성이 우리의 먼 조상에서 등장한 후, 진화가 작동하여 새로운 방어선을 재빨리 구축한 과정」을 추적해 왔다. 즉, '현생인류의 유전체'와 '멸종한 사촌—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의 고(古) DNA'를 분석하여, 연구팀은 최소한 60만 년 전 세 인류의 공통조상에서 면역세포가 폭발적으로 진화했다는 단서를 찾아냈다.

연구팀이 《Genome Biology and Evolution》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참고 2), "그러한 유전적 변화는 '시알산을 이용하기 위해 진화한 병원체'에 대항하는 인체의 방어체계를 예리하게 만들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새로운 취약성을 노정(露呈)했다"고 한다. 그런데 더욱 아이러니한 것은, 인간의 독특한 시알산이 한때 질병에 대항한 방어체계였다는 것이다. "진화를 둘러싼 이 같은 파란만장한 이야기는, 인간과 미생물 간의 치열한 군비경쟁을 생생히 보여준다"고 이번 연구의 공저자인 아덴스 소재 조지아 대학교의 크리스틴 스지만스키(미생물학)는 말했다. "이는 '인간이 페이스를 맞추려면 어떤 식으로 변화를 계속해야 하는가'에 대한 통찰을 제공한다."

이러한 진화적 군비경쟁의 무대는 당질층(glycocalyx)인데, 당질층이란 모든 세포의 외막을 보호하는 당의(sugar coating)를 말한다. 당질층은 세포막에 돋아난 '분자의 숲'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시알산은 그중에서 가장 높은 가지인 글리칸(glycan)이라는 당사슬의 말단에 위치하며, 글리칸은 막 속 깊은 곳에 있는 지방과 단백질에 뿌리박고 있다.

'높이'로 보나 '엄청난 개수'로 보나, 시알산은 침입하는 병원체가 처음으로 맞닥뜨리는 분자일 가능성이 높다. 인간의 세포는 시알산의 일종인 Neu5Ac(N-acetylneuraminic acid)로 코팅되어 있다. 그러나 유인원과 대부분의 다른 포유동물들은 Neu5Gc(N-glycolylneuraminic acid)라는 상이한 시알산도 갖고 있다.

몇 가지 분자시계(molecular clock) 기법에 따르면, 지금으로부터 200여 만 년 전 6번 염색체에 존재하는 CMAH라는 유전자에 변이가 하나 일어나, 인간의 조상은 Neu5Gc를 더 이상 만들 수 없게 되었다(참고 3). 그 대신 인류는 또 하나의 시알산인 Neu5Ac를 더 많이 만들게 되었다. "이제 우리는 인간 세포 표면의 옛 모습을 완벽하게 재현했다"라고 이번 논문의 공저자인 UCSD의 파스칼 가녜(진화생물학)는 말했다. "새, 일부 박쥐, 페럿, 신세계원숭이는 모두 독립적으로 동일한 진화적 변화를 달성했다."

"그러한 변화는 말라리아에 대한 방어수단으로 진화했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이번 논문의 선임저자인 UCSD의 아지트 바르키(내과의사 겸 과학자, 니시 바르키의 배우자)는 말했다. "왜냐하면, 침팬지를 감염시키는 말라리아 병원충은 우리의 적혈구에 있는 '변형된 시알산'에 더 이상 결합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참고 4)."

그러나 그로부터 100만 년쯤 후, 그 변이는 되레 멍에가 되었다. 왜냐하면 Neu5Ac가 한 무리의 병원체들에게 인기있는 관문이 되었기 때문이다. UCSD의 「인류탄생에 관한 학문적 연구 및 훈련센터(Academic Research and Training in Anthropogeny)」가 주최한 이번 「감염병의 진화에 대한 심포지엄」에서, 연구자들은 몇 가지 질병들이 Neu5Ac를 '세포내 침입'이나 '면역세포 회피'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메커니즘을 기술했다.

코로나바이러스도 예외가 아닌 것 같다. "대부분의 코로나바이러스들은 두 단계를 거쳐 세포를 감염시킨다. 먼저 '풍부한 시알산'을 교두보 확보를 위한 결합부위로 인식한 다음, ACE2와 같은 고친화적 단백질 수용체를 찾아낸다." 아지트 바르키는 말했다. "우리가 데이트를 신청하기 전에 악수나 자기소개를 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그리고 두 편의 출판전 논문에서는, "SARS-CoV-2가 ACE2 수용체와 결합하여 인간의 세포로 침투하기 전에 시알산과 결합한다"고 제안했다.

아지트 바르키와 가녜는 선행연구에서, 세포의 새 단장과 Neu5Gc 상실이 사람(Homo) 속(屬)에서 새로운 종(種)의 탄생에 기여했을 수도 있다고 제안했다. 만약 'Neu5Ac만 보유한 여성'이 '아직 Neu5Gc를 보유한 남성'과 짝짓기를 했다면, 그녀의 면역계는 그 남성의 정자나 (그 정자로부터 생겨난) 태아를 거부했을 것이다. "이러한 생식장벽은 200여 만 년 전 사람 개체군이 상이한 종들로 나뉘는 데 기여했을 것이다"라고 그들은 추론했다.

