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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적으로 건강한 비만을 유도하는 원리 밝혔다
Bio통신원(기초과학연구원)
대사적으로 건강한 비만을 유도하는 원리가 밝혀졌다. 기초과학연구원(IBS) 혈관연구단 고규영 단장(KAIST 의과학대학원 특훈교수) 연구팀은 혈관 생성을 촉진하는 단백질‘안지오포이에틴-2(Angiopoietin-2)’가 건강한 지방 축적 작용의 핵심요소임을 규명했다. 대사 기능에 대한 혈관의 역할과 지방 축적 기전을 이해함으로써 비만, 당뇨병, 고혈압 등 대사질환 치료에 새길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대사적으로 건강한 비만은 일반 비만에 비해 내장지방 축적이 적으며, 인슐린 저항성 수치, 혈압,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이 낮다. 비만으로 인해 당 대사기능을 하는 간, 근육 등에 지방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면 대사합병증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데, 건강한 비만의 경우 혈중 지방이 주로 피하지방으로 축적되기 때문이다.
지방의 축적에는 모세혈관이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다. 지방산전달인자들이 모세혈관에서 발현하고, 이들 인자는 모세혈관을 통해 지방의 주구성원인 지방산을 전달하여 지방세포로 축적시킨다. 모세혈관이 지방 축적을 위한 지방산의 전달자이자 이동통로인 셈이다. 그러나 이렇게 비만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모세혈관의 기능을 관장하는 요인과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다.
이번 연구에서는 안지오포이에틴-2가 피하지방 모세혈관 내 지방산전달인자를 조절하여 건강한 비만을 유도하는 원리를 밝혀 기존의 한계를 극복했다. 연구팀은 피하지방 혈관에 특정 지방산전달인자들이 분포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우선 건강한 비만환자의 피하지방에만 발현하는 물질을 찾기 위해 건강한 비만 환자군과 일반적인 비만 환자군을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안지오포이에틴-2가 건강한 비만 환자의 피하지방에만 발현하는 유일한 분비 물질임을 발견했다. 안지오포이에틴-2가 건강한 지방 축적에 핵심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안지오포이에틴-2를 지방세포에서 비활성화시킨 생쥐 모델에서 혈중 지방의 피하지방 축적이 감소하는 한편, 간‧골격근‧갈색지방 등에 비정상적으로 축적되어 인슐린 기능과 신진대사에 이상이 생겼다.
나아가 안지오포이에틴-2와 결합하는‘인테그린(Integrin)’ 수용체가 피하지방 혈관에 한해 발현함을 확인했다. 이어 혈관내피세포에서 수용체를 활성화시킨 결과 안지오포이에틴-2에 의한 지방산 전달이 크게 증가했다. 요컨대 인테그린 수용체에 안지오포이에틴-2가 결합하여 지방산전달인자들을 조절함으로써 피하지방으로만 지방을 전달하고 축적시키는 것이다.
배호성 선임연구원은 “혈관의 대사기능을 조절하여 피하지방에 선택적으로 혈중 지방이 축적될 수 있음을 밝혔다”며 “비만, 당뇨병 등 대사질환 치료에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IF 11.878) 온라인판에 6월 12일 오후 7시(한국시간) 게재되었다.
