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Ⅰ. 도입
Ⅱ. 최신 연구동향
Ⅲ. 세션별 주요 내용
Ⅳ. 총평
Ⅰ. 도입
유전체의 정보를 온전하게 유지하기 위한 문제는 “끝"에서부터 시작한다. 진핵세포가 진화하는 과정에서 등장한 선형염색체는 그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DNA 복제 기구의 생화학적 한계로 인해 lagging strand의 경우 말단을 끝까지 복제할 수 없게 되고, 따라서 세포가 분열함에 따라서 말단 서열은 점차 사라져갈 운명에 처하게 되고 이를 “end-replication problem”이라고 부른다.
또 다른 중요한 문제는 염색체 내부의 절단된 부위와 말단을 구분하는 일이다. DNA는 세포 내외부의 원인에 의해 다양한 손상을 겪을 수 있고 그 중 가장 심각한 형태가 두 가닥의 DNA가 모두 끊어지는 double strand break이다. 이러한 DSB가 발생하면, 유전 정보를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에 DNA damage response라고 하는 시스템을 가동하여 세포의 사이클 진행을 멈추고 repair를 시도한다. Repair가 불가능할 경우에는 apoptosis를 통해 세포를 제거하는 일도 일어난다. 그런데 염색체의 말단은 본질적으로 DSB와 같은 형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DNA damage response를 활성화시킬 우려가 있다. 이를 막기 위해 말단을 DSB와 구분해야 하는 문제를 “end-protection problem”이라고 한다.
텔로미어는 염색체 말단의 보호를 위한 nucleo-protein complex를 지칭한다. 인간 염색체의 경우에는 TTAGGG라는 6개 nucleotide의 반복서열과 그에 대한 결합 단백질로 구성된다. 특히 말단 부분은 T-loop이라고 하는 3차원 loop 구조를 형성함으로써 끝부분이 DNA damage로 인식되는 것을 막고,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보호 구조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텔로미어 단백질을 통칭하여 shelterin이라고 부른다.
텔로미어의 길이를 유지하는 것은 세포의 생존과 죽음을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일반적인 체세포는 세포가 분열함에 따라서 텔로미어의 길이가 짧아지는데, 일정한 길이에 도달하게 되면 더 이상 분열하지 않고 arrest되는 senescence에 들어간다. 그런데 checkpoint가 망가지는 등의 이유로 세포가 분열을 계속하게 되면 텔로미어의 길이가 더 짧아지고, 말단 보호 능력을 잃어버리게 된다. 그러면 chromosome fusion 등에 의해 과도한 genomic instability가 발생할 수 있고, 상황이 심각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apoptosis가 일어난다. 대부분의 암세포는 telomerase라고 하는 역전사 효소를 이용하여 텔로미어의 길이를 유지할 수 있고, 무한한 분열 능력을 획득한다. 그런데 소수의 암세포가 텔로머레이즈 활성을 가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텔로미어를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이 관찰되었고, 이러한 기전을 대안적인 텔로미어 유지기전이라는 뜻에서 alternative lengthening of telomere (ALT)라고 부른다.
Ⅱ. 최신 연구동향
텔로미어는 염색체를 안정적으로 유지함으로써 세포의 생존을 조절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노화, 암 발생, 줄기 세포 등의 분야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져 왔고, 초기 텔로미어 연구를 수행한 공로로 2009년에 Elizabeth Blakcburn, Carol Greider, Kack Szostak 3인에게 노벨 생리의학상이 수여된 바 있다. 전세계적으로 뛰어난 연구자들이 힘쓴 덕분에 텔로미어를 구성하는 단백질 인자들, 텔로미어의 3차원적인 구조, DNA damage를 억제하는 세부적인 분자 기전, 텔로미어가 유전체 안정성을 조절하는 기전, 다양한 암세포에서 발견되는 텔로미어 관련 돌연변이들, 텔로미어 길이를 유지하기 위한 인자들과 하위 경로들, 텔로미어 길이 유지와 일반적인 DNA 복제 과정의 관계 등에 관해 많은 지식을 축적하게 되었다.
