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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어떻게, 회복기혈장(convalescent plasma)은 생명을 살릴 수 있게 되었나?
의학약학 양병찬 (2020-03-26)

어떻게, 회복기혈장(convalescent plasma)은 생명을 살릴 수 있게 되었나?


미국 뉴욕시의 병원들은 COVID-19에서 회복된 사람들의 혈액을 '가능한 해독제'로 사용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 연구자들은 100년의 역사를 지닌 그 접근방법—생존자의 '항체가 포함된 혈액'을 환자에게 주입하는 방법—덕분에, 미국 집단감염의 진원지가 된 거대도시가 이탈리아의 운명을 회피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현재 이탈리아에서는 집중치료시설(ICUs)이 만원이어서, 의사들은 인공호흡기를 필요로 하는 환자들을 돌려보내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중국에서 수행된 연구들에 따른 것인데, 그 연구에서는 COVID-19에서 회복된 사람에게서 채취된 혈장(plasma)—항체를 포함하지만 적혈구는 없는 혈액의 분획(fraction)—을 이용하여 그 방법을 시도했었다. 그러나 그 연구들에서는 지금까지 예비결과만 보고되었다. 회복기혈장 접근방법(convalescent-plasma approach)은 SARS와 에볼라가 유행하던 시절에도 그럭저럭 성공을 거뒀지만, 미국의 연구자들은 '항체가 가득 찬 공여혈(donor blood)'을 선별하여 '혜택을 누릴 가능성이 가장 높은 환자들'에게 수혈함으로써 치료의 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회복기혈장의 특장점은, 개발하는 데 수 개월 ~ 수년이 걸리는 약물이나 백신과 달리 지금 당장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혈액을 주입하는 것은, 바이러스와 그 밖의 감염원을 제거한다면 비교적 안전한 것으로 보인다. 혈장 사용에 앞장서 온 과학자들은 그것을 임시방편으로 활용함으로써 심각한 감염을 저지함과 동시에, 병원들을 '환자들의 쓰나미'에서 구조하기를 원하고 있다.

"환자를 ICU로 보내지 않는 것은 '병참활동의 승리'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모든 병원들이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미네소타주 로체스터 소재 메이요 클리닉의 마이클 조이너(마취과학, 생리학)는 말했다. "우리는 가능한 한 빨리 회복기혈장에 승선(乘船)하여, 집단감염이 뉴욕과 서해안을 압도하지 않기를 기원해야 한다."

3월 23일, 앤드류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회복기혈장을 사용하는 계획이, 25,000여 명의 감염자와 210명의 사망자를 낸 뉴욕주의 대응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우리는 그 방법이 유망하다고 생각한다." 연구자들의 노력 덕분에, 미국식품의약국(FDA)은 3월 24일 "필요한 환자에게 회복기혈장을 긴급 사용하도록 승인한다"고 발표했다. 조이너에 의하면, 뉴욕시에 있는 두 개 병원—마운트 사이나이 병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의대—은 빠르면 다음 주에 '코로나바이러스 생존자 혈장'을 이용하여 환자를 치료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회복기혈장이 최초로 환자들에게 사용된 후, 연구자들은 간호사나 의사와 같이 COVID-19에 걸릴 위험이 높은 사람들에게까지 그 방법이 확대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들의 감염을 막는다면, 고갈이 용납되지 않는 병원의 의료 인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미국 전역의 대학병원들은 '회복기혈장이 얼마나 잘 작동하는지'에 대한 확고한 증거를 얻기 위해 위약대조임상시험에 착수할 예정이다. 전 세계에서는 그 임상시험들을 지켜볼 것이다. 왜냐하면, 생존자의 혈액은 약물과 달리 비교적 저렴한 데다 집단감염이 일어나고 있는 모든 국가에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학자들 총집합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소재 존스 홉킨스 대학교의 아르투로 카사데발(면역학)은 COVID-19이 다른 나라에 확산되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는 지난 1월 말부터 혈액을 COVID-19 치료제로 사용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과학자들은 그 방법을 수동적 항체요법(passive antibody therapy)이라고 부르는데, (백신을 접종받은 후 일어나는 일처럼) 환자 자신의 면역반응을 촉진하는 대신 외부의 항체를 주입하기 때문이다.