연 구 추 가 설 명
논문명
Angiopoietin-2–integrin α5β1 signaling enhances vascular fatty acid transport and prevents ectopic lipid–induced insulin resistance
저자정보
배호성, 홍기용, 이충근, 장철순, 이승준, 최기백, Stefan Offermanns, Yulong He, 이혁종, 고규영
연구이야기
[연구 배경] 지방 조직은 체내의 열량균형에 따라 크기가 달라진다. 비만 및 대사질환이 생기면 지방세포 뿐 아니라 주변 미세 환경도 역동적으로 변한다. 그러나 지방조직의 미세 환경을 조절하고 지방조직 모세혈관을 조절하는 핵심 분자 물질과 기전은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 특히 지방산 이동의 첫 번째 관문인 지방조직 모세혈관의 기능적 조절을 통한 지방조직 및 전신 대사조절 작용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연구 과정] 건강한 비만을 결정하는 중요한 인자가 피하지방의 지방축적 기능인 것에 착안하여, 건강한 비만과 일반(비건강) 비만 환자의 생명정보학적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건강한 비만 환자의 피하지방에서만 발현하는 분비 물질이 Angpt2뿐인 것을 확인하였다. 이를 토대로 지방조직에서 Angpt2를 저해시킨 마우스모델을 제작하여 관찰한 결과, 피하지방의 크기와 무게가 크게 줄어들었다. 특히 고지방 식이를 섭취하였을 경우 Anpgt2를 저해시킨 마우스에서는 혈중 지방과다로 인해 간, 골격근, 갈색지방에 지방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되어, 인슐린 기능 및 신진대사에 이상이 생겼다. 나아가 세포실험에서 Angpt2가 피하지방모세혈관의 인테그린 수용체를 통해 지방산을 전달한다는 자세한 기전을 확인하였다. 이를 검증하기 위하여 인테그린 수용체를 혈관에서 저해시켰고, 혈중 지방이 피하지방으로 전달 및 축적되지 못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어려웠던 점] 연구를 한창 진행하는 중 다른 연구팀에서 Angpt2와 대사관련 논문이 출판되었기 때문에, 이와의 차별화를 위해 노력하였다. 기존 논문과는 분명 다른 내용이었지만, 키워드가 겹치는 바람에 논문 심사에서 불리해졌다. 이를 극복하고자 전신적으로 Anpgt2를 저해시킨 기존 논문과 차별성을 두기 위해 지방조직에서만 Anpgt2를 저해시켰다. 또한 실험에서 관찰되는 현상이 지방조직 혈관의 지방산 전달 기능에 의한 것이며, 지방조직에서 혈중 지방산을 흡수하지 못하는 선천적인 문제가 다른 장기에 후천적인 영향을 주어 대사증후군이 발생한다는 점에 집중하였다.
[향후 연구계획] 향후 지방 조직 내 혈관에서만 발현하는 지방산 전달인자의 기능을 조절하여 비만과 당뇨, 고혈압 등 대사관련 질환 치료에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그림 1. 혈관의 피하지방 축적 기능과 대사질환과의 연관성
피하지방 내 모세혈관의 지방산 전달 기능과 이에 따른 대사질환과의 연관성을 나타낸 모식도. 피하지방세포에서 발현한 안지오포이에틴-2은 혈관의 인테그린 수용체와 결합하여 지방산전달인자 조절함으로써 혈중 지방산을 전달하여 지방세포로 축적시킨다. 이 기능이 저하되면 혈중 지방과다로 인해 간, 갈색지방, 근육 등에 지방이 축적되어 인슐린 저항성 등 대사적으로 건강하지 않은 비만으로 이어진다.
그림 2. 건강한 비만의 바이오마커 바이오마커(Bio-marker) : 단백질, DNA, RNA, 대사 물질 등을 이용해 몸 안의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지표
발굴
(좌) 건강한 비만과 건강하지 않은 비만은 각각 배형, 사과형으로 외형적인 차이를 보인다. 건강한 비만에서만 발현하는 인자를 발굴하기 위해 건강한 비만 환자 중 피하지방에서는 발현하지만, 일반(비건강) 비만 환자에서는 발현하지 않는 인자들을 비교 발굴하였다.
(우) 건강한 비만 바이오마커 후보 중 안지오포이에틴-2만이 유일한 분비 물질이었다.
그림 3. 피하지방 혈관에서 발현되는 지방산전달인자
피하지방 조직 내 혈관(초록색)에서 발현하는 지방산전달인자(파란색)의 이미지. 혈관에 존재하는 지방산전달인자들(초록색과 파란색이 겹쳐 노란색으로 보인다)이 혈중 지방을 지방세포(빨간색)로 전달한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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