그러나 노화와 암 발생은 여전히 풀려야 할 미스터리가 더 많은 분야인 만큼 텔로미어 분야 또한 의미있는 결과를 내기 위해 연구가 지속되고 있다. 이번 학회에서 크게 다루어진 부분은 텔로미어를 재조합(recombination)에 의존하여 유지하는 기전에 관한 세션, 텔로미어 유지와 노화 및 질병을 연결시키는 세션 정도였고, 세부적인 지식을 채워나가는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었다. 기존에 텔로미어를 오래 연구해오던 그룹들에서는 single cell 시퀀싱 테크닉, 프로테오믹스 등을 결합하여 훨씬 더 큰 규모로 다양한 샘플(주로 인간 암세포 환자 샘플)에서 텔로미어 특이적인 현상을 관찰하여 실용적인 결과를 얻으려는 경향과 텔로미어를 조절하는 유전자 네트워크를 세분화하여 완성하려는 경향이 각각 두드러졌다.
Ⅲ. 세션별 주요 내용
1) Keynote I: Yeast telomere organization and telomerase mediated extension-Getting it all together, Raymund Wellinger
서브텔로미어의 크로마틴과 텔로머레이즈가 염색체의 끝에 recruit되는 것은 텔로미어 유지의 관점에서는 별개의 현상으로 생각되어왔다. 그러나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다. Wellinger 랩에서는 텔로머레이즈 RNP (ribonucleoprotein)의 구조를 오랫동안 연구하고 있는데, RNA 부분의 이차 구조를 phylogenetics의 관점에서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새로운 단백질 subunit을 발견하는 것까지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최초로 살아있는 세포 내에서 하나의 텔로머레이즈 RNP를 실시간으로 tracking할 수 있는 기술을 확립했고, 텔로머레이즈가 S기 동안에만 텔로미어와 생산적인 상호작용을 수행하는, 매우 dynamic한 효소임을 보고했다. 그리고 만약 Rif 단백질 (Yeast의 텔로미어 결합 단백질 중 하나)이 없는 상황에서는 S기가 아니더라도 텔로미어의 길이 증가가 일어날 수 있다.
동시에 Wellinger 랩은 서브텔로미어 크로마틴 자체와 그것이 텔로머레이즈의 기능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연구해 왔다. 우선 Tbf1이라는, 모든 yeast의 서브텔로미어 부분에 결합하는 단백질에 초점을 맞추었다. Tbf1은 Myb-type의 DNA 결합 모티프를 가지고 있으며, 서브텔로미어 이외에도 snoRNA 유전자를 포함하는 많은 유전자의 프로모터 부위에 결합한다. 놀랍게도, Tbf1와 텔로머레이즈의 기능이 동시에 망가지면 cellular senescence를 엄청나게 촉진하는 결과를 얻었다. 이 빠른 senescence는 Tbf1이 조절하는 유전자들의 발현이 망가져서 생긴 결과가 아니다. 오히려 서브텔로미어에 Tbf1이 결합하지 못하는 상황이 텔로미어 반복 서열 근처 지역에 nuclease accessibility 차이를 유발했다. 즉, Tbf1의 역할은 서브텔로미어에서 텔로미어로 변하는 transition 구간에서 chromatin의 구조를 조절하는 것으로 보이며, 이 역할은 senescence phenotype과 강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전에 발표된 연구에서 lagging strand의 DNA 합성을 nucleotide 수준에서 보고한 바 있는데, 이번 연구와 함께 생각해본다면 budding yeast에서 텔로미어 항상성이 어떻게 조절되는지에 대한 새로운 가설을 던져준다. 어떻게 짧은 텔로미어가 선택적으로 텔로머레이즈에 의해 길어질 수 있는지, 왜 yeast 텔로미어 길이가 300bp 근처로 일정하게 유지되는지 설명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2) Functions of Telomere Proteins and Telomerase
ㆍEngineering a humanized telomerase reverse transcriptase gene in mouse embryonic stem cells, De Cheng
Telomerase reverse transcriptase (TERT) 유전자는 텔로미어 유지에 필수적이며, 노화와 암 발생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대부분의 인간 암에서는 telomerase reactivation이 일어난다. 그러나 텔로머레이즈의 조절과 텔로미어 항상성은 인간과 쥐에서는 다를 수 있다. 대부분의 인간 세포에서는 텔로머레이즈의 발현이 낮거나 거의 없는데, 성인 쥐의 조직에서는 텔로머레이즈가 매우 높게 발현한다. 결과적으로 쥐는 인간보다 더욱 긴 텔로미어 길이를 가지고, 쥐 세포는 짧은 텔로미어에 기인하는 replicative senescence를 잘 겪지 않는다. 이러한 종간의 차이는 쥐 모델을 이용해서 인간의 질병을 modeling하는데 문제가 될 수 있다.