▶ 그러나 군비경쟁은 그걸로 막을 내린 게 아니었다. 시알산의 변화는 병원체와 우리의 조상 사이에서 새로운 군비경쟁을 촉진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6명의 네안데르탈인, 2명의 데니소바인, 1,000명의 현생인류, 수십 마리의 침팬지·보노보·고릴라·오랑우탄의 면역 유전자를 분석했다. 그 결과, 그들은 한 가지 단백질군—시알산결합 면역글로불린형 렉틴(Siglecs: sialic acid-binding immunoglobulin-type lectin)—을 괄목할 만하게 변형시킨 진화적 변화를 발견했다. Siglecs는 통상적으로 인간의 면역세포 표면에 존재하며, 시알산을 인식하는 역할을 한다.

Siglecs는 분자 파수꾼으로, 어떤 세포가 '인체의 일부'인지 외계 침입지인지 확인하기 위해 시알산을 탐지한다. 만약 손상되거나 누락된 시알산을 포착한다면, Siglecs는 면역세포를 활성화하는 신호를 보내, 염증군대(inflammatory army)로 하여금 잠재적인 침입자들을 공격하거나 손상된 세포를 청소하게 한다. 만약 시알산이 인체의 정상적인 부분인 것으로 밝혀진다면, Siglecs는 우리의 조직이 공격당하지 않도록 면역반응을 억제한다(아래 그림 참조).

면역계의 최전선

200만 년에 걸친 병원체의 군비경쟁은 우리의 면역계를 예리하게 만들었지만, 그와 동시에 취약하게 만들었다. 그 핵심은 세포막 외곽에 자리잡은 시알산(sialic acid)이다.

시알산은 감염과 면역반응 모두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어떤 병원체들은 시알산을 이용해 인간 세포에 침투하지만, 시알산결합 면역글로불린형 렉틴(Siglecs: sialic acid-binding immunoglobulin-type lectin)을 회피해야 한다. Siglecs는 파수꾼 분자로서, 외계의 시알산을 포착하여 면역반응을 활성화할지 억제할지를 결정한다.

인간과 미생물의 군비경쟁: 시알산(sialic acid)을 둘러싼 장군멍군

ⓒ Science

연구팀은 현생인류, 네안데르탈인, 데니소바인의 19번 염색체에 있는 CD33 유전자의 한 클러스터에 코딩된 13개의 Siglecs 중 8개에서 DNA의 기능적 차이를 발견했다. 이러한 '진화적 핫스폿'은 Siglec 유전자 변이에만 나타나고 주변의 유전자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는데, 이는 자연선택이 (아마도 Neu5Ac를 겨냥하는 병원체를 물리치는 데 도움이 되므로) 그러한 변화를 선호했음을 시사한다.

"유인원에서는 그런 변화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이번 논문의 제1저자인 켄터키 대학교의 나즈닌 칸(진화생물학)은 말했다. 고인류(호미닌)에 이런 변화가 존재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진화적 폭발은 60만 년 전 인류가 분기(分岐)하기 전에 일어났지만, 200여 만 년 전 CMAH 유전자에 변이가 일어난 후, 그러니까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의 조상으로 여겨지는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 참고 5)에서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Siglecs은 면역세포에서 발견되지만, 연구팀에 따르면 진화적 변화를 겪은 인간의 Siglecs 중 상당수는 다른 인간세포(예: 태반, 자궁경부, 췌장, 소화관, 뇌)에 발현된다고 한다. "Siglecs가 그런 세포에 나타난 것은, 그런 조직들을 감염시킨 병원체와의 치열한 전쟁의 결과물이다"라고 니시 바르키는 제안했다.

최근 변이된 Siglecs는 우리를 병원체로부터 보호해 주지만, 다른 질병에 기여할 수도 있다. 즉, 유전적으로 변화한 Siglecs 중 일부는 염증이나 자가면역질환(예: 천식, 뇌수막염)과 관련되어 있다. "변형된 Siglecs는 지속적으로 바짝 긴장하며, 우리 자신의 조직에 대한 면역반응을 억제하지 않는다. 그것들은 심지어 어떤 사람들에게 (COVID-19에서 보는 바와 같은) 걷잡을 수 없는 염증을 초래한다"고 연구팀은 제안했다.

어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광범위한 진화원리를 강조한다고 한다. "이번 연구는 자연선택이 반드시 최적해(optimal solution)로 귀결되는 게 아님을 잘 보여줬다. 왜냐하면 최적해는 늘 변화하기 때문이다"라고 독일 하노버 의대의 리타 게라르디-샨(당생물학)은 말했다. "단기적으로 최선이었던 자연선택이 오늘날에는 잘못된 선택일 수 있다."

※ 참고문헌
1. https://www.frontiersin.org/articles/10.3389/fonc.2014.00033/full
2. https://academic.oup.com/gbe/article/12/7/1040/5859627
3. https://science.sciencemag.org/content/281/5382/1432
4. https://science.sciencemag.org/content/329/5999/1586
5. https://science.sciencemag.org/content/367/6480/838.full

※ 출처: Science https://www.sciencemag.org/news/2020/07/ancient-microbial-arms-race-sharpened-our-immune-system-also-left-us-vulner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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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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