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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통통] 애정이 없으면, 소통도 없다.
오피니언 과학통통 (2020-03-26)

여러분은 오늘 어떤 사람과 어떤 이야기를 주고 받았고, 어떤 마음과 눈빛을 주고 받으셨나요?
과학커뮤니케이터 라는 이름으로 과학을 ‘소통’ 하는 저는 자주 ‘소통’ 그 자체에 대한 고찰을 하곤 합니다. 요즘은 정말 대부분의 매체에서 ‘소통’ 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관객과 소통하는 인터넷 라이브 방송이 대세이고, 소통의 부재로 일어나는 직장 내, 노사갈등 등은 언제나 끊이지 않아왔지요.

저는 과학 소통을 하는 현직 식물세포생물학 연구자로 식물과도 소통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식물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내가 식물이라면 어떻게 하는 게 가장 효율적일까? 같은 생각을 하면서 연구를 하곤 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그저 허공을 향해 외치는 말 같아 보일지라도 사실 저는 식물을 연구하며 움직일 수도 없고, 말도 할 수 없는 식물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저와 식물은 서로 직접적인 대화를 할 수는 없지만 사실, 식물들은 서로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저명한 생태학 교수인 수잔 시마르 (Suzanne Simard)는 균사체를 통해 다른 개체끼리, 심지어는 다른 종의 나무들이 서로 대화하고 있음을 실험을 통해 확인하였습니다. 호기심이 많았던, 삼림학을 공부한 수잔은 과학자들이 연구실에서 한 소나무 묘목 뿌리가 다른 소나무 묘목 뿌리에게 탄소를 전달한다는 것 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궁금해졌죠, 이런 일이 현실 세계, 숲에서도 일어날까? 그리고 작은 숲에서 세 종류의 나무를 80그루 키웠습니다. 자작나무, 전나무 그리고 삼나무를 키웠고, 나무들에 비닐봉지를 씌우고, 방사성 이산화탄소를 주입하는 방식으로 실험이 진행되었습니다.

Suzanne Simard TED talk
출처 : Suzanne Simard TED talk

자작나무에 비닐봉지를 씌우고 그 안으로 방사성 이산화탄소를 주입한 후 식물이 이를 흡수하여 광합성을 하고, 당분으로 변화시켜 땅 밑의 어떠한 방법을 통해 전나무에게 탄소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고, 야생의 숲에서 회색 곰에게 쫓겨가며 나무에 비닐을 씌우고, 방사성 이산화탄소가 주입된 주사기를 들고 뛰어다니며 실험한 결과 현실의 세계에서도 똑같은 탄소 전달이 있다는 것 을 알게 되었습니다.

서로 다른 개체로, 각각의 성장만을 위해 살아갈 것 같았던 나무들은 사실 경쟁자로서의 역할 말고도 상호작용하며 협력하는 동료 사이였으며, 실험실에서의 묘목들뿐 아니라 나무들이 모여 만들어진 자연의 숲에서도 나무들은 균근을 통해 탄소, 질소, 인, 물 방어 신호, 화학물질, 호르몬 등을 전달하고, 전달받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chematic of resources and signals documented to travel through an MN
Figure 1. Schematic of resources and signals documented to travel through an MN, as well as some of the stimuli that elicit transfer of these molecules in donor and receiver plants.
Gorzelak, M., Pickles, B.J., Asay, A.K., Simard, S.W. (2015). Inter-plant communication through mycorrhizal networks mediates complex adaptive behaviour in plant communities. Annals of Botany Plants 7: plv050.

균근에서 뻗어나간 균사체들은 나무들의 대화를 도와주는 다리 역할을 하는데, 같은 종의 나무들뿐 아니라 다른 종의 나무들을 연결하기도 합니다.

숲에서 볼 수 있는 균류의 생식기
숲에서 볼 수 있는 균류의 생식기

모든 나무와 균류의 DNA 염기서열 순서를 조사하여 이 네트워크를 모식화하였는데, 이를 통해 나무들 중에서도 엄마 나무 (mother tree)가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한 숲에서 하나의 엄마나무가 수 백그루의 나무를 돌보고 있기도 합니다. 심지어는 엄마 나무가 본인의 뿌리 성장을 줄여가며 자녀들이 더 잘 자랄 수 있도록 돕기도 했고, 엄마 나무가 늙거나, 병들어 갈 경우 지혜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합니다.

The secret language of trees
출처 : TED - ed 
The secret language of trees - Camille Defrenne and Suzanne Simard

이렇게 보내는 방어 신호 등을 받은 묘목들은 이후의 위험한 상황에 더 잘 대처할 수 있게 되고, 결국에 나무라는 공동체 전체의 건강과 회복력을 얻게 됩니다. 이러한 나무들의 대화는 단순히 나무가 여러 그루 모여있는 것을 숲이라고 부르는 것이 아니라, 중심부와 연결망으로 이루어진 아주 복잡한 대화를 나누는 공간을 숲이라고 부른다는 것을 알게 하였고, 숲에서 나무 한 그루 한 그루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알게 합니다. 숲속에서 나무들이 서로 상호작용하는 방법을 알게 되면 알게 될수록, 그 상호작용이 우리 인간의 사회와도 참 닮아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나무 한 그루는 사회 구성원 한 명,한 명을 의미하고, 근균들이 만들어내는 복잡한 연결망은 우리가 사람들과 소통하는 모습과 닮았고, 지혜롭고, 건강한 어떤 나무가 많은 나무를 보살피는 일은 가정에서 부모가 아이를 돌보는, 건강한 사회에서의 강하고 선한 자가 약한 자를 배려하고 돌보는 모습과 닮아있습니다.