우선 chromatinized bacterial artificial chromosomal reporter를 이용해서 5’ intergenic region, 인간 TERT 유전자의 intron 2번과 6번이 인간 fibroblast와 mESC에서 hTERT 프로모터의 repression에 중요하다는 것을 관찰했다. 따라서 인간화된 유전자인 “hmTERT”를 앞서의 genomic region들을 mouse TERT (mTERT)에 knock-in하여 원래의 mouse 유전자 부분을 대체하는 방식으로 만들었다. mESC에서 hmTERT의 transcript는 정상적으로 splice되었고, 텔로머레이즈로써의 기능 또한 정상이어서 hmTERT를 homozygous하게 가지는 mESC line이 200 population doubling이상 잘 생존했다. 인간 ESC처럼 hmTERT를 가지는 mESC 또한 높은 텔로머레이즈 활성을 가졌고, 분화가 되면 histone-deacetylase에 의존적으로 repression되었다. 따라서 hmTERT를 가지는 mESC의 텔로머레이즈는 인간과 유사한 조절을 받는다. 이 연구는 인간화된 텔로미어 조절을 보이는 쥐 모델을 확립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3) Shelterin and Telomere Function
ㆍPericentromeric instability triggered by TRF2 decline during replicative senescence, Eric Gilson
Replicative senescence를 향해 가고 있는 세포들의 pericentromere (centromere에 인접한, repeat이 많이 존재하는 chromosomal 영역)가 굉장히 불안정해져서 double strand break (DSB)가 많이 발생하고, DNA damage response가 활성화되며 pericentromere Satellite III (SatIII) repeat의 길이가 감소하는 현상을 관찰했다. 또한 이러한 불안정성이 replicative senescence 과정에서 일어나는 TRF2 (human 텔로미어 결합 단백질 중 가장 major한 기능을 하는 단백질) 발현의 감소에 기인한다는 것도 밝혔다. TRF2는 텔로미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pericentromere heterochromatin 지역에서 replication fork가 효과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한다.
다음으로 Gilson 랩에서는 세포가 senescence를 빠져나갈 때(암 발생 과정에서 중요한 step임) pericentromere의 불안정성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조사했다. 놀랍게도, senescent fibroblast에 p21을 불활성화시켜서 다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주면 다양한 pericentromere-mediated chromosome rearrangement가 발생했고 이러한 변화들은 암세포에서 발견된 것과 비슷했다. 따라서 replicative senescence는 단계적인 사건의 발생으로 결정되는데, 텔로미어가 짧아짐에 따라 TRF2가 downregulation 되는 것과 pericentromere 불안정성이 그것이다. 짧아진 텔로미어에서 발생한 chromosome 불안정성이 멀리 떨어져있는 영역에서 불안정성으로 이어진 것이다. Pericentromere 복제에 관여하는 TRF2의 기능이 노화와 암 발생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일 것으로 예상한다.
가장 오른쪽이 텔로미어 분야에서 여러 방면으로 연구를 활발히 하고 있는 Jan Karlseder 교수님. 이번 학회에서는 autophagy가 crisis에서 세포의 죽음을 조절하는 기전이라는 것을 발표해서 충격을 주었다.
4) Keynote II: Autophagic cell death restricts chromosomal instability during replicative crisis, Jan Karlseder
Replicative crisis는 분열하는 인간 세포가 암으로 transform하지 않도록 막고 있는 최후의 보루이다. Crisis는 cell cycle checkpoint가 망가짐으로써 replicative senescence를 완전히 bypass하거나 빠르게 탈출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세포의 반응이다. Crisis는 광범위하게 cell death를 유발하고 군집 내의 pre-cancerous 세포를 제거함으로써 tumor suppressor로써 작동한다. 특정한 세포는 드물게 제거를 회피하고 malignancy를 가지도록 진화할 수 있다. 그러나 crisis 때 세포가 어떻게 죽는지에 대해서는 잘 연구되지 않았다.
