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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소홀히 취급되는 만성신장병,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돼
의학약학 양병찬 (2020-03-20)

지난 50년간 신장투석 기술이 거의 변하지 않았다는 건 용납할 수 없다.
 

소홀히 취급되는 만성신장병,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돼

© Wikipedia

20세기 초반 신장병을 치료하기 위해 발명된 직후, 신장투석은 환자의 혈액에 안전하게 접근하여 (통상적으로 신장에 의해 제거되는) 독소를 걸러냄으로써 생명을 구원했다.

최초의 투석기는 1940년대 초 빌렘 콜프라는 내과의사가 발명한 초보적인 장치로, 셀로판 튜브와 목제 드럼으로 만들어졌다. 오늘날의 투석기는 산업적으로 제조되지만, 작동기술은 1960년대 이후 거의 변하지 않았다. 지난주 《Nature》 186쪽에 실린 특집기사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참고 1), 바로 그게 문제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추산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매년 약 120만 명의 사람들이 신부전(kidney failure)으로 세상을 떠난다. 그것은 부분적으로 고혈압과 당뇨병에 걸린 사람들이 많기 때문인데, 이 두 가지 질병은 신장을 압박하여 손상시킨다. 그러나 그에 더하여, '투석기술의 실질적인 한계'와 '만만찮은 비용' 때문에, 투석을 필요로 하는 사람 중 절반 이상이 투석에 접근할 수 없다는 것도 문제다.

아프리카의 경우 겨우 16%의 신장병 환자들이 투석을 받으며, 몇 달 이상 받아야 하는 치료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들은 그보다 훨씬 더 적다. 환자 한 명당 연간 91,000달러의 비용이 드는 미국의 경우, 가장 흔한 형태의 투석을 받는 사람 중에서 신부전 발병 이후 5년 이상 생존하는 비율은 50% 미만이다.

【참고】 외면 받는 수요

1. 만성신장병은 매년 결핵이나 HIV보다 더 많은 사람(총 123만 명)의 생명을 앗아간다. 만성신장병의 주요원인은 (비만와 관련된) 고혈압 및 당뇨병과 (신장병의 일종인) 신사구체염(glomerulonephritis)이다.

2. 투석이나 신장이식의 형태로 신부전을 치료받는 사람의 수는 지역별로 크게 다르다. 특히 아프리카의 경우에는, 필요한 치료를 받는 환자의 비율이 16%에 불과하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원본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

근본적인 문제점 중 하나는, 환자를 100kg 이상의 육중한 기계에 연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환자들은 정기적으로 병원이나 투석 클리닉을 방문할 수밖에 없다. 전형적인 치료 스케줄은 '1회 4시간, 주 3회'에 걸쳐 혈액에서 독소를 여과하고, 재조정된 다양한 염(salt) 및 미네랄의 수준을 확인하는 것이다. 환자의 입장에서 볼 때, 이것은 엄청난 에너지와 시간이 소요되는 일이다.

또한 투석에는 많은 자원이 소요된다. 즉 각각의 '4시간 과정'에 120~240리터의 여과수가 필요한데, 한 추정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매년 제공되는 투석은 1,560억 리터의 물과 약 16억 2,000만 킬로와트시(kWh)의 전력—이것은 유럽의 소도시 하나를 1년 동안 가동시키는 데 필요한 전력과 얼추 비슷하다—을 요구한다"고 한다. 또한 투석은 625,000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을 양산한다.

몇 가지 해결방안 중에는 '휴대 가능한 투석기 만들기(그리하여 가정에서나 이동 중에 투석 시행하기)'과 '물과 전력을 덜 사용하는 기술 개발하기'가 포함된다. 이는 저개발국의 환자들에게 특히 유리하다.

현재 (크기를 줄이고 휴대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유망한 기술이 개발되고 있지만, 많은 환자들이 그런 기술의 혜택을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혁신이 꼭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연구비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미국 정부와 미국신장학회(American Society of Nephrology)는 "향후 5년간 2억 5,000만 달러의 기금을 조성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그건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지금까지 「Kidney X」라는 프로젝트가 확보한 연구비는 고작 110만 달러에 불과하다.

사실, 만성신장병도 다른 질병들과 마찬가지로 연구비 지원기관, 연구자, 환자그룹을 총망라하는 글로벌한 협동노력을 필요로 한다. 그와 더불어, 그들은 '신장병의 기본적 메커니즘'과 '신장병의 발병 및 진행을 막는 접근방법'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한편 세계 각국은 환자의 가족 구성원들에게 신장기증(kidney donation)을 고려하라고 독려해야 한다. 평균적으로, 신장이식 환자는 투석 환자보다 수명이 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장 기증은 이 '외면 받는 킬러(neglected killer)'가 건강과 경제에 주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 참고문헌
1.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20-00671-8

※ 출처: Nature 579, 173 (2020)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20-006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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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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