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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코로나바이러스가 당뇨병을 유발한다?
의학약학 양병찬 (2020-06-25)

조직(tissue) 연구와 일부 COVID-19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인슐린 생성세포(insulin-producing cell)를 손상시키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당뇨병을 유발한다?


지난 4월 중순, 독일 킬(Kiel)에 거주하는 18세 학생 핀 그나트는 건강상태가 양호함에도 불구하고 SARS-CoV-2에 감염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나트의 부모들은 오스트리아의 강(江)에서 유람선을 탄 후 COVID-19에 걸렸다. 그래서 그의 가족은 (감염에 대한 반응으로 생성되는) 바이러스 항체검사를 받았는데, 그 검사에서 양성판정을 받은 것이다.

그나트는 자기가 아무 탈 없이 감염을 이겨냈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착각이었다. 며칠 후 몸이 나른해 지고 심한 갈증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그는 5월 초 1형 당뇨로 진단받았는데, 그의 주치의인 슐레스비히-홀슈타인 대학병원의 팀 홀슈타인(내과의사)의 말이 걸작이었다. "돌발성 당뇨 발병이 바이러스와 관련된 것 같다"는 것이었다.

대부분의 1형 당뇨병은 인체의 면역계가 췌장의 베타세포(β-cell)—인슐린을 만드는 세포—를 파괴함으로써 시작되며, 종종 갑자기 발병한다. 홀슈타인에 따르면, 그나트의 경우에는 코로나바이러스가 베타세포를 파괴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한다. 왜냐하면 그의 혈액 속에서는 췌장섬(pancreatic islet)—베타세포가 사는 곳—을 손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면역세포가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뇨병은 이미 COVID-19 발병의 핵심 위험요인으로 알려져 있으며(참고 1), 당뇨병을 앓고 있는 COVID-19 환자는 사망의 위험이 높다(참고 2). "당신이 COVID-19에 걸렸다면, 당뇨병은 다이너마이트와 같다"라고 호주 모내시 대학교에서 대사질환을 연구하는 폴 지멧은 말했다.

최근 '당뇨병이 사람을 코로나바이러스에 취약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바이러스가 당뇨병을 유발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고 생각하는 연구자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데(참고 3), 지멧도 그런 연구자들 중 하나다. "COVID-19가 팬데믹인 것처럼, 당뇨병 자체도 팬데믹이다. 두 개의 팬데믹이 충돌할 수 있다"라고 그는 말했다.

늘어나는 증거

지멧을 비롯한 연구자들의 예감은, 그나트와 같은 소수의 사례(SARS-CoV-2에 감염된 후, 자발적으로 당뇨병이 발병한 경우; 참고 4)에만 기반한 것이 아니다. 그밖에도 수십 명의 COVID-19 환자들이 병원에 입원했다가 혈중 포도당과 케톤체(ketones)가 매우 많은 것으로 확인되었는데(참고 5), 케톤체는 간에 축적된 지방에서 유래하는 것이다. 즉, 당분을 분해하는 데 충분한 인슐린을 만들지 못하면, 인체는 케톤체를 대체연료원으로 사용하게 된다. "과학에서, 당신은 간혹 극소수의 증거를 갖고서 가설을 추적하게 된다"라고 지멧은 말했다.

연구자들은 다른 증거도 인용한다. 예컨대, 다양한 바이러스들(SARS를 초래하는 바이러스 포함)은 1형 당뇨병과 같은 자가면역질환과 관련된 것으로 보고되어 왔다(참고 6). 그리고 혈당조절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기관들 중 상당수에는 (SARS-CoV-2가 세포를 감염시키는 데 사용하는 수용체인) ACE2라는 단백질이 풍부하다(참고 7).

가장 최근의 단서는 지난주 발표된 (실험실에서 배양된) 미니 췌장을 이용한 in vitro 연구에서 입수되었다(참고 8). 그 연구에서 저자들은 "바이러스가 혈당을 조절하는 세포들을 손상시킴으로써 당뇨병을 촉발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이러한 제안에 의문을 제기하는 연구자들도 있다. "우리는 COVID-19 환자들의 당뇨병 발병률을 유심히 지켜보며, 그 비율이 기대수준보다 높은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라고 영국 글래스고 대학교에서 대사질환을 연구하는 나비드 사타는 말했다.