Karlseder 랩에서는 macroautophagy가 crisis동안 세포를 죽이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fibroblast와 epithelial cell 두 가지의 모델에서 보였다. Autophagy를 억제하게 되면 crisis bypass와 지속적인 세포 분열이 이어지는데 이때 유전체 불안정성이 엄청나게 증가한다. 텔로미어의 dysfunction이 특이적으로 autophagy를 촉발한다는 것을 관찰했으며, 이는 intrachromosomal break이 아니라 텔로미어만이 관여하는 특이적인 기전이 존재함을 의미한다. 또한 텔로미어의 DNA damage가 fragile nuclear envelope을 가지며 자발적으로 disruption하는 micronuclei를 발생시킨다는 것을 관찰했다. 결과적으로 생성되는 cytosolic chromatin fragment가 cGAS-STING 신호 체계를 활성화시키고 autophagy machinery가 생존에 필수적인 cellular component를 분해하도록 이끈다. 이러한 결과는 autophagy가 tumor suppressive crisis 기전에 핵심적인 부분임을 보여주며, autophagy를 저해하는 것이 암 발생이 시작되는 데에 필요한 사건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5) Telomere Recombination and ALT
ㆍRecombinogenic heterochromatin stimulates alternative lengthening of telomeres, Jerome Dejardin
텔로미어가 특정한 길이 이하로 짧아지면 cell cycle checkpoint가 활성화되고 cell senescence 또는 crisis가 유발된다. 암세포는 이러한 특정 길이 이상으로 텔로미어 길이를 유지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약 15% 정도의 암 세포는 대안적인 텔로미어 유지기전(alternative lengthening of telomere, ALT)으로 유지된다. ALT 텔로미어는 높은 recombination 비율을 보여준다. 또한 전형적인 ALT의 특징은 recombination을 방해하는 heterochromatin이 감소해 있다는 점이다. Major한 heterochromatin enzyme인 SUV39H를 저해하거나 chromatin assembly pathway를 망가뜨리면 ALT phenotype이 증가한다. 따라서 현재까지의 대부분의 모델은 텔로미어의 heterochromatin이 ALT를 막고 있다고 여겨왔다.
그런데 Dejardin 랩에서는 텔로미어의 heterochromatin이 ALT를 막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촉진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mESC 모델을 사용해서 histone methyl transferase인 SETDB1이 텔로미어에 H3K9me3 heterochromatin mark를 만든다는 것을 보였다. 텔로미어 heterochromatin의 특이한 점은 H3K36me3 또한 가진다는 점인데, 이 mark는 전사와 homologous recombination과 관련이 높다. 텔로미어 heterochromatin을 망가뜨리면 H3K36me3 또한 감소하고, recombination factor들의 recruitment도 막아서 ALT의 특징들을 저해한다. 반대로 텔로미어의 heterochromatin을 증가시키면 ALT phenotype들이 증가하고, 텔로미어 recombination을 조절하는 ATRX가 recruit된다.
인간 ALT cancer에서는 SETDB1을 망가뜨리면 ATRX의 기능을 회복시키지 않더라도 ALT 현상이 감소했다(일반적으로 인간 ALT cancer는 ATRX의 기능이 망가져있고, 이를 회복시켜주면 ALT 현상이 감소함이 알려져 있음). 결과적으로 ALT는 텔로미어에 heterochromatin이 형성되는 것과 ATRX가 감소하는 것을 동시에 필요로 하는 것으로 보이며, 텔로미어의 heterochromatin 형성을 방해하는 것이 치료 목적으로 유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6) Telomere Replication and Length Regulation
ㆍT-ALL-associated NAP1L1-MLLT10 fusion protein promotes telomere elongation by telomerase, Shang Li
텔로머레이즈가 텔로미어 길이를 늘리는 것은 세포 주기마다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것을 보충하고, 줄기 세포와 85% 이상의 암 세포에서 지속적인 세포 분열을 위해 필수적인 텔로미어 길이 항상성을 유지한다. 이 과정은 S/G2 후기에 한정되는데, 텔로머레이즈를 텔로미어로 recruit하는 과정에서 조절된다. 세포 주기에 의존적으로 텔로머레이즈를 recruit하는 것은 텔로미어 길이 평형을 유지하는 것뿐만 아니라 DNA 복제와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데에도 중요하다. 그러나 이 과정을 조절하는 분자적인 기전에 대한 이해는 부족했다.