인간의 사회와 닮은 숲
인간의 사회와 닮은 숲

인간의 자원으로 활용되기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나무와 숲은 파괴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분별한 벌목과 산림 폐해는 숲 그 자체를 망가트릴 뿐 아니라, 수자원 순환의 악영향, 야생동물 생태계 파괴, 온실가스 배출로 이어지고, 더 많은 산림의 폐해로 이어지게 됩니다. 특히 그중에서도 엄마 나무가 피해를 입는다면, 그 피해는 더욱더 커지겠지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숲이 하는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숲처럼 소통할 줄 알아야 합니다.


우리 사회에서도 수많은 '우리'를 잇는 허브들이 망가지지 않도록,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애쓰고, 귀 기울어야 합니다. 
숲이 그러한 것처럼,
'위험하니 조심하세요'의 신호를,
'영양분이 없어 보이네요, 내 영양분을 좀 나누어줄게요'의 배려를,
때로는 '당신이 더 크게 자랄 수 있도록 내 자리를 양보할게요'의 희생을
배우고, 실천한다면 우리도 자신의 자리에서 제 기능을 하며, 이로움을 주는 숲처럼, 맑은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2018년을 강타했던 ‘쓰앵님’ 신드롬의 스카이캐슬,
‘대한민국 최고의 명문사립’ 주남대학 교수들이 모여 사는 유럽풍의 타운하우스 ‘SKY 캐슬’을 배경으로 남편은 왕으로, 제 자식은 천하제일 왕자와 공주로 키우고 싶은 명문가 출신 사모님들의 처절한 욕망을 샅샅이 들여다보는 블랙 코미디 스릴러 드라마라고 설명되어있는 이 드라마의 가정 중 하버드 대학을 다니는(!) 첫째 딸과 쌍둥이 아들을 키우는 노승혜의 가정, 일명 ‘쌍둥이 집’에서는 아버지의 빗나간 사랑으로 가정이 파괴됩니다.

하버드를 다니는 행세를 하다가 하버드 대학에서 고소를 당한 첫째 딸 세리는 극중 하버드 학생 사칭이 밝혀진 후 아버지와 말다툼을 하면서 “공부 잘하는 자식만 자식이란 생각 들게 만들었잖아!”라고 소리치고,  화를 참지 못한 아버지가 딸을 때리고, 이에 화가 난 어머니는 아이들을 데리고 집을 나가게 됩니다. 잘못을 인정하고, 아이들을 사랑으로 안아줄 것이라 약속하면 아이들과 함께 집에 들어가겠다 하고, 아버지도 고집을 부리다가 결국에는 미안하다며 제발 집에 돌아와달라고 애원합니다. 그렇게 집에 다시 돌아온 아내가 남편을 안고 눈물을 흘리며 이런 말을 했습니다.

“아이들이 아빠가 없으니까 행복하다는 말 했다면서요, … 당신이 일부러 애들 괴롭히려고 그런 것도 아니고 다 애들 잘 되라고 그런 건데, 아빠가 없는 게 더 행복한 지경까지 와버려서…

우리는 종종 애정이 있기에 해주는 말처럼 꾸민 ‘모진 말’을 듣거나 하고는 합니다.
이미 다 알고 있고 고치려고 노력도 했으나 고쳐지지 않는 좋지 않은 습관 이라던가,
열심히 한 것을 알지만 성에 차지 않는 상대의 태도를 ‘이게 다 널 아끼기 때문에 그러는 거야’라는 합리화를 하며 화풀이를 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나무로부터, 숲으로부터 배워야할 점이 아직도 많은 것 같습니다.
애정이 있을수록, 아낄수록 더욱 따스한 말과 마음을 주고 받아야 한다는 것 을요.
그리고, 애정이 없어지는 지경까지 오지 않도록 우리의 말과 행동을 잘 살펴봐야 한다는 것을요.


과학으로 소, 과학통통


- 소통은 언제든 환영합니다. (댓글, 이메일, 메세지, 전화, 자필편지, 자택 방문)

Gorzelak, M., Pickles, B.J., Asay, A.K., Simard, S.W. (2015). Inter-plant communication through mycorrhizal networks mediates complex adaptive behaviour in plant communities. Annals of Botany Plants 7: plv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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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정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식물세포생물학 연구실)
진리의 학문, 법칙의 학문인 과학, 사실은 "소통의 학문"이다? 과학소통에 대한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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