그 접근방법의 기원은 189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가장 큰 사례연구 중 하나는 1918년 일어난 「H1N1 바이러스 대유행(H1N1 influenza virus pandemic)」—시쳇말로 스페인 독감— 기간 동안 수행되었다. 그때 1,700여 명의 환자들이 생존자의 혈청을 주입받았지만, 오늘날의 표준을 만족하도록 설계되지 않은 연구라서 결론을 내리기가 어렵다(참고 1).

2002-03년의 SARS 집단감염 기간 동안 홍콩에서 8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회복기혈청 임상시험에서는(참고 2), 증상이 발현된 지 2주 내에 치료받은 환자는 치료받지 않은 환자보다 퇴원하는 비율이 높았다. 그리고 아프리카에서 일어난 최소한 두 번의 에볼라 집단감염에서, 생존자의 혈액은 나름 성공을 거뒀다. 1995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발표된 연구에서(참고 3) 생존자 혈액 주입은 대부분의 환자들에게 도움이 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연구의 규모가 작고 위약대조시험이 아니었다는 문제가 있다. 2015년 기니에서 수행된 임상시험은 결론을 내리지 못했지만(참고 4), 혈장에서 높은 수준의 항체를 검사하지 않았다는 문제점이 있다. "만약 연구자들이 초기단계의 환자들만을 모집했다면 그 접근방법은 높은 효능을 보였을 것이고, 기니 환자들이 더 많은 혜택을 누렸을 가능성이 높다"고 카사데발은 제안했다.

카사데발은 지닌 2월 27일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사설을 통해 자신의 아이디어를 지원해줄 것을 호소했는데(참고 5), 그는 그 사설에서 약물과 백신을 개발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지적하며 회복기혈청의 사용을 촉구했다. "내가 그 칼럼을 신문에 기고한 이유는, 많은 사람들의 반응을 얻기 위해서였다. 만약 그것을 과학저널에 기고했다면 동일한 반응을 얻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그는 <월스트리트저널>의 기사를 상이한 분야에 종사하는 수십 명의 동료들에게 보내 많은 이들의 열정적인 동참을 이끌어냈는데, 조이너는 그 중의 한 명이었다. 또한 다양한 기관에 근무하는 약 100명의 연구자들이 자발적으로 다양한 동아리를 결성했다. 바이러스학자들은 (한 사람의 혈액에 코로나바이러스 항체가 들어 있는지를 평가하는) 검사법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임상시험 전문가들은 '치료가 필요한 후보자들'을 확인하고 등록하는 방법을 구상했다. 통계학자들은 데이터 저장소를 만들었다. 그리고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기 위해, 그들은 기관윤리심사위원회(institutional ethical-review board)와 FDA에 보낼 문서를 공유했다.

성공의 조짐

그들의 노력은 성과를 거뒀다. FDA는 3월 24일, 회복기혈장을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시험용신약(investigational new drug)'으로 분류함으로써, 과학자들로 하여금 임상시험 제안서를 제출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의사들에게는, 그것을 승인받기 전에 동정적으로 사용(compassionate use)하도록 허용함으로써, 중대하거나 치명적인 COVID-19에 걸린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도록 했다.

"이제 시작이다"라고 조이너는 말했다. 의사들은 '위중한 환자'와 '위중한 단계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는 환자'—자신의 판단, 또는 다른 연구자의 권고에 따라 선별됨—에게 회복기혈장을 주입할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연구자들은 '회복기혈장의 위약대조시험'을 위한 세 건의 프로토콜을 FDA에 제출하고, 존스 홉킨스, 메이요 클리닉, 워싱턴 대학교 세인트루이스 캠퍼스 등과 제휴한 병원들을 비롯하여 많은 대학병원들의 동참을 기대하고 있다.