Li 랩에서는 nucleosome assembly protein 1-like 1 (NAP1L1)이 인간 세포에서 hTERT와 관련이 있는 새로운 단백질이라는 것을 밝혔다. NAP1L1은 히스톤 샤페론 패밀리에 속하고, 세포질-핵 사이를 이동하면서 DNA 복제, chromatin assembly, 세포 분열을 돕는다. NAP1L1은 hTERT 및 TRF1과 특정 domain을 통해 상호작용하고, 이는 텔로머레이즈가 텔로미어로 recruit되는 것을 돕는다. NAP1L1은 T-cell acute lymphoblastic leukemia (T-ALL) 세포주에서 매우 높게 발현하는데, NAP1L1이 MLLT10과 결합한다는 것이 보고되었다. NAP1L1과 NAP1L1-MLLT10 fusion 단백질을 과발현 시켜주면, 텔로미어의 chromatin state가 바뀌면서 텔로미어를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결과는 텔로미어의 유지 기전뿐만 아니라 T-ALL에 대한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데도 도움을 줄 것이다.
포스터를 관람하고 있는 Jerry Shay 교수님. 텔로미어와 세포 수준의 노화(cellular senescence)간의 관계 확립에 핵심적인 연구를 수행했다.
7) Telomere Maintenance, Aging and Disease
ㆍTelomere length and telomerase activity in stimulated human T-cells are biomarkers of high performing centenarians, Jerry Shay
Shay 랩에서는 인간의 유전자가 텔로미어의 길이에 의해 조절될 수 있음을 밝혔었다. 이러한 조절은 텔로미어로부터 멀리 떨어진 유전자에도 일어날 수 있는데, 이때 관여하는 텔로미어 looping 현상이 중요하게 작동한다. 텔로미어가 과도하게 짧아졌을 때 텔로미어의 DNA damage 여부와 상관없이 세포의 physiology 변화와 노화에 관련된 질병이 일어날 수 있음이 보고되었다. hTERT (인간의 telomerase 유전자)는 전사, alternative splicing, 프로모터 돌연변이 등과 같은 요인에 의해 조절된다는 것이 알려져 있지만, epigenetic change 또한 관여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완전한 조절 기전을 이해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크고 장수하는 동물들은 TERT 유전자가 텔로미어에 매우 근접하게 위치한 반면, 작고 짧게 사는 동물들은 조금 더 centromere 근처에 위치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관찰에 기반하여 Shay 랩에서는 텔로미어 길이에 의해 TERT 유전자의 발현이 조절되는 기전을 연구하고 있다.
최근에 Shay 랩에서는 21명의 centenarian (나이가 100세 이상인 사람)을 포함하는 114명의 human stimulated T-cell response를 관찰했다. RNA-sequencing과 principal component analysis를 통해 low-performing하는 centenarian의 경우 약 80세 정도의 사람들과 같은 그룹에 속하고, high-performing 하는 centenarian의 경우 약 60세 정도의 젊은 사람들과 같은 그룹에 속한다는 것을 보였다. 다음으로 in vitro에서 high 또는 low performing 그룹 각각에서 굉장히 다르게 발현하는 전사체의 발현을 확인했다. 또 다른 차이점으로는 1) in vitro에서의 자극 후에 T-cell의 proliferation, 2) 텔로미어 길이, 3) 자극 후에 텔로머레이즈의 활성이 high-performing 그룹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텔로미어에 매우 인접하게 위치하면서 텔로미어 길이에 따라 발현양이 조절되는 유전자들의 존재도 검증했다. 이러한 유전자들의 목록은 다양한 노화 상황에서의 biomarker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다.
