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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생명과학
식물성 플랑크톤으로 페트병 분해 해법 찾았다
Bio통신원(양병찬)
국내연구진이 유전자 형질전환을 통해 플라스틱 분해효소를 발현하여, 페트병을 분해하는 식물성 플랑크톤을 개발하였다. 향후 수생 생태계의 플라스틱 연쇄 오염 및 생물 농축 차단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하 생명연) 세포공장연구센터 이용재, 김희식 박사팀(교신저자: 이용재/김희식 박사, 제1저자: 김지원/박수빈 석박사통합과정생)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생명연이 추진하는 아이디어 기반 융합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고, 미생물 분야의 국제학술지 마이크로바이얼 셀 팩토리즈(Microbial Cell Factories, IF 4.669) 4월 28일자(한국시각 4월29일) 온라인 판에 게재되었다.
(논문명 : Functional expression of polyethylene terephthalate-degrading enzyme (PETase) in green microalgae)
어패류 등의 수생 생명체는 미세플라스틱을 먹이로 오인하여 섭취하는 경향이 있어, 중금속이나 방사능과 같이 먹이사슬을 통해 플라스틱 생물농축이 일어날 우려가 있다. 식물성 플랑크톤은 수생 생태계에서 1차 생산자로서 빛으로부터 포도당과 같은 영양분을 합성하여 전체 먹이사슬에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따라서,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식물성 플랑크톤은 미세플라스틱에 의한 수생 생태계의 연쇄 오염을 원천적으로 예방하고 먹이사슬을 통한 플라스틱 생물농축을 차단할 수 있다.
2016년 해외연구팀에 의해 페트병을 분해하는 효소가 세균으로부터 발견되었지만, 아직까지 식물성 플랑크톤인 녹색미세조류에 적용한 사례가 없었다. 본 연구팀은 ‘Chlamydomonas reinhardtii’라는 가장 대표적인 녹색 미세조류에, PET 분해 효소(PETase)의 아미노산 서열을 이용하여 식물플랑크톤에 적합하도록 유전자를 합성하여, 페트병을 분해하는 식물성 플랑크톤 ‘CC-124_PETase’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플라스틱 분해 식물성 플랑크톤을 개발하여 시판되고 있는 음료수 페트병을 인체에 무해한 단량체들(*TPA, **EG)로 완전히 분해하는 것을 확인하였으며, 전자현미경을 통해 페트병이 분해되는 과정을 관찰하는데 성공했다.
*테레프탈산 (terephthalic acid), **에틸렌글라이콜 (ethylene glycol)
연구책임자인 김희식 박사는 “동 연구성과는 세계 최초로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녹색미세조류를 개발한 것”이라며,
“이 기술은 플라스틱에 의한 환경오염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결과”라고 밝혔다.
또한, “먹이사슬을 통한 미세플라스틱의 생물 농축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기술의 실마리를 제공함으로써 추가적인 연구를 통해 자연복원, 수산양식 등 다양한 분야에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 구 결 과 개 요
□ 연구배경
○ 플라스틱의 무분별한 사용 및 폐기로 인해 2014년 기준으로 약 51조 조각 (무게로는 23.6만 톤) 이상의 미세플라스틱이 해양 및 수생 생태계에 오염된 것으로 파악 되었다. 플라스틱 오염의 주요 성분은 폴리에틸렌 (PE), 폴리프로필렌 (PP), 폴리스티렌 (PS) 등으로 나타났다.
○ 앞서 언급된 플라스틱 외에도 페트(PET)는 음료수 병이나 일회용 포장재로 널리 쓰여 대중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플라스틱 중 하나로 비교적 재활용을 위한 화학공정이 잘 발달되어 과거에는 플라스틱 오염의 주요 원인으로 고려되지 않았으나 최근 십여 년 동안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깨끗하게 세척되지 않은 채로 폐기 되는 등의 문제로 재활용률이 급격하게 낮아지고 있다.
○ 2016년에 해외 연구진에 의해 Ideonella sakaiensis 201-F6 이라는 세균이 PET를 분해하여 탄소원으로 활용한다는 사실이 보고되었고, 이는 PETase 와 MHETase 라는 효소에 의한 것임을 확인하였다. 당시에도 미생물 등 생명체에 의한 플라스틱 분해와 관련된 연구사례는 다수 존재하였지만, 단일효소에 의한 플라스틱 분해는 처음 보고되었기에 학계의 관심이 주목되었다.
○ 한편, 녹색 미세조류는 식물성 플랑크톤의 일종으로 광합성을 통해 성장하는 미생물로서 이산화탄소를 소모하여 산소를 생산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인 차세대 바이오플랫폼으로 평가된다. 특히 본 연구에서 사용된 Chlamydomonas reinhardtii는 가장 대표적인 녹색 미세조류 중 하나로 美 FDA로부터 일반적으로 안전한 (generally recognized as safe, GRAS) 미생물로 인정받아 환경 및 차세대 에너지 분야에서 널리 연구되고 있다.