향후 전개방향

미국에서 조만간 시행되는 회복기혈장 임상시험은 최초가 아니다. 2월 초 이후, (작년 말에 코로나바이러스가 등장한) 중국의 연구자들은 혈장을 이용한 여러 건의 임상시험에 착수했다. 그들은 아직까지 임상시험의 상태와 결과를 보고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저장대학 의학원(浙江大学医学院)의 감염병 전문가 량 위는 《Nature》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한 예비연구에서 13명의 위중한 COVID-19 환자에게 회복기혈장을 주입한 결과, 며칠 내에 혈류에서 바이러스가 더 이상 검출되지 않았다. 이는 항체가 힘을 발휘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환자의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는데, 이는 질병이 너무 진전되어 치료가 효능을 발휘할 수 없었음을 시사한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환자들은 2주 이상 질병을 앓아왔기 때문이다."

FDA에 제안된 세 건의 임상시험 중 하나를 지휘하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의대의 감염병 전문가 리세-안네 피로프스키는 "질병의 초기 단계에서 환자들에게 혈장을 주입하고, 얼마나 빈번히 ICU로 이송되는지를 확인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또 한 건의 임상시험에서는 중증 환자를 등록할 예정이다. 그리고 세 번째 임상시험에서는 COVID-19 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혈장이 예방수단(preventative measure)으로 사용될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 그런 사람들의 발병률이 대조군(비슷한 환경에 노출되었지만, 혈장을 주입받지 않은 사람)에 비해 얼마나 감소하는지를 평가할 예정이다. 이런 결과들은 한 달 내에 측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효능에 관한 데이터는 매우 신속히 확보될 수 있다"라고 피로프스키는 말했다.

설사 충분히 잘 작동하더라도, 회복기혈청은 올해 말쯤 현대적인 치료법으로 대체될 것이다. 연구팀과 바이오업체들이 현재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항하는 항체를 확인하고 있는데, 그들의 목표는 그 항체들을 이용하여 정밀한 약물학적 제제(pharmaceutical formula)를 개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바이오업계의 전문가들이 한데 모여, 항체를 분리하고 테스트하여 신약과 백신을 개발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러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조이너는 말했다.

어떤 면에서, 피로프스키는 1980년대 초 HIV라는 유행병이 시작됐을 때 청년의사로서 느꼈던 긴박감을 떠올린다. "나는 지난주 레지던트들과 만났다. 그들은 이번 집단감염에 공포를 느끼고 있었고, 충분한 보호 장구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이미 질병에 걸리거나 질병에 걸릴 것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이제 그들을 보호해 줄 수 있는 도구가 생겼으니, 큰 환영을 받을 것이다."

혈액을 치료법으로 적극 추천하는 일에 관여하게 된 이후, 피로프스키는 혈액의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측면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제약사에서 생산한 제품과 달리, 혈액은 감염된 사람들이 스스로 만든 치료제라는 것이다.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서 다음과 같은 내용의 이메일을 받았다. '나는 생존했으니, 이제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어요.'"라고 그녀는 말했다. "그 사람들은 이를 닦고 신발을 신은 다음, 우리를 돕는 일에 기꺼이 나섰다."

※ 참고문헌
1. https://doi.org/10.1172/JCI138003
2. https://doi.org/10.1007%2Fs10096-004-1271-9
3. https://www.wsj.com/articles/how-a-boys-blood-stopped-an-outbreak-11582847330
4. https://doi.org/10.1086%2F514298
5. https://doi.org/10.1056%2FNEJMoa1511812

※ 출처: Nature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20-008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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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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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1
회원작성글 휴먼브랜드  (2020-03-27 08:16)
오늘도 양병찬님 덕분에 최신 소식을 알릴 수 있겠네요.ㅎㅎ 늘 애써 주심에 감사합니다. 글 잘 보고 있으니 힘드시더라도 지금처럼 연재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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