ㆍMechanisms of telomere regulation in human cells, Zhou Songyang
텔로미어의 dysfunction은 노화 및 암과 깊게 연관되어 있다. 포유류에서 텔로미어의 길이 늘림은 TPP1 같은 텔로미어 결합 단백질과 텔로머레이즈 RNP (reverse transcriptase TERT, RNA template TERC, 그밖의 연관된 단백질들을 총칭) 등의 조절을 받는다. 알려진 텔로미어 관련 인자들에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짧은 텔로미어나 줄기 세포의 defect와 연관된 질병이 발생한다. 따라서 텔로미어 또는 텔로머레이즈와 관련된 조절 인자를 정확히 동정하는 것은 텔로미어 dysfunction과 관련된 질병을 연구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Songyang 랩에서는 Shwachman-Diamond 신드롬과 관련 있는 SBDS 단백질과 RNA exonuclease인 TOE1에 대해 보고했다. SBDS가 결핍되면 텔로미어 길이가 짧아졌는데, SBDS는 TPP1과 S기에 특이적으로 상호작용하여 텔로머레이즈의 recruitment를 조절했다. TOE1은 텔로머레이즈에 결합하여 TERC를 processing하는데 중요하게 작동했다.
ㆍTelomere maintenance in single chromosome yeasts, Jin-Qiu Zhou
텔로미어는 진핵세포 염색체의 자연적인 말단 부분 그 자체이다. 텔로미어는 염색체 말단을 DNA degradation, recombination, fusion 등으로부터 보호한다. Dysfunctional 텔로미어는 DNA 절단부위로 인지될 수 있는데, 이는 염색체 불안정성으로 이어진다. Zhou 랩에서는 선형 또는 원형이면서 단 하나의 염색체만 가지는 yeast를 이용하여, Rap1, Cdc13, Stn1, Ten1 같은 텔로미어 결합 단백질이 텔로미어 보호에 대해 가지는 필수적인 역할에 대해 연구했다. Cdc13, Stn1, Ten1은 하나의 선형 염색체를 가지는 yeast에서는 세포의 생존을 위해 필수적이지만, 하나의 원형 염색체를 가지는 경우에는 그렇지 않았다. 이는 텔로미어 보호 기전을 잃어버리는 것이 세포의 생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의미한다.
하나의 선형 염색체를 가지는 haploid strain의 경우에는, 위의 유전자들이 삭제되었을 때 대부분의 세포가 죽었지만, 아주 소수의 세포가 살아남았는데 이때 microhomology-mediated end joining (MMEJ)에 의해 두 말단이 fusion되는 현상이 일어났다. 흥미롭게도 cdc13Δ strain의 MMEJ의 효율이 stn1Δ, ten1Δ strain보다 훨씬 높았는데, 이는 이들 세 유전자가 텔로미어 보호에 있어서 다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대로 텔로미어 이중 가닥에 결합하고 일반적인 전사조절자인 Rap1의 경우, 하나의 염색체를 가지는 모든 yeast 모델에서 세포 생존에 필수적이었다. 이는 Rap1이 세포 생존에 미치는 영향이 텔로미어 보호가 아니라 일반적인 전사 조절에 기인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8) Mechanisms of Telomere Protection
ㆍMammalian CST averts replication failure by preventing G-quadraplex accumulation, Feng Wang
인간의 CST (CTC1-STN1-TEN1) complex는 G-rich한 단일 가닥 DNA에 결합하는 RPA와 유사한 complex이며, 텔로미어 뿐만 아니라 genome-wide하게 replication problem을 해결하는 것을 돕는다. Wang 랩에서는 CST가 G-quadraplex (G4) DNA에 in vitro에서 결합하고 disrupt한다는 것을 발견했고, 이는 CST가 G4를 풀어줌으로써 in vivo에서도 replication에 대한 방해물을 제거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CST가 RPA와 유사한 효율로 G4에 결합하고 풀어준다는 것을 관찰했다. 