□ 연구내용 및 연구성과의 의미
○ 기존에 보고된 I. sakaiensis 201-F6 유래 PET 분해 효소(PETase)의 아미노산 서열을 이용하여 식물플랑크톤에 적합하도록 코돈 최적화를 거쳐 유전자를 합성하였다.
○ 합성된 유전자를 플라스미드에 삽입하여 전기천공법을 이용해 2종의 미세조류 (C. reinhardtii CC-124, CC-503)에 형질전환하여 효소 발현 효율을 비교한 결과 CC-124에서 PET 분해 효소가 과발현 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 PET 분해효소를 가장 잘 발현시키는 CC-124 형질전환체를 선별하여 해당 플랑크톤의 용해물과 시판되고 있는 음료수 페트병 샘플을 섞어 항온보관하면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PET가 중간체인 BHET를 거쳐 TPA로 분해되는 것을 HPLC 분석을 통해 확인하였다.
○ 또한, 비슷한 방법으로 실험한 페트병 샘플의 표면을 TEM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하여 PET 분해효소를 발현하는 CC-124 플랑크톤이 페트병을 분해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 즉, 본 연구의 성과는 PET 분해효소를 식물 플랑크톤인 녹색 미세조류에 발현시켜 시판되고 있는 페트병을 완전한 단량체 형태로 분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으로써, 녹색 미세조류가 수생 생태계의 1차 생산자임과 동시에 친환경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하는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했다고 할 수 있다.
연 구 결 과 문 답
이번 성과 뭐가 다른가
1.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식물 플랑크톤인 녹색 미세조류를 세계최초로 개발
2. 기존에는 세균 등의 미생물에서만 연구가 되어 환경적용이 어려웠으나, 이번 성과로 적용 가능성이 높아짐
어디에 쓸 수 있나
1. 수생 생태계에 적용하여 먹이 오인에 의한 미세플라스틱 생물 농축 사이클의 차단에 활용 가능
2. 수산 양식용 먹이로 활용하여 어패류 내의 플라스틱 오염 예방 효과 기대
실용화까지 필요한 시간은
GMO 이슈 등 해결해야할 과제가 많이 남아 있지만 실용화 소요시간을 크게 앞당긴 연구 성과임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플라스틱 분해 플랑크톤을 먹이로 활용한 동물성 플랑크톤 및 어류 내 플라스틱 분해효과 규명, 환경 영향 분석 등이 필요함
연구를 시작한 계기는
미세플라스틱에 의한 생태계 오염 문제가 바이오 분야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로 대두되어 이번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음. 바다에 서식하고 있는 거북이가 플라스틱 폐기물에 끼어 8자 형으로 기형화 된 것을 보고 안타까움을 느꼈음.
에피소드가 있다면
PET 분해연구를 위해서 연구용으로 생산되는 표준화된 시료가 없어 적당한 음료수 병을 찾기 위해 연구소 내 매점에서 서성이며 고민했던 것이 기억에 남음. 결국 연구실 동료가 집에서 가져다 준 음료 페트병을 재단하고 사포에 갈아서 사용하였는데 색다른 추억이 되었음.
꼭 이루고 싶은 목표는
본 연구성과를 활용하여 후속연구를 수행하고, 향후 환경 및 수산 양식 분야에 적용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임.
신진연구자를 위한 한마디
이번 연구는 간단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바로 시작해보자는 생각으로 도전하여 짧은 시간에 유의미한 결과를 얻게 되었음. 신진연구자들도 본인의 전문분야를 바탕으로 최근의 당면과제를 파악하여 접목한다면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임.
그림 1. 플라스틱 분해 플랑크톤 개발 기술 활용 모식도
미세플라스틱 오염이 먹이 사슬에 따라 생물 농축 되는 과정에서 플라스틱 분해 플랑크톤이 순환 고리를 끊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됨
그림 2. (a) 플라스틱 분해 플랑크톤의 PET 분해 실험 방법. 이 중에서 상단의 방법으로 (b) 2주, (c) 3주, (d) 4주 간 실험한 후 HPLC 분석을 수행한 결과. 녹색 실선은 일반 플랑크톤을 이용하였을 때, 붉은 실선은 플라스틱 분해 플랑크톤을 이용하였을 때의 결과임. BHET는 PET의 분해 중간 산물이고, TPA는 PET의 최종 분해 산물임.
그림 3. 그림 2 (a)의 하단 실험 방법을 통해 플라스틱 분해 과정을 전자현미경으로 2만배 확대하여 관찰한 결과. (a) 일반 플랑크톤을 이용하여 4주간 분해한 결과. 플라스틱 분해 플랑크톤을 이용하여 (b) 2주, (c) 4주간 분해한 결과. 빨간색 상자는 분해되는 과정에서 표면에 발생하는 hole과 dent를 확대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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