"바이러스와 당뇨병 간의 관계를 확립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더욱 확고한 증거를 필요로 한다"라고 영국 버밍엄 대학교의 임상과학자 아브드 타하니는 말했다. "그러려면 잘 설계된 역학적 코호트 연구와 기계론적·실험적 연구가 필요하다."

당뇨병 데이터베이스

현재 한 가지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달 초 지멧을 포함한 다국적 연구팀이 글로벌 데이터베이스(참고 9)를 설립했는데, 그 목적은 '당뇨병이나 혈당관리 문제의 병력이 없는 COVID-19 및 고혈당 환자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다.

"데이터들이 하나 둘씩 추가되고 있다"라고 데이터베이스의 설립을 도운 독일 드레스덴 공과대교의 슈테판 보른슈타인(내과의사)은 말했다. 연구팀의 바람은, 데이터베이스에 수록된 사례들을 이용하여 'SARS-CoV-2가 당뇨병을 유도하는 것인지, 아니면 신종질병을 유도하는 것인지'를 이해하는 것이다. 또한 그들은 'COVID-19 환자에게 찾아온 돌발성 당뇨병이 영구화되는지' 여부도 알고 싶어 한다. 마지막으로, 그들은 '바이러스가 이미 2형 당뇨의 길을 걷고 사람들을 당뇨 상태로 떠미는지' 여부도 알고 싶어 한다.

췌장 오가노이드 연구

한편, 췌장 오가노이드(pancreatic organoid)를 이용한 연구에서는(참고 8) 'SARS-CoV-2가 췌장을 손상시키는 메커니즘'이 규명되었다. 뉴욕시 소재 웨일코넬 의대의 천 수이빙(줄기세포생물학)이 이끄는 연구팀은 "바이러스가 췌장 오가노이드의 α와 β 세포를 감염시켜, 그중 일부를 살해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β 세포는 인슐린을 생산함으로써 혈당 수준을 낮추는 데 반해, α 세포는 글루카곤을 생산함으로써 혈당 수준을 높인다). 또한 연구팀은 "바이러스가 케모카인(chemokine)과 사이토카인(cytokine)이라는 단백질의 생산을 유도함으로써 (세포를 살해하는) 면역반응을 촉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우리의 연구는 "바이러스가 당뇨병에 관여하는 핵심세포의 기능을—세포를 직접 살해하거나 , 그들을 공격하는 면역반응을 촉발함으로써—파괴한다는 것을 시사한다"라고 천(Chen)은 말했다.

또한, 바이러스는 생쥐에게 이식된 췌장 오가노이드를 공격했으며, 간 오가노이드 속의 세포들도 공격했다고 한다. 간은 당분을 저장하고 (인슐린을 감지했을 때) 혈류 속으로 방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오가노이드 연구는 'SARS-CoV-2가 당뇨병을 초래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 주지만, 그 관련성을 증명하기에는 불충분하다"라고 타하니는 논평했다.

장기적인 연구가 답이다

"COVID-19 환자의 몸속에서는, 일부 과학자들이 제안하는 것보다 더 많은 사건들이 일어나고 있을 수 있다"라고 호주 가번 의학연구소(Garvan Institute of Medical Research)의 셰인 그레이(면역학)는 말했다. "예컨대, 바이러스는 극단적인 염증상태를 촉발할 수 있는데, 그것이 췌장의 능력(포도당을 감지하여 인슐린을 방출하는 능력)을 손상시키고 간과 근육의 능력(인슐린을 탐지하는 능력)을 약화시킴으로써 당뇨병을 촉발할 수 있다."

"또한, 심각한 감염이 초래하는 피로와 근육 손실은 당뇨병 고위험군을 떠밀어 전당뇨 상태(pre-diabetic state)로 이행시킬 수 있다"라고 사타는 말했다. "어떤 일이 진짜로 일어나고 있는지를 밝히는 방법은 장기적인 연구밖에 없다."

※ 참고문헌
1. https://doi.org/10.1101/2020.04.23.20076042
2. https://doi.org/10.1016%2Fj.cmet.2020.04.021
3. https://doi.org/10.1056%2FNEJMc2018688
4. https://doi.org/10.1016%2Fj.diabres.2020.108166
5. https://doi.org/10.1111%2Fdom.14057
6. https://doi.org/10.1007%2Fs00592-009-0109-4
7. https://doi.org/10.1002%2Fpath.1570
8. https://doi.org/10.1016%2Fj.stem.2020.06.015
9. http://covidiab.e-dendrite.com/

※ 출처: Nature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20-018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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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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