세포에서 CST는 G4를 안정화시키는 조건 하에서 텔로미어와 텔로미어가 아닌 chromatin에 recruit되었다. STN1이 결핍되면 G4가 축적되었고 bulk genomic DNA의 복제가 느려졌다. 텔로미어에서는 STN1 결핍과 G4 안정화가 동시에 일어나게 되면 멀티-텔로미어 FISH 시그널과 텔로미어 loss로 이어졌고, 이들은 텔로미어 복제가 잘 일어나지 않을 때의 hallmark이다. Strand 특이적인 텔로미어 FISH는 C-strand DNA가 더 잘 상실되는 것을 보여주었고, BrdU uptake 실험은 lagging strand가 덜 복제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종합해보면 G4는 Okazaki 절편에 대해 더 큰 장애물이 된다는 것을 의미하고, CST가 G4 구조를 풀어줌으로써 genome integrity를 유지하는데 새로운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9) Telomere and Chromosome Stability
ㆍNovel role of telomeres in regulating retrotransposable elements, Lin Liu
텔로미어와 레트로트랜스포존 모두 유전체 불안정성, 암 발생, 노화와 관련이 깊다. 짧은 텔로미어는 cellular senescence를 유발할 수 있다. 체세포 또는 senescence에 들어간 세포는 induced pluripotent stem cells (iPSCs)로 reprogram될 수 있고, 이 때 텔로미어 길이가 매우 증가한다. iPSC와 embryonic stem cell (ESC)에서의 긴 텔로미어는 유전체의 안정성을 최대한 유지하는 데에 필수적이다. Liu 랩에서는 pluripotent stem cell 모델을 이용하여 텔로미어가 레트로트랜스포존의 활성을 조절함으로써 유전체 안정성과 줄기 세포의 pluripotency를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였다. 텔로미어는 ESC에서 레트로트랜스포존의 활성을 억제하는 heterochromatin 허브로써 작동한다. Terc의 결핍으로 인해 텔로미어가 짧아지면 레트로트랜스포존이 upregulate되고, Terc를 rescue해서 텔로미어가 다시 길어지면 반대의 phenotype이 나타난다. 또한 정상적인 텔로미어는 pluripotency를 가지도록 reprogram하는 과정에서 exogenous한 레트로바이러스를 억제하는데 중요하다.
Genome-wide하게 텔로미어에 의해 조절되는 전사체를 mapping해보면, 짧은 텔로미어로 인해 upregulate되는 레트로트랜스포존이 서브-텔로미어 지역에 밀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텔로미어 길이는 서브-텔로미어의 레트로트랜스포존의 H3K9me3 heterochromatic marker를 조절한다. 종합하면, 텔로미어는 유전체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레트로트랜스포존을 억제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Senescence, 노화, 암발생 과정에서 텔로미어와 레트로트랜스포존은 중요한 연결점이 될 것이다.
ㆍThe MRN complex is dispensable for the repair of dysfunctional telomeres lacking POT1-TPP1
텔로미어는 shelterin을 이용하여 염색체 말단이 DNA damage 센서인 MRE11-RAD50-NBS1 (MRN)을 활성화시키는 것을 막고, ATM/ATR에 의존적인 DNA damage 체크포인트 반응을 억제한다. Chang 랩에서는 이전에 NBS1과 TRF2 사이의 상호작용이 dysfunctional 텔로미어에서 어떤 기전으로 손상을 회복시킬지를 결정하는데 중요하다는 것을 보인 바 있다. NBS1의 432번 세린이 인산화되면 TRF2로부터 떨어져 나오고 classical non-homologous end joining (C-NHEJ)를 촉진한다. 반대로, 432번 세린의 인산화가 제거되면 NBS1이 TRF2와 잘 결합하게 되고 alternative NHEJ (alt-NHEJ)를 촉진한다. 이번 발표에서는 정상적인 MRN complex가 없더라도 dysfunctional 텔로미어가 회복될 수 있는 기전에 대해 보고했다.
현재까지 알려지기로는 MRN complex는, ATM-CHK2로 이어지는 C-NHEJ pathway, ATR-CHK1-로 이어지는 homology directed repair에 모두 필수적이었다. 그런데 Claspin이라는 새로운 인자가 발견되었는데, TRFH 도메인을 가짐으로써 TRF2에 결합할 수 있다는 것이 알려졌고, Donson, PCNA와 상호작용하며 DNA 복제시에 replication fork의 안정성에 중요하다는 것이 발견되었다. Donson은 텔로미어로 Exonuclease I을 데리고 와서 새로 합성된 G-rich 가닥을 분해한다는 것을 알았고, 이렇게 생성된 post-replication overhang은 염색분체끼리의 결합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Claspin/Donson/PCNA-ATR-CHK1으로 이어지는 alt-NHEJ pathway는 MRN이 없는 상황에서도 작동했으며, 이때 POT1-TPP1이 없어지는 것이 필수적이었다.
강연을 시작하시는 서울대학교 이준호 교수님. 예쁜꼬마선충과 쥐 배아줄기세포에서 텔로미어 반복 서열이 아닌 특이한 주형 서열을 이용하여 텔로미어 유지가 일어나고 있는 특이한 현상에 대해 발표하셨다.
Ⅳ. 총평
장소가 장소이니만큼 중국 연구자들이 참가자의 대부분을 차지했고 좋은 결과를 많이 발표했다. 규모의 과학이라고 할만한 스케일을 여러 발표자가 보여주었는데, 대규모의 유전자 스크리닝과 같은 노동 집약적인 실험을 거침없이 해내고 유의미한 결과를 내는 것을 많이 보았다. 반대로 한국에서 참여한 연구 그룹은 2군데여서 양적으로는 훨씬 미비했지만, 활발한 디스커션과 코멘트를 주고받을 수 있는 분위기여서 좋은 인상을 주었다고 평가한다. EMBO 미팅이나 CSH 미팅의 경우에는 유럽과 미국의 대가 연구자들 위주로 분위기가 형성되고, 쉬는 시간이나 식사 시간에도 해당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한 그들만의 커뮤니티가 자연스레 형성되는 것을 오랫동안 보아왔다. 그러나 이번 학회는 조금 더 자연스럽게 다양한 연구자가 섞일 수 있었고, 초빙된 대가 연구자들과 대화를 나눌 기회도 훨씬 많았다. 지리적 이점을 살리면서도 초대 연사들의 수준이 상당했기 때문에 질적인 면에서 상당히 알찬 학회라고 생각한다. 텔로미어 뿐만 아니라 다른 주제의 분과 학회도 비슷하리라 예상된다.
한 가지 중요한 흐름은, 텔로미어의 실용적인 측면에 대한 강조와 더욱 세부적인 분자적 기전 이해 두 가지 방향성이 두드러지게 관찰되었다는 것이다. 본 글에 소개하지는 않았으나 임상적인 관찰 결과와 텔로미어 사이의 상관관계를 강조하며 텔로미어를 진단 marker로 사용하려는 그룹이 있었는데, 아직까지는 상관관계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강하게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으나 비슷한 느낌의 논문이 많이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서두에서 언급한 텔로미어의 다양한 측면을 세분화하여 깊이 파고드는 연구의 경우 새로운 테크닉의 유입이 그렇게 빠르지는 않은 듯하며, 고전적인 유전학 기반의 연구들의 경우 어느 정도 포화가 되어간다는 느낌이 강하다. 생화학적인 기법을 다듬어 새로운 조절 인자를 찾아서 novel한 조절 기전을 찾았다고 보고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러한 novel 인자들 중 오랜 시간 회자되며 반복적으로 연구되는 것이 많지는 않았다. 이러한 선례를 본다면, 텔로미어 분야에서도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새로운 프레이밍을 시도하여 확장성을 인정받는 것이 좋은 방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keynote 연사였던 Jan Karlseder 그룹이 그런 연구를 많이 시도하며 텔로미어 분야의 인식을 특정 방향으로 이끄는 흐름이 있다.
한국에는 텔로미어를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연구자가 많지는 않아서 국내에서 활발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학회가 꾸려지기는 어려울 듯 하다. CSH Asia 학회가 여러모로 좋은 대안일 것으로 보이며, 이를 기반 삼아 좋은 결과를 얻는 사례가 많아지기를 바란다.
포스터 어워드를 발표하고 있는 organizer Roger Reddel 교수님. 대안적인 텔로미어 유지 기전(ALT)에 관해 선구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